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는 여자에게 달려있다.

자유게시판 스마일님 글과 연결됩니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볼 때 오해를 부를 수 있으므로 살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요즘 뜬다는 김정운 교수의 강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 양반이 힐링캠프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풍문에 듣기로는 대략 ‘이게 다 남자들 때문이다’ 이런다고. 거기에 대한 찬반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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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래는 여자에게 달려있다. 남자는 희망이 없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 되려면 여자가 잘해야 한다. 왜? 구조가 그렇다.

‘독일처럼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슬로건은 산업시대의 것이다. 정보시대는 ‘프랑스처럼 합리적인 결정을 계속 내리면 된다’가 정답이다. 문제는 구조다. 구조가 나쁘면 합리적인 결정을 계속할 수 없다.

방향성의 문제 때문이다. 방향성이 없으면 많은 결정을 내릴수록 혼란해진다. 방향성이 있어야 두서없이 많은 결정을 내려도 결과가 한 쪽으로 모인다. 데이터가 쌓이고 시스템이 작동한다.

왼쪽에 호랑이가 있고 오른쪽에 탈출구가 있다면 ‘튀어!’ 한 마디만 해도 이미 다들 오른쪽으로 가 있다. 상부구조에서의 방향성에 의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호랑이가 사방에 있고 탈출구가 없다면? ‘튀어!’ 하면 ‘어디로?’ 하고 되묻는다. 의사결정 불능에 빠진다. 이때 군중은 폐쇄, 고립주의 노선의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북한, 쿠바가 망가진 이유는? 실은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해버렸기 때문이다. 사방이 적이라서 퇴로를 못 찾은 거. 그들은 쇄국주의를 결정한게 아니라 그냥 고립된 거다.

의사결정불가다. 구조적으로 안 된다.

한국남자들이 그렇다. 결정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의 결정이다. 개인은 결단을 내릴 수 있으나 집단은 안 된다. 그래서 개인에게 의존하다가 독재로 치닫는다.

지금 한국은 다문화를 반대하고 반일에, 반미에, 반북에, 반중에, 반러다. 이게 망하는 코스. 이거 다 남자의 결정이다. 남자에게 맡겨놓으면 이런 사태가 난다.

그러나 문화적으로는 한류를 수출하고 있다. 이건 여자의 결정이다. 배용준의 넉넉한 미소는 한국 여자가 배용준에게 주문하여 얻어낸 것이다. 최근 한국 여자들은 젊은 남자들에게 화장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식이다.

간단하다. 일본에서 호랑이가 왔다고? 중국으로 보내버려. 중국에서 호랑이가 왔다고? 일본으로 보내버려. 수레의 바퀴축이 된 한국은 가운데서 교통정리만 하면 된다. 배후지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볼때 한국은 미일중러 사이에 끼어서 협살에 걸린 형국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구조다.

반면 문화적으로 한국은 미일중러라는 거대한 배후지를 끼고 있다. 이와 같은 지정학적 구조로 재미본 나라가 프랑스다. 설계는 프랑스가 하고, ‘발명은 영국인에게 시켜.’ ‘일은 독일인에게 시켜.’ 간단한 거다.

영국이 침략하면(100년전쟁) 독일 애들 불러서 막고, 독일이 침략하면(2차대전) 영국으로 튀고, 북방의 강호 덴마크가 내려오면 밑에서 스웨덴 애들 불러오고, 이탈리아가 밑에서 치고 올라오면 덴마크 애들한테 연락때리고. 쉽다.

한국 역시 그러한 지정학적 구조를 차지했다. 임진왜란때 왜넘들 올라오면 중국애들 불러서 막고. 뭐 그런 거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위태롭다. 미일중러는 다들 덩치가 커서 부려먹기에 만만치 않다.

문화적으로는 다르다. 르네상스는 피렌체 혼자서 한 거고, 근대예술은 파리 혼자서 한 거고, 최근은 뉴욕이 혼자 하고 있다. 하나의 국가도 아닌 하나의 도시가 세계를 책임진다.

