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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가 질서를 낳는다
자투리 글모음입니다. 사물은 자신이 사물의 바깥에 있기 때문에 개입하려고 하고, 사건은 자신이 사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배제하려고 한다. 북이 하나 있다. 북은 사물이다. 그 북을 친다. 자신을 개입시키는 것이다. 연주회가 있다. 연주회는 사건이다. 화음 속으로 녹아들어가야 한다. 북소리가 튀면 안 된다. 화음이 깨지기 때문이다. 솔로몬의 재판과 같다. 남의 아기면 자신을 개입시켜 아기의 배를 가르려고 한다. 내 아기라면 이미 자신이 개입되어 있으므로 자신을 배제하고 아기를 살리려고 한다. 남의 아기면 사물이고 자기 아기면 사건이다. 남의 아기면 타자성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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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소
하느님의 첫 번째 질문은 ‘Where are you?다. 왜 ‘Who are you?’가 아니었을까? Who와 Where. ‘누가, 무엇을?’의 실체를 묻는가 아니면 ‘언제, 어디서?’의 배경을 묻는가다. 전자는 사물에 대한 입장이고, 후자는 사건에 대한 입장이다. 대칭행동과 비대칭행동의 차이다. 관측자인 자신을 게임의 장에 포함시키느냐 아니면 배제하느냐다. 거기서부터 이후 가는 길은 완전히 갈라진다. 인생의 첫번째 질문이 중요하다. 묻노니 당신의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인가? 아날로그는 사물이고 디지털은 사건이다. 아날로그라면 51 대 49다. 50 대 50으로 똑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길은 갈림길이다.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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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역과 귀납
연역과 귀납 연역과 귀납이 있지만 구조론은 연역밖에 없다. 전기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지만 실제로는 마이너스 밖에 없다. 화살은 머리와 꼬리가 있지만 꼬리로 과녁을 맞추는 일은 없다. 비가역성이다. 모래시계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있는데, 아랫부분에 모래가 얼마나 쌓였는가는 윗부분에 모래가 얼마나 빠졌는가와 엮여있다. 하수는 위와 아래를 오가며 정신이 없지만 고수는 윗부분만 본다. 윗부분은 정확하다. 모래가 한 알도 없으면 땡이다. 아랫부분은 부정확하다. 아랫부분을 봐도 되긴 하지만 임시방편이고 정답은 아니다. 귀납해도 되지만 편의적인 임시조치이고 정답은 아니다. 초보자의 실수는 안 봐도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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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생각하자
쉽게 생각하자 세상은 구조다. 구조는 일의성에 의해 엮여있다. 생각을 쉽게 하는 방법은 그 엮임을 정복하는 것이다. 엮어서 생각하기다. 정보를 낱개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세트로 처리하기다. 과자 봉지는 뜯어서 먹지만 조립된 자동차는 그대로 운전하면 된다. 그것은 머리를 쥐어짜지 말고 간단히 툴을 쓰는 것이다. 분석하지 말고 직관하는 것이다. 텍스트를 버리고 모형을 쓰는 것이다. 더하기로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빼기로 술술 빼내는 것이다. 흩어진 사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통짜덩어리 사건으로 보는 것이다. 부분의 불완전성을 버리고 전체의 완전성으로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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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집을 짓자
자투리 글모음입니다. 생각의 집을 짓자 차가 있으면 운전을 할 수 있다. 차가 없다면? 먼저 차부터 구입해야 한다. 관점이 있다면 생각할 수 있다. 관점이 없다면? 먼저 관점을 지어야 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운전하는 일과 같다. 다들 차도 없이 운전하겠다고 덤비는 판이다. 실패한다. 관점없이 생각할 수 없다. 운전하기 전에 차를 가져야 하고 생각하기 전에 생각의 집부터 지어야 한다. 당신은 어떤 생각의 집을 가지고 있는가? 당신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사건이냐 사물이냐다. 뉴턴시대의 입자론은 사물 중심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