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과 김성근
무승부를 패배로 하는데 김응용은 찬성, 김성근은 불만이다. 이 룰이 온전히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좋은 방안이 있으면 바꾸어도 좋다. 그러나 팬들이 찬성한다면 나도 찬성이다.
왜냐하면 이 룰이 시행된 이후 최대의 피해자는 SK로 드러났고, 그 점이 분명해진 이후 무승부 경기가 줄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감독이 수를 써서 고의로 경기를 무승부로 끌고간다는 말이다.
다음 경기 생각 안 하고 말이다. 시합 오늘만 하나? 야구에 미친 야구의 신 김성근은 내일경기가 없다는듯이 선수를 채근하여 어떻게든 시합을 무승부로 끌고 갔다. 그리고 손해를 봤다.
김성근 혼자 미친 짓. 체력고갈과 수면부족은 다음 시합에 영향을 미친다. 이 규정만 아니었다면 SK가 지난해 우승했을지도. 화낼 만도 하다. 각설하고 김성근의 명분은 합리성인듯 하다.
그러나 스포츠는 원래 합리적이지 않다. 분명히 야구는 점수를 내는 팀에 유리하게 룰이 만들어져 있다. 팬들이 원하는 점수는 케네디 스코어다. 야구가 이렇게 된 것은 베이브 루스 탓이다.
그 이전에는 투수들이 스핏볼을 던졌다. 홈런은 존재하지 않았다. 3점 내면 이기고 1점 내면 졌다. 야구 룰이 바뀐 것은 순전히 경기의 재미를 위해서다. 김성근은 그 재미를 파괴한다.
야구 자체를 파괴한다. 물론 김성근 야구의 장점도 있다. 확실히 한국야구는 김성근 덕분에 강해졌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야구는 재미있어야 한다. 이건 절대명제다.
야구에는 흐름이 있다. 감독은 흐름을 끊을 수 있다. 문제는 흐름이 왜 존재하는가이다. 어느 팀이든 공평하게 27타석을 제공한다면 합리적이다. 그러나 야구 룰은 비합리적이다.
이기는 팀에 무한대의 타석을 제공한다. 지는 팀에게만 딱 27타석. 이게 흐름이다. 즉 점수를 내는 팀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불공평한, 비합리적인 룰 때문에 스포츠의 흐름이 있는 거다.
김성근은 빈번한 투수교체와 교묘한 어필로 흐름을 끊는다. 기가 막히게 무승부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SK팀만 유독 무승부가 많다. 그리고 불공평한 룰 때문에 독박을 썼다. 누가 그러랬나?
나는 야구가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팀이 이득을 보도록 룰이 고쳐져야 한다. 심판진도 타고투저면 투수에게 유리하게 스트라잌 존을 넓혀 판정해야 한다.
반대로 투고타저면 홈런타자가 있는 팀이 이득을 보게 룰이 만들어져야 한다. 작년에는 김성근의 벌떼야구가 각 구단에 전파되어 홈런이 적었다. KBO는 그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무엇이 진보고 무엇이 보수인가? KBO가 역할해서 흥행이 되도록 판을 꾸려가는게 진보, 옛날 룰대로 하는게 보수다. 김성근이 새로운 야구를 선보인 것도 진보, KBO가 거기에 대응하는 것도 진보다.
그렇다면 에너지 입출력 및 축과 대칭을 찾아보자. 에너지는 물론 흥행이다. 팬들이 더 많이 야구장을 찾게 하는 것이다. 축은 KBO겠고 대칭은 안쪽의 구단과 바깥쪽의 팬이 있겠다.
축인 KBO가 에너지인 흥행을 고려하여 안쪽의 구단을 통제하여 바깥쪽의 팬에게 아부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너무 팬들에게 끌려가도 망친다. 생물의 진화는 안이 바깥을 끌어들이는 과정이다.
자동차의 진화도 바깥쪽 사정을 자동차 안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이다. 바깥의 사정을 알리는 내비게이션이나 후방카메라 등등. 선수와 팀의 실력증가, 야구수준의 상승을 강조하는건 김성근이다.
팬들의 입장을 강조하는 건 김응용이다. 팬들의 입장을 고려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바깥에 끌려가서는 안 되지만 바깥을 내부로 들여오는건 진보다. 어떻든 팬들과 싸우는 감독은 안 좋다.
룰의 합리성(형평성)과 야구게임의 흥행성.. 어느 쪽이 중요할까? 구조론이 정답을 제시한다. 답은 근본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흥행성을 쫓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에너지 출입구가 그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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