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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 출발하라
바둑을 처음 발명한 사람에게 몇 급이나 두느냐고 물으면 안 된다. 바둑을 잘 두든 못 두든 이미 완전하다. 처음 태어난 아기가 완전하듯이 모든 것의 첫 출발은 완전하다. 완전성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자물통과 열쇠가 만나서 문이 열리면 완전하다. 불완전성은 그 다음의 이야기다. 구조론은 다 맞는 이야기다. 구조론이 과연 맞는가 하는 물음은 필요없다. 구조론은 ‘맞는’ 그 자체를 논하기 때문이다. 어원으로 보면 ‘맞다’는 말은 거푸집에서 나온 주물이 거푸집과 맞다는 뜻이다. 복제본이 원본과 맞다는 말이다. 바로 그 부분을 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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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케인즈 극복하기
**과학과 비과학의 구분** ‘종교는 과학이 아니다.’ 이 말의 의미를 바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다 아는 사실을 구태여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는 필자가 어떤 개별적 사실을 주장하자는게 아니라 이를 추상화시켜, 만유에 공통된 보편적 메커니즘을 이야기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결론은 구조다. 살을 배척하고 뼈를 취하는 구조의 관점으로 보라. 먼저 그 관점을 얻으시라. 종교는 과학 중에 틀리거나 의견이 다른게 아니고, 원초적으로 번짓수가 다른 거다. 이발소그림은 그림이 아니고 전혀 다른 거다. 과학책에 절대로 종교 챕터가 들어가면 안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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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으로 이해하라
세상은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대칭된 양쪽을 동시에 보는 눈을 떠야 세상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모형적 사고로 가능하다. 화살은 머리와 꼬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살이 두 개인 것은 아니다. 하나의 존재가 움직이면 두 개로 보인다. 시공간의 흐름에 대응하지 않으면 존재가 나타날 수 없으므로 모든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머리와 꼬리를 가진다. 원근법은 원경과 근경의 둘을 하나로 꿰어서 동시에 바라보는 관점이다. 원근 뿐 아니라 고저, 장단, 상하, 좌우, 전후, 미추, 경중, 남녀, 음양을 비롯하여 모든 대칭되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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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과 로빈슨 크루소
영화 미스트의 암울한 풍경은 1983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을 연상하게 한다. 통신이 두절된 채 슈퍼마켓에 고립되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미스트의 상황이나, 무인도에 고립되어 언제 구조될지 모르는 파리대왕의 상황이나 인간 무의식의 깊은 곳에서 야만한 본능을 끌어낸다는 점이 같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을 분열시키는 나쁜 결정을 내린다. 협력보다 경쟁을 선택한다. 충격적인 인간보고서라 할 만 하다. 파리대왕에서 비행기의 추락으로 무인도에 표착한 소년들은 랠프를 중심으로 한 문명파와 잭을 중심으로 한 야만파로 나누어 서로 대립한다. 미스트에서 사이비 광신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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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란 무엇인가?
완전성과 모순 진화는 무한정 계속되지 않는다. 진화는 일정한 방향과 목적이 있으므로 그 목적을 달성한 지점에서 중단된다. 태엽이 풀린 시계는 작동하지 않는 것과 같다. 진화는 완전한 상부구조와 불완전한 하부구조의 모순에 의해 일어나므로 모순이 해소되는 지점에서 진화를 멈춘다. 이는 게임의 전략에 의한 것이며 이를 종교적인 목적과 혼동하면 곤란하다. 위하여가 아니라 의하여가 정답이다. 화살은 과녁에 명중하기 ‘위하여’ 날아가는 것이 아니다. 궁수의 겨냥에 ‘의하여’ 날아가는 것이다. ◎ 우연론 – 진화의 화살은 우연히 과녁에 맞았다. ◎ 목적론 – 화살은 하느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