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슬픔
‘사람장사 욕 먹는게 당연하다’
꼴이 우습게 된 남자 타이거 우즈 씨. 그 역시 한 사람의 보통 미국남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인격에서 보통 미국남자보다 조금도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 이렇게 만천하에 밝혀졌다.
새삼스럽게 말이다.
실은 모두들 알고 있었다. 그 역시 별 볼일없는 한 사람의 보통 미국남자라는 사실을. 그러나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왜? 그렇게 하기로 뒤로 ‘짰기’ 때문이다. 묵시적 담합, 익숙한 역할극.
‘~답게’ 한다는 것. 챔피언답게, 최고답게, 스타답게.. 그 ‘뭐뭐답게’가 사람을 죽인다. 하여간 지구별 사람들은 ‘뭐뭐답게’라는 해괴한 집단연극으로 사람 꼴을 우습게 만드는 고약한 취미가 있다.
철없는 우즈 씨 걸려들었다.
우즈가 백인이었다면 어땠을까? 그의 파트너들은 못해도 유명 영화배우는 되었을 것이다. 실상은 어떤가? 대개 칵테일 바 종업원이다. 백인 중에서도 하류층. 이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콤플렉스다. 정체성 불안.
그는 흑인이다. 흑인의 정체성을 부정한 결과 불행해졌다. 왜 불행해졌을까? 누구도 그를 돕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돕지 않았을까? 돕고자 해도 도울 수 없는 포지션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수는 누구나 저지른다. 실수로 타격받아 망가지는 사람은 소수다. 누가 망가지는가? 도움받지 못한 자다. 왜 그의 곁에는 좋은 조언자가 없었을까? 그가 포지션을 잘못 정했기 때문이다.
그가 백인이었으면 백인 지식인그룹에 의해 보호되었을 것이다. 그는 좋은 여성과 결혼했을 것이고, 사고를 치고 싶어도 좋은 부인과 주변에 의해 제지되었을 것이다. 사고를 쳤어도 이토록 우스운 꼴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흑인 여성과 결혼했다면 흑인 지식인 그룹에 의해 보호되었을 것이다. ‘보호’가 인위적인 개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회의 공론이 있고, 평판이 있고, 분위기가 있고, 위신이 있고, 체면이 있다.
그 문화의 흐름에 적응하다보면 저절로 보호된다. 자기관리 된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실수할 기회 차단당하고, 실수를 저질러도 수습할 수 있다. 어쨌든 그는 꼴이 우습게 되었다. 수습이 안 된다.
그는 백인 상류층의 평판, 공론, 문화그룹에 끼지 못했다. 흑인 지식인의 평판, 공론, 문화가 지배하는 그룹에도 편입되지 못했다. 겉돌다가 망가졌다. 아웃사이더가 주류사회에 끼어들다 치이는 공식대로.
과거에도 무수한 아웃사이더들이 이 공식에 치였다. 앞으로도 무수한 사람들이 이 공식대로 몰락한다. 뻔한 공식이 반복된다. 그 공식 알아야 한다. 사회가 철없는 아웃사이더들에게 얼마나냉혹한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부활한다. 깨닫지 못하고 계속 어리광을 부리며, 남의 탓이나 하다가는 재기 못한다. 세상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자기가 처한 포지션을 이해해야 한다. 세상이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야 한다.
신이 자신을 시험에 들게 했을 때 어떤 의도인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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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는 용케 잘 적응하고 있다. 한 방에 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뻔뻔스럽게 적응하고 있다. 능글능글하게 잘 해내고 있다. ‘강호동’도 무난하게 적응한 경우. 언뜻 무식해 보이지만 실로 영악하다.
그것이 단지 그 개인의 인격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인격자이기 때문에 멀쩡한 것이 아니라 평판, 공론, 문화그룹 안에서 흐름을 읽고 자기 포지션을 잘 가져갔기 때문이다. 자기 정체성을 찾아야 그것이 가능하다.
만화가 ‘박광수’는 전형적으로 깝치다가 망가진 경우. 디시인사이드 김유식도 오버하다가 좌초. 그 외에도 많다.
‘지성’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개인의 인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공론과 평판에 기초한 사귐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 문화가 사람을 바르게 인도한다. 그래야 치이지 않고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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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지만 양현석, 박진영, 이수만, 박승대의 사람장사도 위험하다. 기본적으로 사고 나게 되어 있다. 사고가 나는게 정상이고 안 나면 이상한 거다. 잘하면 뚜쟁이고 잘못되면 포주다.
그러나 그들은 ‘스승’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스승이 스승인 이유는 일방적으로 퍼주기 때문이다. 기업논리를 적용하는 순간 자동으로 스승 자격이 박탈된다. 주고받는 거래가 되면 욕을 먹는게 정상이다.
사람장사가 되면, 갑과 을의 지배종속관계에서 돌변하여 어느 순간에 갑자기 사람 대 사람의 수평관계가 되고, 강자와 약자 사이에 힘의 균형을 이루려는 제 3의 힘이 작동한다. 이 살벌한 원리 모르면 치인다.
사고확률 백프로에 근접하고 있으므로 사회가 부지런히 그들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그나마 조금 굴러가는 것이다. 이 바닥에서 제 2의 조용필이나 서태지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난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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