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인간
마음에는 다섯가지 층위가 있다. 정신≫의식≫의도≫생각≫감정이 그것이다. 마음은 생명체가 외부의 자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진화된 정도가 낮은 하등동물은 외부의 자극에 대해 단순히 반사할 뿐이다. 생명은 진화하면서 그 외부의 자극에 대한 대응의 수준을 점차 높여간다.
가장 낮은 단계의 대응은 ‘감정’이다. 감정은 외부자극에 대한 직접적인 신경반응이다. 생명체가 진화하면서 외부자극에 대한 대응수위를 높여 자기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 그 다음의 생각이다. 시각으로 받아들인 빛자극과 청각으로 받아들인 소리자극을 복제하여 뇌에 저장하여 두었다가 다시 떠올리는 방법으로 동물은 생각을 한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여 외부자극에 대한 대응수준은 극적으로 높여내는데 성공한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던 자극을 인간이 입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자극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위상이 변경된 것이다. 생각과 의도는 그 자극의 대상이 존재한다. 거꾸로 그 대상에 맞서는 자기 자신까지 통제대상에 포함시켜 자극에 대응하는 처리수준을 높인 것이 의식이다. 자극이 외부에서 자기에게로 침투해 올 뿐만 아니라, 자기 내부에서까지 생산되게 되었으므로 외부의 대상과 자기 자신을 동시에 통제해야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자극을 전해오는 외부환경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이 정신이다.
자극하는 대상이 소리라면 소리에 직접 반응하는 것이 감정이고, 그 소리를 복제하여 뇌에 저장하여 두었다가 꺼내 쓰는 것이 생각이고, 스스로 소리를 생산하는 것이 의도이고, 그 소리를 생산하는 자기 자신까지 통제하는 것이 의식이고, 인간이 그 소리를 주고받는 외부의 환경까지 통제하는 것이 정신이다.
◎ 정신≫의식≫의도≫생각≫감정
인간의 마음은 외부자극의 처리수준에 따라 다섯가지가 존재한다. 원시단계에서 인간의 마음은 외부의 자극에 대한 직접적인 신경반응으로 존재한다. 단순한 반사에서 점점 처리수준을 높여 의도적으로 반응을 조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조작의 영역을 대상에 반응≫대상의 수용≫대상의 통제≫자기 전체를 통제≫외부환경까지 통제하는 수준으로 높여온 것이다.
감정은 단순히 반응할 뿐이다. 때리면 아프듯이 만나면 반갑고, 상실하면 슬프고, 혼자되면 외롭고, 함께 하면 즐겁다. 이는 물리적인 단순반응에 불과하다. 감정반응은 호르몬 분비에 따른 신경작용에 의하여 기계적으로 일어난다. 생명은 진화하면서 그 반응을 임의로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감정에서 생각으로 나아가며 그러한 반응을 복제하여 뇌에 저장하여 둠으로써 그 감정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호랑이를 만나면 무섭다. 이는 본능적인 반응이다. 그 반응을 복제하여 뇌에 저장하여 둠으로써 호랑이 발자국만 보아도 호랑이를 만났을 때의 무서움을 떠올릴 수 있게 된 것이 생각이다. 어떤 상황에서 슬펐고 어떤 상황에서 기뻤던지 기억하여 두었다가 다음에 일어날 상황을 예상하여 기쁨과 슬픔을 조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감정과 생각은 그 분명한 대상이 있다. 대상이 존재하며 인간은 그 대상과 맞서서 관계로 얽혀 있으며 그 대상의 움직임에 따라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결정된다. 의도는 이를 다른 대상에 사용하는 것이다. 대상을 바꾸는 것이다.
◎ 감정 - 호랑이가 무섭다. ◎ 생각 - 호랑이 발자국만 봐도 호랑이가 떠오른다. ◎ 의도 - 호랑이가 아닌 곰이라 해도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 의식 - 호랑이든 곰이든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 정신 - 호랑이가 있는 자연도 나의 일부다. 감정은 대상에 반응하고, 생각은 대상을 예상하고, 의도는 대상을 바꾸고, 의식은 그 대상에 맞서는 자기 자신까지 대상화하여 통제의 대상으로 삼는다. 의식은 바깥의 호랑이가 아니라 그 호랑이를 바라보는 자기 자신을 무서워 하거나 혹은 즐거워 하는 것이다. 정신은 한걸음 더 나아가 나를 포함하고 있는 바깥의 환경 전체를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환경과 나의 관계 자체를 재정립하는 방법으로 환경까지 마음의 통제대상으로 삼는다.
인간을 가장 크게 지배하는 환경은 죽음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하지만 마음먹는대로 잘 안 되는 것이 죽음이다. 정신은 그 죽음까지 극복한다. 자신을 최대화 한다. 생명의 진화한 역사는 환경과 맞서 교감하면서 그 환경과 소통하는 수준을 높여온 역사다. 인간은 환경과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그 상호작용으로 대응하면서 그 처리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마음 다스림의 의미는 인간이 환경과 교감하면서 그 대응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 가장 높은 단계인 정신에서 대응함으로써 최소개입으로 최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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