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비사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놀라운 일은.. 많은 사람들이 그 기사에 리플을 달아서.. ‘속았다’거나 혹은 ‘감옥에 보내야 한다’거나 하면서..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딩처럼 말이다. 왜 화를 낼까? 누가 때리기라도 했나?
걱정했으니까.. 화를 낼 권리가 있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이해한다. 그럴 법도 하다. 그런데 말이다. 만약 그 사건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중국의 어느 지방에서 일어났다고 해도 그렇게 화 낼까?
미국에서 일어났다고 해도 그렇게 화를 낼까? 미국에서라면 토크쇼에 나가서 큰 돈을 벌게 되지 않았을까? 하긴 미국에는 오로지 토크쇼에 나갈 목적으로 자작극을 벌인 인간도 있으니.
김은비 사건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아이디어를 준다. 영화가 현실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이건 좋은 거다. 왜냐하면 지구의 유전인자가 다양하고 건강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놀랍게도 지구인들이 여전히 획일화 되지 않았다. 왜소해지지 않았다. 아주 바보가 되진 않았다. 그들에게는 아직도 기발한 생명력이 숨어 있었다. 깜찍한 사건이 아닌가. 충분히 즐거워 할만 하다.
왜냐하면 그 사건은 지구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신(神)의 관점에서는 그렇다. 왜 인간의 관점에서 보지? 왜 그 사건이 내 이웃의 일이라고 여기지? 왜 자신이 관련되어 있다고 여기지?
왜 자신이 당사자라고 여기지? 왜 화를 내지? 웃기지 않나? 한심하지 않나? 너무 수준 떨어지지 않나. 이보게! 그 사건은 저 까맣게 멀리 있는 은하계 한 귀퉁이 지구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알겠어?
우리가 얻은 것은 아이디어 뿐. 잃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네. 제발 역할게임에 빠져들지 말게. 자신에게도 역할이 주어져 있다고 착각하지 말게. 뭔가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믿고 오바한다면 이상하다구.
어쨌든 그 별의 인간들은 소란스럽다. 내려다보면 참새들이 마구 쫑알대는 것 같다. 그들은 그렇게 사는 거다. 화내고 얼굴 붉히고 짜증내고. 뭔가 필사적이다.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도 내버려 둬.
같은 내용의 영화를 봤다면 그렇게 화내지 않았을 거다.당신은 영화를 본 거다. 왜 화를 내지? 대한민국의 모순된 학벌지상주의와 맞싸우며 온 몸으로 저항한 깜찍한 영웅 스토리. 짜잔..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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