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전 선거결산
- 개표 안 했지만 일단 출구조사로 보자. -
이재오, 홍사덕, 홍준표 다 꺽었다. 야권연대는 수도권에서 확실히 위력을 발휘했다. 흑석뉴타운으로 재미 본 정몽준조차 쩔쩔 맬 정도다. 그동안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정몽준이 큰 차이로 이기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제 1당과 160석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압승은 아니지만 신승은 된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일단 승기를 잡았다. 여세를 몰아 대선도 이기면 된다. 늘 하는 말이지만 구조론은 손무의 2승1패를 추구한다.
압승 보다는 아슬아슬한 승리를 추구한다. 바둑으로 치면 반집승을 노리는 거다. 한 판을 이기는 것보다 다음 판을 잘 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은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로 보면 야권연대의 역풍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선진당과 무소속의 대몰락, 경남울산의 야권퇴조는 우리가 야권연대로 결집한 만큼 여권도 새누리로 결집했음을 알 수 있다.
부산에서는 낙동강벨트의 선전이 경남울산에서 소역풍을 일으켰다. 그쪽 정서로 보면 내부에 반란군이 나타난 거다. 묵과 못한다. 여당표 깎아먹을 무소속이 몰락하고 그 여파가 민주당에 불리하게 나타났다.
◎ 수도권의 돌풍은 충청, 강원 등 수도권 변방에서 역풍을 일으켰다.
◎ 부산의 선전은 경남, 울산에서 역풍을 일으켰다.
◎ 박근혜는 충청, 강원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 이명박 수도권 돌풍과 비교되는 박근혜 변방바람은 지는 판구조다.
수도권은 이상규, 천호선의 선전을 비롯해서 야권연대가 완벽하게 효과를 냈다. 김용민이 아쉽지만 그 외에는 주요 승부처에서 거의 다 이겼다. 어쨌든 확실한 전략적 방향성이 생겼으니 좋은 거다.
이겼느냐 보다 이기는 공식이 세팅되었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총선은 반집을 이겨도 확실히 이기는 공식을 우리가 얻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수도권을 잡았다는 것은 앞으로 전술구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유권자들 헷갈리지 않게 한가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일관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소득이다. 근혜를 고립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장교가 많고 저쪽은 졸병만 많다. 돌아가면서 때리면 된다.
지방의원들은 지역구 활동 하느라 원내에서 그다지 활약을 못한다. 수도권 의원의 정치적 비중이 매우 큰 것이다. 수도권 의원 한 명이 지방의원 두 사람 몫을 한다. 수도권 장악으로 안개 걷히고 예측가능성이 높아졌다.
야권과 여권이 동시에 결집하면 야당이 반보 차이로 이긴다는 점이 밝혀졌다. 선거는 결국 쪽수대결이다. 쪽수로 해도 우리가 이긴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가 대세론으로 갈 수 있다.
2002년 노무현 때는 정몽준과의 단일화 등 복잡한 전술을 구사해야 했다. 이는 내부의 불안요소다. 1997년에도 김종필과의 단일화가 내부의 불안요소였다. 내부 불안요소가 사라진 것이 큰 소득이다.
야권연대의 위력이 확인되고 여론을 주도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수도권을 우리가 장악한 만큼 안철수도 신당 띄우기보다 민주당에 입당해야 하게 된 것이다. 변두리 지방을 얻은 새누리는 의제설정권 없다.
여야간에 대결구도가 불투명하면 불안요소가 있기 때문에 우연성이 개입할 여지가 높아진다. 그 경우 점쟁이나 도사가 나타나서 괴상한 공약을 내걸거나 무모한 모험수를 두게 된다. 손수조, 문대성 공천이 대표적이다.
야권연대가 수도권에서 위력을 발휘한 만큼 이제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서 그런 우연성이 개입할 여지가 줄었다. 도사나 점쟁이의 꽁수로 기적적인 승리를 바라기보다 정석대로 두는 쪽이 이기는 구조가 세팅되었다.
정석대로 두어도 쪽수가 많은 우리가 이긴다는 점이 판명되었다. 단 젊은이를 투표장에 데려간다는 조건이다. 옛날에는 작은 정당이 많아서 작은 변수에도 판이 크게 출렁였는데 이제는 탄탄대로다.
여야 사이에 불과 5퍼센트 차이지만 에베레스트가 생겼다. 만리장성과 같은 벽이 생겨서 절대 넘어갈 수 없다. 정치판 양극화 현상 때문이다. 앞으로는 우리는 계속 이길 것이다.
나꼼수 효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새누리의 손수조 공천이 삽질이었듯이 나꼼수 효과는 소역풍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젊은층 투표독려에 도움이 되지만 부분적으로 역효과가 있다.
이는 팀플레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손수조도 부산에서는 얻은게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록위마 효과로 박근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즉 박근혜는 자기 리더십 강화를 위해 손수조를 공천한 것이다.
손수조는 떨어졌지만 박근혜의 위상은 올라갔고 그것이 충청강원에서의 새누리 승리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 김용민은 떨어졌지만 나꼼수는 20대의 투표참여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구조론은 정석대로 두는 것이다. 정석대로 두면 이변의 가능성이 없어져서 반집차로 이긴다. 아슬아슬 하지만 이기기는 이긴다. 그것이 필자가 이기는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미다.
기대했던 대승은 얻지 못했다. 그러나 수도권 압승으로 새누리는 의제설정권 잃었다. 대선에서도 새누리는 망할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 유리한 좋은 판이 짜여졌다. 박근혜는 살아남아 서서히 몰락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중앙의 요지를 잃고 장수도 잃고 대신 졸병을 끌어모아 승산은 없지만 희망고문은 계속되는 그런 자리를 박근혜는 차지했다. 그들은 계속 희망고문을 당할 것이다. 졸병만 많고 장교는 없는 군대는 항상 그렇다. 이길 듯 한데 못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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