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누리는 처음 와봅니다. 저는 회사원 신분으로 먹고 사는 일이 바쁜 중에, 게시판에 투자하는 시간이 하루 2시간 안밖에 불과해서 최근 진중권과 서프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고 있다고 변명부터 하겠습니다.
『노무현의 이라크파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식의 저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아! 그거 잘못된 거죠. 파병하면 안되죠. 전 명백히 파병반대입니다. 부시의 전쟁계획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줄기차게 반대해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하려면 먼저 진중권 본인의 생각부터 밝혀야 하는거 아닙니까? (여기까지 써놓고 검색을 해 봄).. 음! 과연 한마디 했군요. 근데 칼럼 내용이 대단히 부실하군요. 전쟁반대는 당연한건데 눈에 띄는건 『학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정도. 그 정도 얘깃거리 가지고 평균해서 원고지 20장에 4000자 정도 쓰는 서프칼럼 한편이 안나옵니다.
서프스타일이 원래 그렇지 않습니까? 길게 쓰는거. 원고지 20매 이상 채울 이야깃거리가 생각나면 저도 한마디 하기로 하죠. 지금 들어오는 소식을 보건대.. 영변폭격 안할테니 국군 파병해달라 이런 식의 뒷거래가 있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건 좀 더 기다려봐야 윤곽이 나올거 같고.. 지금으로서는 파병반대 서명운동을 하는 것도 괜찮겠고.. 하여간 진중권의 순발력있는 대응은 칭찬할만 하지만 제가 동전넣고 버튼만 누르면 글이 나오는 자판기도 아니고..
각설하고.. 노무현이 특검을 받아들인 건에 대해서는 노무현의 결정이 옳다고 말한 걸로 들었는데.. 사실이라면 저와 생각이 비슷하군요. 근데 왜 진작 그렇게 말하지 않았죠? 저는 그 문제 때문에 이른바 DJ광팬들로부터 졸라 욕 먹고 있는 중인데.. 왜 지원사격 하지 않았죠? 아! 지원사격 했는데 제가 못 읽은 겁니까?
하긴 뭐 당연하죠. 김동렬 따위 헛소리에 잘나가는 진중권이 뭐하러 지원사격 하냐 이거죠. 도무지 체급이 비교가 되나 이거죠. 근데 진중권의 『노무현학살운운』 깃발에는 김동렬이 당연히 지원사격 해야하는 거구요? 필진들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군요. 진중권이 깃발을 들면 서프 필진이 떼로 지원사격을 해야한다? 당연히? 이것이 상식?
음 그거 신통한 발상입니다. 네 맞습니다. 맞구요. 『우리모두』 때부터 진중권은 늘 그런 식이었죠. 『내가 깃발을 들테니 느들은 군말없이 따라와라!』 근데 저는 그런 식의 태도가 졸라 웃긴다고 봅니다. 논객들은 늘 진중권의 그러한 기대를 무산시켜 왔죠. 심지어는 박노자, 김정란, 노혜경 등 아웃사이더들도 진중권을 지원사격 해주기는 커녕 생깠죠. 그래서 아웃사이더는 포기한겁니까?
근데 생각해보재요. 아웃사이더가 달리 아웃사이더입니까? 떼로 몰려다니며 누구 지원사격이나 해주면 그게 아웃사이더입니까? 아웃사이더란 곧 죽어도 독불장군 아닙니까? 떼로 몰려다니며 본부놀이 하는게 아웃사이더에요? 누군 대장하고 누군 졸병하고, 대장이 깃발 들고 『나를 따르라~!』 하면 졸병들은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 이건 아니죠. 아웃사이더라는 의미와 맞지 않지요.
보시다시피 서프는 장신기와 김동렬의 특검에 대한 의견차이 만큼 개개인의 다른 생각을 무리하게 일치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180도로 다르면서도 공존하는 거죠. 의견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여 생각을 바꾸는 일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단 한명의 수구 꼴통도 교화하여 인간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한번 꼴통은 영원한 꼴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