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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속적인 불만족
모든 진보는 망가지는 것이다. “영속적인 진화는 영속적인 불만족이다.” “이것이 헤겔 변증법의 유일한 장점이다.” (R. 아쿠타가와) “영속적인 불만족은 영속적인 진화이다.” “이것이 나의 실험 TV의 주요한 장점이다.” (백남준) 백남준 평전에서 찾아낸 한 문장이 구조진화론과 일치하고 있다. 구조진화론은 모든 생장은 안에서 밖으로 진행하는데 이는 구조적 모순이어서 불가능하다는 거다. 생물체는 외부환경을 이용하는 편법을 써서 이를 우회하는 것이며, 이는 임시방편의 미봉책이어서 불완전하므로 불만족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 불만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또다른 편법을 쓰는 식으로 구조를 추가하며, 구조의 중첩에 따라 생물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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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러 윤강철과 PD 김태호
레슬러 윤강철과 PD 김태호 ‘사건은 오해로 포장된 의도 때문에 일어난다’ 늘 하는 말이지만 이 글 역시 대한민국의 좀 아는 상위 0.00001프로를 위한 글이다. 모르고 오해하는 일 없기 바란다. 누가 잘했고 못했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글이 아니라, ‘지성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며, 예를 들어 설명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에서 흔히 일어나는 전형적인 사건의 예로 김태호와 윤강철의 인터넷 조우를 끌어댄 것이다. ‘지성’에다 방점을 찍어야 한다. 말하자면 이 사건은 무한도전 사건도 아니고, 프로레슬링 사건도 아니고, 인터넷 사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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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 정답
아래 글 정답 지난번 글의 마지막 문단을 독자여러분에 대한 필자의 질문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필자의 의도를 포착했는가이다. 굳이 말한다면 나는 두가지를 물으려 했다. 첫째 소로는 월든 호숫가에 뭐하러 갔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자문자답으로 본문에 있다. 소로는 삶의 원형을 찾으려 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소로가 찾으려 했던 삶의 원형은 또 무엇인가? 구조론 ‘극한의 법칙’이 적용되는 ‘중복과 혼잡의 배제’다. 삶에서 잡다한 잡초와 관목을 베어버리고 자기 자신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붙였을 때 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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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람을 찾다
한국에서 사람을 찾다 나무통 속에서 개처럼 살았던 현자 디오게네스. 알렉산더가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시니컬한 표정으로 ‘햇볕이나 쬐게 비켜달라’고 했다던 사람. 어느날은 대낮에 등불을 들고 아테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외쳤다고 한다. ‘진정 사람은 없는가?’ 내 이야기가 그 이야기다. 이 시대에 진정 사람은 없는가? “나는 진정한 삶을 원했다. 인생을 깊게 살기를,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먹기를, 삶이 아닌 것은 모두 엎어버리기를, 수풀과 잡초를 쳐내고 인생을 구석으로 몰고 간 다음 그것을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로 압축시켜 인생의 비천함과 숭고함을 드러내어 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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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실패이유
일본의 실패이유 ‘일본이 실패했다’고 말하면 오버고, ‘일본모델이 실패했다’고 말해도 역시 오버가 되겠지만, 일본주식회사가 어떤 정점을 지난 것은 분명하다. 일본이 ‘기우는 달’이면 한국은 ‘차오르는 달’이라 하겠다. 일본은 기업문화라든가 여러가지로 제도화, 시스템화, 매뉴얼화 된 면에서 잘 정비되어 있고 한국은 아직 주먹구구식이다. 한 마디로 허접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몇몇 대기업은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고, 다수의 한국인들은 조만간 한국이 일본을 추월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구조론으로 보면 역시 중핵은 의사결정이다. 좋은 의사결정구조를 가진 나라, 좋은 의사결정시스템을 가진 기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