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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세력의 성공과 실패
민주화세력의 성공과 실패 민주주의(democracy)의 어원에는 지방사람(demo-)들의 통치(-cracy)라는 뜻이 있다. demo-는 흔히 민중으로 해석되지만 본뜻은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de-) 지역 사람이라는 뜻이다. ※ demos의 인도유럽어근 de-는 divide의 의미로 endemic, epidemic, dealer 등의 어휘에 흔적이 남아있다. dealer가 ‘나눠주는 사람’을 의미하듯 demos는 나눠진 지역사람, ‘나눠진 개인’의 의미가 있다. 그리스도 원래는 왕이 다스렸다. 전쟁이 일어나자 왕이 군대를 소집한다. 지방에서 올라온 병사들이 전쟁이 끝났는데도 왕궁 앞을 떠나지 않고 서성거리는 이유는 왕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왕조를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일으켰다.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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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와 연동
[개인적인 글입니다] 한 줄에 꿰다 세상 모두를 한 줄에 꿰어 하나의 기준으로 전부 설명하려면 그 기준은 반드시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이는 수학에서의 공리(公理) 혹은 공준(公準)의 개념과도 같은 것이다. 수학의 공리들은 사슬처럼 연쇄적인 고리로 이어져 있다. 하나의 공준은 다른 공준과 연동시켜 끌어낼 수 있다. 평행선에 대한 정의는 선의 정의로부터, 선의 정의는 점의 정의로부터 연역하여 얻을 수 있다. 구조는 세상 모두를 한 줄에 꿰는 절대적인 하나의 기준에서 그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사슬의 한 마디다. 하나의 고리, 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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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의 충격
요즘 유행어 ‘막장’을 떠올릴 수 있다. 분청사기를 보면 이건 정말 막장에서 살아 돌아온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자기가 추구할 수 있는 최후의 세계. 그래서 막장이다. 도자기는 예술이 아니라 산업이었다. 그 당시는 그랬다. 도공은 자기 자신을 예술가로 인식하지 못했다. 좋은 물건이 나오면 망치로 깨뜨려 버렸다. 그런 걸작은 가마를 헐면 100에 한 개나 나오는 건데 그 내막을 보르는 귀족이 좋은 것으로만 100개를 주문하고 그대로 조달을 못하면 매질을 하려드니 귀족의 주의를 끄는 좋은 것은 아예 만들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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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과 권정생에 대한 추측
다른 게시판에 쓴 글입니다. 이오덕과 권정생에 대한 추측 친구님의 글 ‘이오덕 권정생을 기리며’에 달린 리플 ‘이오덕 권정생 두 분이 마침내 하지 못한 것은?’을 유심히 보신 분이 있을 지 모르겠다. 마침 질문하는 분이 있어서 아래와 같은 소설을 쓴다. ‘한길사’에서 낸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라는 책은 권정생과 이오덕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글 모음이다. 이 책은 권정생의 유언에 의해 초판 3000부 중 서점에 깔린 1300부가 회수되었다고 한다. 권정생은 왜 이 책의 출판을 반대했을까? 권정생은 이오덕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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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딜레마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합니다] 정동영 딜레마 ‘승리지상주의 버리고 원칙 확인하기’ 정치는 조직 대 바람이다. 경선 판이 어려워진 이유는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지 저쪽이 조직을 가동했기 때문이 아니다. 저쪽이 조직을 가동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알고도 참여한 것이다. 왜? 그래도 승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나? 그 승산은 뭐였지? 이쪽에서 단일화를 성사시켰을 때 광주가 호응해 줄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리고 그 기대는 보기 좋게 무산 되었다. 정동영 탓할 일은 아니다. 정동영 역시 정치의 격랑에 휘말린 한 명의 어릿광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