구조적으로 그렇다. 하나의 도시라야 의사결정이 된다. 도시가 둘이면 이미 소통장애가 발생하여 방향성 잃는다. 그 경우 스타일을 만들기 어렵다. 홍콩처럼 작은 하나의 도시가 꽤 많은 것을 해내곤 한다.

앞으로는 서울이 혼자서 세계를 떠맡아야 한다. 그런데 여자들이 해야 한다. 피렌체도, 파리도, 뉴욕도 여자들이 만들었다. 남자들은 전쟁이나 할뿐 문화적인 룰을 못 만든다.

로마가 세계를 정복했으나 로마문화는 없다. 로마는 그리스 문화를 수입해서 세계에 퍼뜨렸을 뿐이다. 왜? 로마는 여자가 활약하지 않았고 그리스는 여자가 활약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신전을 지키는 여사제가 다 만들었다.

로마는? 카이사르가 원래 신전의 제사장이었다. 여제사장과 남제사장 차이다. 물론 로마도 처음엔 여제사장이 있었다. 다만 활약이 적었다는 거. 어떻게 보면 아폴론을 섬기는 델피신전의 여자 사제들이 현대문명을 총체적으로 설계한 것이다. 인류의 눈높이를 거기서 정한 거.

왜 로마는 아무 것도 창조하지 못했을까? 답 - 남자는 원래 못한다. 아랍이 왜 낙후했는가? 답 - 남자들에게 맡겨놓았기 때문이다. 북한, 쿠바가 왜 저렇게 되었는가? 답 - 남자들에게 맡겨놓으면 저렇게 된다.

이게 꼭 남자 여자의 문제는 아니다. 로마는 세계다. 그리스는 도시다. 국가도 너무 크고 하나의 도시라야 한다. 실은 도시도 너무 크다. 앞으로는 홍대앞거리 하나가 세계를 결정한다. 의사결정의 법칙이다.

여자의 전략

남자에게 인기있는 순서대로 여자 ABCD가 있다. 어떤 전략을 쓸 것인가?

◎ A는 인기가 있으므로 공주처럼 행동한다.

◎ B는 인기가 없으므로 하녀처럼 행동한다?

아니다. 만약 B가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하녀처럼 행동하다가는 D로 낙인이 찍힌다. B는 어떻든 기술을 발휘해서 자신이 A라고 주장해야 한다. 게다가 한국은 남자가 많아서 일단 여자가 갑의 포지션이므로 그게 먹힌다.

남자는 예쁜여자를 찾지만 말이 그렇고, 현실에서는 좋은 여자를 만나면 A라고 믿는다. 말로는 예쁜여자를 찾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사귀는 여자가 예쁜여자다. 그러므로 A라고 주장하는 B의 방법은 성공한다.

그렇다면 여자 C의 전략은? C는 최소한 B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런데 B가 이미 A를 따라가므로 C 역시 A라고 주장할 수 밖에 없다. D는? 포기다. 요즘은 결혼 안해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아쉬운건 남자다.

여자의 결혼은 이익 아니면 손해이므로 리스크 부담이 따른다. 남자의 결혼은 이익 아니면 제로다. 일단 손해볼 일은 없다. 그러므로 남자는 결혼을 하는게 맞다. 그러므로 남초현상이 일어나서 현장에서는 여자가 갑이다.

◎ 여자는 결혼에 대한 리스크가 크므로 어떻든 A가 되어야 한다.

◎ 남자는 비교적 리스크 부담이 적으므로 BCD라도 상관이 없다.

남자 ABCD는 감추어져 있다. 남자는 승진을 해야 비로소 A가 되는데 10년 걸린다. 이 때문에 많은 남자들이 분통을 터뜨린다. 사실은 나도 숨은 A인데(현실은 D) 왜 알아주지 않느냐 이런 거다.

문제는 이런 경쟁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거다. 왜? 첫째는 계급문화다. 극도의 존댓말 문화는 한국밖에 없다. 둘째는 폐쇄, 고립이다. 유럽처럼 국경이 널널하면 다른나라 여자를 찾겠는데 한국은 그게 쉽지 않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소 젖 짜는 여자를 데려올 방법도 없고. 셋째는 빈부격차다. 우리도 평등하게 잘 사는 복지국가로 되면 ABCD는 없어진다. 이게 다 후진국 현상이다. 넷째는 내숭을 요구하는 유교주의다.

