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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우21의 탄생을 축하하며
공화정의 아버지 키케로와 정복자 카이사르를 비교한다면 어떨까?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역사에서의 승자는 카이사르이지 싶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키케로는 그리이스어가 지배하던 시대에 최초로 라틴문학을 창시한 사람이다. 정치가로서도 집정관에 오르는 등 카이사르의 라이벌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불행은 카이사르와 동시대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그가 처음부터 카이사르에 적대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시대가 그를 카이사르의 반대편으로 이끈 것이다. 왜? 평형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카이사르라는 출중한 영웅의 지나친 무게감이 로마 공화정의 기틀을 뿌리째 흔들어놓을 정도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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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여전한 지혜로움
두가지 입장이 있다. 하나는 DJ는 역할이 끝났으므로 이제 그만 잊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탄핵 때 동교동으로 몰려가서 한마디 해주기를 바랬던 식의 기대는 헛된 것이며, DJ의 한마디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논리다. 둘은 DJ는 개혁세력의 든든한 원군이며 노무현정권은 운명적으로 DJ를 계승하고 있으며, DJ 본인도 보이지 않게 참여정부를 돕고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필자는 후자에 속한다. DJ, 우리당 지지했는가? ‘DJ가 도와준게 뭐 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이지 그 정도면 많이 도와준거다. 그렇게 침묵하고 있기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DJ가 돕는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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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의 전략
어쩌다 글을 쓰기는 썼는데 읽어줄 한명의 독자가 없어서 2년 간이나 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속에 잠자고 있다면 실로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소. 비록 철 지난 글이기는 하나 여운이 오래가는 구절이 몇 있기로 약간 손을 보아 게시판에 올려보기로 하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쓴 글입니다.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일부는 고쳤습니다.』 40여명이나 되는투숙객을 무형의 노끈으로 꽁꽁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해놓고 나 한 사람만 자유롭게 연극을 펼치는 방법을 쓰기로 한다. 주인을 불러 말한다. 『내가 오늘 하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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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께 감사한다
‘에밀 졸라’가 대통령 앞으로 띄운 공개장, ‘나는 고발한다’가 세계 지성의 양심에 경종을 울린 때는 1898년 하고도 1월 13일이다. 참여지성의 전범이 이에 마련된 것이다. 프랑스에도 조중동이 있었다. 프랑스에도 이문열이 있었고, 복거일이 있었고, 이영훈이 있었다. 그들은 저 악귀같은 탄핵세력들처럼 하나로 뭉쳐서 단지 유태인이란 이유만으로 드레퓌스 대위를 스파이로 몰았던 것이다. 프랑스의 전 언론과 지식인과 문화인들이 스스로의 양심과 지성을 팔아먹고 야만한 나치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용기있게 나서서 악마의 폭주기관차에 제동을 걸었어야 했다. ‘에밀 졸라’의 한 마디가 조국 프랑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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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망언
박근혜는 상당히 훈련된 사람이다. 평소에는 점잖게 말을 곧잘한다. 그런데 갑자기 ‘발끈해모드’로 변신하여 지켜보는 사람을 당황하게 한다. 뭔가 있다. 평소에 회창어른을 잘 섬기다가 갑자기 유치하기 짝이 없는 욕설연극으로 유권자들을 당혹케 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태도도 그렇다. 뭔가 이상하다. 게시판에서도 그런 사람을 볼 수 있다. 나이가 적지도 않은 중후한 아저씨가 평소에 점잖게 유림질을 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점슴들은 드셨습니까’의 아무개씨, ‘그냥 한번 읽어보세요’의 아무개씨를 예로 들수 있다.(4년전, 혹은 7년전 다른 사이트에서의 예.) 왜 이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