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근원의 질문 두 가지 있다. 두 질문은 전제와 진술,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존재론과 인식론으로 짝을 짓고 팀을 이루어 서로 호응하니, 다시 하나가 된다.
하나는 노가리 까는 사람을 당황케 하는 ‘누가 물어봤냐고?’응수다. 이 말대꾸는 모든 예술가, 문학가, 철학가, 정치가들에게 해당된다. 소설이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누가 그거 하래?’시비를 피해갈 수 없다.
예술가든 정치가든 목에 힘주려다 실패한다. 길거리에서 말 붙이는 ‘도를 아십니까?’처럼 뻘쭘하게 된다. 누가 네게 마이크 줬지? 누가 네게 발언권 줬지? 니가 뭔데 세상 앞에서 감히 나서려 하지?
둘은 ‘그래서 어쩌라구?’다. 정치가 청중 앞에서 열심히 떠들었는데, 문학가 독자 앞에서 열심히 썼는데, 예술가 관객 앞에서 열심히 작품했는데 감동해주기는 커녕 ‘그래서 결론이 뭐야?’되치기 당하면 난감하다.
우리네 삶도 그러하다. 산다는 그 자체가 뻘쭘한 거다. 인생이라는 연극무대 위에 오르려고 하는데 누가 시비하며 자격을 묻는다. ‘누가 너더러 그 무대에 오르라던?’ ‘니가 뭔데 나서냐 나서길?’
쪽팔림을 무릅쓰고 어찌어찌 무대에 올라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청중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그래서 어쩌라구? 그래서 결론이 뭐야?’ 살아가려면 이 두 가지 시비에 대책이 서 있어야 한다.
● 첫번째 질문.. 인생이라는 무대에 오르기 앞서 당신의 자격은?
● 두번째 질문.. 인생이라는 무대에 올라선 당신 작품의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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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물음- 구조의 열쇠를 쥐고, 깨달음창을 열고, 소통의 길을 가다가, 의식의 공유로 만나, 이상주의라는 꿈을 찾겠는가?
● 구조- 구조는 세상을 여는 열쇠다.
● 깨달음- 깨달음은 세상을 향해 난 각자의 창(窓)이다.
● 소통- 창을 열고 큰 길로 나와서 함께 먼 길을 간다.
● 의식의 공유- 정상에서는 모두 만난다. 그리고 다시 하나가 된다.
● 이상주의- 그렇게 내 안의 것을 세상이라는 이름의 화폭에 펼쳐낸다.
이 다섯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다섯을 한 줄에 꿰어낼 수 있는 사람, 하나의 논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사람은 첫번째 질문을 통과한 것이다.
인생이라는 무대에 오를 자격을 얻은 것이다. 구조의 열쇠를 쥐었다면, 깨달음 창을 열었다면, 소통의 길에 올랐다면, 의식의 공유 정상에서 만났다면, 그대 안의 이상주의를 마음껏 펼쳐도 좋다.
당신은 자격이 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물어봤다. 당신은 마이크를 쥐었다. 당신은 그 무대에서 한 곡을 뽑아도 좋다. 청중의 박수갈채 쏟아진다. 당신 안의 모든 것을 토해내어야 하리.
● 인생의 응답- 미학의 밭에, 완전성씨앗을 뿌려, 통짜덩어리 인식의 싹이 자라 입체적 관점의 꽃 피고, 미학적 스타일의 열매를 이룬다.
● 미학- 미학은 모든 창의성의 자궁이다.
● 완전성- 미학의 밭에 뿌려진 근원의 씨앗은 자연의 완전성이다.
● 통짜덩어리 인식- 완전성을 다치지 않고 고스란히 내 안으로 가져온다.
● 입체적 관점- 통짜 덩어리 인식을 펼쳐내는 비선형적 사고, 입체적인 관점에서 흑백논리, 이분법적 사고의 한계를 극복하는 진정한 창의성은 얻어진다.
● 미학적 스타일- 거기에 나다움이라는 옷을 입혀 일관성을 부여하면 비로소 작가 자신의 독창적인 조형적 질서, 곧 자기만의 미학적 스타일이 얻어진다.
이 다섯은 그 무대에 오른 당신이 청중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그 무엇이다. 음악가는 곡으로 이 다섯을 말해야 한다. 소설가는 글로 이 다섯을 한 줄로 꿰어보여야 한다. 화가는 그림으로 표현해야 한다.
정치가는 선동으로, 종교가는 설교로, 철학가는 사상으로 이 다섯을 표현해야 한다. 다만 남의 아이디어를 앵무새처럼 표절하지 말고 내 안에서 나의 미학적 스타일로 완성시켜 보여야 한다.
그래서 낳아야 한다. 내 안에서 낳아내야 한다. 그리하여 전파해야 한다. 세상끝까지 가 닿도록, 울림과 떨림을 드러내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삶이다. 도달해야 할 삶 안에서 나다움의 일관성이다.
세상의 물음과 인생의 응답이 있다. 먼저 세상의 물음을 얻고 다음 인생의 응답을 얻어야 한다. 세상의 물음은 최종적으로 이상주의다. 인생의 응답은 최종적으로 나만의 창의성 자궁이 되는 미학적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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