성개방이 되면 얼굴에 집착하는 남자의 환상이 깨진다. 외모구분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내려가고 파트너의 마음이 중요하게 된다. 자신과 삶의 스타일이 맞느냐가 중요해진다. 이거 선진국모드다.

선진국은 계급이 없으므로 ABCD가 없다. 그러한 물질적 조건, 외형적 조건보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는다. 마음을 맞추려면? 열 명 이상과 교제해봐야 한다. 남자 한 두 명 만나보고 찍겠다면 미친 생각이다.

일본은 원래 요바이 문화가 있다. AV배우가 태연히 방송에 나온다. 남자의 여자에 대한 환상이 없고 다들 초식남, 초식녀가 되었다. 그러므로 여자의 권력이 없다. 여자의 권력은 데이트 주도권이다.

중국은? 중국은 원래 남자가 집안일을 한다. 요리도 남자가 하고 청소도 남자가 한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사회가 지저분해졌다. 남녀간에 성역할이 덜 나누어져서 그만큼 여자의 권력이 사라졌다.

러시아는? 성이 극도로 개방되어 있다. 여자에 대한 환상이 사라져서 남자가 전체적으로 무기력해졌다. 가부장의 책임감이 없다. 게다가 여자가 남자보다 더 숫자가 많다. 여초현상이 전개되고 있다.

동남아는? 대부분의 남자가 무기력하다. 가부장의 책임감이 없다. 아랍은? 차도르 쓰고 있어서 아예 모른다. 역시 여자의 권력이 형성될 여지가 없다. 아랍처럼 남녀차별이 너무 커도 남자의 책임감이 없다.

미국은? 여대생들이 햄버거 먹고 뚱뚱해져서 츄리닝 입고 잔디밭에서 뒹굴뒹굴 한다. 역시 남녀의 봉건적 성역할이 깨졌다. ABCD가 사라졌다. 남자의 책임감이 없고 전체적으로 무기력하다.

여기서 ABCD가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필요없다. 이게 없어지는게 선진국이다. 그러나 문명은 끝없이 새로운 ABCD를 만들어 왔다. 인터넷이 생기면 갑자기 네티즌과 넷맹의 차별이 생긴다.

문명은 채집, 수렵, 농경, 산업, 정보의 단계로 발전한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사회는 정보사회다. 문제는 정보가 필요없다는데 있다. 산업은? 산업도 필요없다. 원시시대에는 채집만으로 잘 살았다.

누가 필요를 발명했느냐가 문제로 된다. 필요는 원래 없는 건데 어떤 사람이 문득 필요를 발명해서 돌연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긁어부스럼을 만들어서 세상을 요모양 요꼴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필요를 발명한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 근대는 프랑스가 설계하고 영국이 콘텐츠를 채우고 독일이 노가다를 뛰었다. 프랑스가 필요를 발명한 것이다. 당연히 프랑스가 주도권 잡는다.

영국의 어떤 아저씨기 증기기관을 만들었지만 그것은 프랑스가 만든 수요에 응답한 것이다. 수요가 먼저다. 수요가 갑이다. 독일인들이 열심히 일하지만 맨날 놀기만 하는 프랑스나 GDP는 큰 차이 없다.

여자가 평가하는 프랑스가 갑이고, 남자가 일하는 독일이 을이기 때문이다. 필요는 혼자서 만들 수 없다. 필요는 스타일이 만들고 스타일을 만든 사람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이는 여자의 몫이다.

사건은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징기스칸이 아랍을 치자 선진국 아랍의 지식인들이 무어인이 지배하던 스페인으로 튀었고 이에 르네상스가 일어났다. 아랍의 신지식을 받아들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선진국이 되었다.

원래 미개한 게르만들은 맨 손으로 고기를 뜯어먹었다. 나이프 포크 따위는 없었다. 매너, 에티켓, 교양 따위는 없다. 목욕? 그런거 없다. 영화 ‘비지터’에 목욕 안하는 프랑스 귀족 이야기 나온다.

