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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깨달음 그동안 나는 인간이 깨닫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우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최근 여러 방면의 예술가들과 대화해 보고 생각을 바꾸었다. 깨달음은 절대음감과 같다. 안 되는 사람은 절대 안 된다. 되는 사람은 원래 된다. 그들은 깨달아서 태어난다. 물론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라도 악기를 접하지 못하면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듯이 깨달아서 태어난 사람도 적절히 방아쇠를 당겨주지 않으면 펼쳐내지 못한다. 아기의 언어능력은 4세 이전에 완성된다. 이후 급격히 쇠퇴한다. 마찬가지로 4세 이전 영아기에 여러 악기의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으로 절대음감은 계발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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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완성 이단은 계속
#◎ 구조론은 존재의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이다. 세상은 딱딱한 것과 무른 것으로 되어 있다. 딱딱한 것은 모델링작업으로 파악할 수 있고, 무른 것은 시뮬레이션작업으로 파악할 수 있다. ◎ 구조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에 꿰어낸다. 정상에서 전모를 볼 수 있다. 선 위에 열거하는 흑백논리의 단선적 사고를 지양하고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입체적 모형의 사고로 전환한다. ◎ 구조는 존재의 짯짓기다. 세상은 원인과 결과, 시작과 끝, 입력과 출력, 여자와 남자, 음과 양으로 무수히 짝지어져 있다. 구조론은 대칭과 평형의 원리에서 유도된 짝짓기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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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리 찾은 한국영화
“한국영화 제 자리를 찾다” ‘진정 충무로다운 이 썰렁함을 보라!’ 필자가 극장에 발길을 끊기 시작할 때 부터 한국영화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난해의 ‘디워소동’ 이후부터일 것이다. 왜 한국사람들이 영화를 보지 않을까? 보지 말라고 하니까 안 보는 거다. 애국질이나 하는 저질영화 보지 마란다. 그런데 말이다. 애국질 하지 않은 영화가 또 어디에 있나? 놈놈놈은 빌어먹을 애국질 안했나? 주인공 송강호는 돈만 찾는 악당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그래서 교묘하게 애국질의 혐의를 피하는 알리바이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본군을 파리죽이듯 한다. 이것이 애국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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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의 비몽
김기덕의 비몽(悲夢) 빛과 그림자는 둘이 아니다. 그림자가 없어도 빛은 존재하여 있지만, 빛이 없으면 그림자는 그 존재가 없다. 그러므로 남자는 여자의 그림자다. 남자가 없을 때도 여자는 존재하여 있지만, 여자가 없으면 남자는 그만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자는 남자의 그림자다. 여자가 없어도 남자는 고독하게 있지만, 남자가 없으면 여자의 의미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남자가 남자로 되는 것은, 여자라는 빛이 비추어서 거기서 그 스크린 위에 남자라는 그림자를 연출해낸 것이다. 여자가 여자로 되는 것은, 남자라는 빛이 비추어서 거기서 그 무대 위에 여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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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에의 호통이 필요한 이유
강마에의 호통이 필요한 이유 조계종과 태고종에 적을 둔 비구승과 사미승이 대략 3만여를 헤아린다지만 죄다 밥이나 축내는 똥덩어리들일 뿐이다. 배용균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따위 깨달음과 별 관련이 없는 가짜들에는 수 많은 스님들이 몰려와서 감상을 했다지만, 김기덕의 진짜에는 한 명의 스님도 오지 않더라.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공명하지 못한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 울림과 떨림이 전해지지 않는다. 소통하지 못한다. 왜? 죄다 똥덩어리들이기 때문이다. 똥덩어리들에게는 똥덩어리라고 분명히 말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때 강마에의 호통이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