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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남은 카드는 정상회담 뿐
[가열되는 북한의 내부 노선투쟁] 최근 북한에서 내부 권력투쟁이 심각한가 봅니다. 북이 돌연 이산가족 회담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북한 내부에서 휴대폰 차고 다니는 비둘기파가 권총 차고 다니는 매파에게 사태의 책임소재를 떠넘긴 일입니다. 군부 니들이 대책없이 일을 벌여서 국제사회의 경제원조가 거덜나게 되었다고 작년에 풍년들어 약간 여유 얻었다고 긴장 풀려서 그새를 못참고 대책없이 사고치더니 비참했던 90년대 초 고난의 행군시절을 다시 겪게 되었다고 확실히 못박아 두자는 것입니다. 말은 남쪽에다 대고 해도 눈은 북쪽에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 정도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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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몽의 아쉬움
주몽은 두어번 본 것으로 의미있는 분석을 하기 어렵지만 들리는 소식으로 보건대 멜로가 중심이 되어 현대극의 느낌을 준다고 한다. 사극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시청률 본전을 뽑아야 한다. 그래서 이 나라는 사극이 안 된다. 주몽에 각별히 기대한 바가 있다면 신화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화.. 이거 멋진 거다. 발달된 CG기술을 맘껏 써먹을 수 있다. 무제한의 상상력을 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주몽을 퓨전 사극으로 만들어 버렸다. 상상력의 자유가 허용되는 신화적 배경이라는 결정적인 무기를 던져버리고 스스로 무장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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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와 한국의 충격요법
구조를 알아야 한다. 구조는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질서다. 표층의 세계가 있는가 하면 심층의 세계도 있다. 이면의 질서가 표면에 나타날 때는 필름의 음화처럼 반전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구조는 복잡하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내어 복잡을 극복하고 보면 모든 것이 선명해지고 명쾌해진다. 구조를 이해하고 보면 카오스가 혼돈이 아니라 오히려 질서임을 알게 된다. 그것은 거대한 역설의 세계이다. 사진의 음화처럼 반전된다. 유(柔)가 강(剛)을 이기는 원리는 언제나 그러하다. 대양을 항해하는 배가 거센 바람을 만나 기울어지고 말지만 바닥짐의 무게에 의해 다시 복원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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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뮈의 이방인
까뮈의 이방인 아랍인 청년 뫼르쏘는 북아프리카의 알제에 사는 평범한 하급 샐러리맨이다. 양로원에서 죽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이튿날, 해수욕장에 가서 여자 친구인 마리와 노닥거리다가, 희극 영화를 보면서 배꼽을 쥐는가 하면, 밤에는 마리와 정사를 가진다. 며칠이 지난 일요일 동료인 레이몽과 함께 해변을 거닐다가 우연히 마주친 한 백인 소녀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날이 휘어진 신월도로 베어 살해한다. 재판에 회부된 그는 바닷가의 여름 태양이 너무 눈부셨기 때문에 백인 소녀를 죽였다고 주장하고 속죄의 기도도 거부한다. 자기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행복하다고 큰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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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의 고독
지단의 고독 “내가 누군지는 나 자신도 말하기 쉽지 않다. 나는 매일같이 내게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나를 언제나 자문한다” - 지단 - 그는 왜 박치기 카드를 썼을까? 박치기의 순간 그는 퇴장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는 무수한 비난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버릴 수 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새디즘과도 같다. 정체성의 고민에 빠진 자의 위악적인 자기학대. 김기덕 영화의 주인공들은 위악을 저지르는 방법으로 자기의 정체성을 묻는다. 그것은 아이가 본의와 무관하게 집을 떠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