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의 밀물과 썰물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바다 내부의 어떤 사정 때문은 아니다.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바깥에서 작용하는 달의 인력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진짜는 바깥에 있다.

산봉우리는 뾰족하다. 왜일까? 산의 성격이 별나게 까칠한 때문은 아니다. 밖에서 깍아대는 빗방울 때문이다. 그렇다. 답은 언제나 바깥에 있다. 강물은 한사코 바다로만 내달린다. 왜일까?

강물에게 어떤 급한 속사정이 있었던 때문은 아니다. 밖에서 작용하는 지구의 중력 때문이다. 진정한 것은 바깥에 있다. 답은 밖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나 실정은 어떤가? 다들 안을 들여다 볼 뿐이다.

근대과학의 역사는 현미경 대고 사물의 안을 들여다 본 역사다. 양파껍질을 계속 깐 것이다. 그 안에 신통한 것은 없었다. 분자를 까서 원자를 찾고, 원자를 까서 소립자를 찾았지만 결론은 없다.

물리학은 끝내 미궁에 빠져버렸다.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안의 구조는 반쪽이다. 구조는 대칭의 쌍을 이룬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밖에서 결정된다.

우리는 건물 내부의 딱딱한 뼈대를 구조로 알지만 잘못이다.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의 부드러운 동선이 구조다. 그렇다. 딱딱한 구조는 진짜가 아니다. 살아서 움직이는 부드러운 구조가 진짜다.

누구나 구조를 말한다. 기업이면 구조조정이고 건물이면 구조변경이다. 구조주의 철학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족하다. 알려진 구조는 안쪽의 내부구조, 닫힌 구조, 하부구조에 지나지 않는다.

닫힌구조가 아니라 열린구조여야 한다. 하부구조가 아니라 상부구조여야 한다. 내부구조가 아니라 외적 연관이어야 한다. 근본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른 자연의 대칭성원리가 결정한다.

모든 안에 있는 것은 바깥에서의 사정과 1 대 1로 정확히 짝지어진다. 대칭된다. 안의 뼈대는 밖의 중력에 맞서고, 안의 내장은 밖의 음식과 맞서고, 안의 손과 발은 밖의 핸들과 브레이크에 맞선다.

우리는 한사코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 든다. 만유인력은 과연 지구 내부의 사정 때문일까? 천만에. 빛이 입자든 파동이든 빛 내부의 사정이 결정하는 것일까? 천만에! 답은 바깥에서의 작용에 있다.

현미경으로 안을 들여다보는 방법으로는 진실의 절반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바깥에서 나머지 반을 찾아야 비로소 완성된다. 바깥에 무엇이 있는가? 에너지가 있다. 에너지를 태워야 완전하다.

바깥에서 에너지가 들어오는 입구가 열린구조, 상부구조다. 자연계의 모든 변화는 상부구조가 하부구조를 치는 형태로 일어난다. 구조는 포지션이다. 에너지가 들어오는 입구가 상위 포지션이다.

상부구조가 하부구조를 지배한다. 상부구조를 장악한 자가 입구를 틀어쥐고 바깥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를 통제하며 내부를 단속한다. 그러므로 상위 포지션을 선점하지 않으면 패배하고 만다.

하부구조는 에너지가 없다. 에너지가 있는 상부구조에 빌붙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게 된다. 주도하지 못하고 종속된다. 갑이 아니라 을이 된다. 시합에 지고 경쟁에서 밀린다.

우리는 그 딱딱하게 죽은 구조, 다른 것에 종속된 하부구조,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는 닫힌구조, 에너지가 없는 내부구조만을 구조로 알고 있다. 틀렸다. 팔팔하게 살아있는 구조가 진짜다.

부드러운 구조, 열린 구조가 진짜다. 유능제강(柔能制强)이라 했다. 바깥의 살은 부드럽고 안의 뼈는 딱딱하다. 바깥의 부드러운 유(柔)가 안의 딱딱한 강(剛)을 이긴다. 바깥이 먼저고 안은 나중이다.

구조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알고 있는 딱딱한 구조는 머릿 속에서 지워버려야 한다. 부드러운 구조, 성장하는 구조, 진보하고 발전하는 구조, 우일신 하는 구조, 생명의 구조가 진짜다.

열린구조, 상부구조가 진짜다.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맥이 뛰고, 피가 돌고 호흡해야 한다. 리듬과 템포가 있어야 한다. 증폭하고 공명하고 소통해야 한다. 하늘을 향해 나래를 펴고 날아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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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0-02-0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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