“1533년 메디치가 로렌조 2세의 딸인 카트린느 드 메디치는 프랑스 국왕인 앙리 2세에게 시집을 가면서 자신이 데리고 있던 1급 요리사와 급사를 비롯해 다채로운 조리법 조리용구 포크와 나이프 등의 식기류 식사 에티켓 50가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문화의 기초를 프랑스 궁정으로 가져간다. 이것이 프랑스 궁정요리문화의 시초다.”(이기준님 댓글)

갑자기 매너, 교양, 에티켓이 생겨나서 가난한 하층민이라도 40개들이 은제 나이프 포크 세트를 갖추어야만 하게 되었다. 심지어 목욕도 하고 향수도 뿌리게 된 것이다.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혁명은 부엌에서 시작되었다. 맨손으로 먹을 것인가 아니면 나이프 포크를 쓸 것인가? 결단해야 한다. 그런데 스타일은 하나를 바꾸면 다 바꾸어야 한다. 나이프는 있는데 포크는 없다고? 이런건 없다. 40개들이 은제세트라야 한다.

◎ 하면 다 하고 아니면 말아 – 이거 스타일이다.

이건 하나의 비유다. 근대가 오직 부엌에서만 발명되었을 리는 없잖은가 말이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문제는 여기서 인류의 집단지능이 작동한다는 거다. 산업이 아닌 정보의 시대이다.

◎ 여자 - “40개짜리 은제 나이프 포크 세트는?”

◎ 남자 – “필요없어.”

여자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었기 때문에 정보가 만들어졌고 바야흐로 세상이 바뀐 것이다. 인류는 나이프 포크 없이도 수 천년간 잘 먹고 잘 살았다. 아직도 맨 손으로 식사하는 나라는 많다.

필요는 원래 없는 거고 누군가 발명한 거다. 그것은 시스템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오직 프랑스에서만 일어났다는 것이다. 왜? 한국과 닮은 프랑스의 특별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프랑스는 서쪽의 영국, 동쪽의 독일과 오스트리아, 남쪽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북쪽의 덴마크와 노르웨이 사이에 절묘하게 끼어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위치가 그 나라의 국민성을 결정해 버린다.

일부 나라들이 아직도 맨손을 고집하며 나이프와 포크를 쓰지 않는 이유는 귀퉁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네거리에 있으면 지배당하거나 지배하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된다. 운명적으로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귀퉁이에 있으면? 골치아픈 일이 있으면 관문을 막아버리면 된다. 한국도 북쪽으로 휴전선 막고, 동쪽으로 현해탄 막고, 서쪽으로 황해바다 막고, 사방으로 막아버리면 된다. 그런데 고립되면 망한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지배당할 것인가? 여자 B는 어떤 선택을 하는가? 지배할 것을 선택한다.

◎ 외모 딸리므로 눈높이 낮춘다. - 지배당한다.

◎ 곧 죽어도 공주다. 무조건 A다. - 지배한다.

두 번째 선택이 맞다. 외모가 딸리므로 그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형편에 맞게 살려고 하다보면 모든게 망한다. 계급하락이다. 어차피 결혼은 리스크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판사판이다.

대한민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실상은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바다로 막고, 스페인은 피레네로 막고, 이탈리아는 알프스로 막고, 독일은 라인강으로 막고, 핀란드는 북해로 막는다.

프랑스 역시 한국처럼 사방을 틀어막고 속 편하게 살 수 있다. 그러한 고립주의 택하다가 사방에 포위되어 전멸당하는 수가 있다. 그러므로 프랑스는 여자 B의 두 번째를 선택했다. 지배당하기보다 지배하기를 선택한 것이다.

◎ 여자 B – 어차피 결혼은 리스크다. 이판사판 과감한 결단한다.

◎ 프랑스 – 어차피 동서남북으로 포위되어 있다. 과감한 결단한다.
◎ 한국 – 어차피 미일북중러에 포위되어 있다. 과감한 결단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대신 더 많은 선택기회를 갖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YES와 NO의 갈림길에서 더 많은 결정들을 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슬아슬한 모험이다. 반면 북한과 쿠바는 그 갈림길을 막고 YES와 NO를 판단하지 않고 은둔한 채 속 편하게 살기로 했다가 아뿔싸 거덜났다.

더 많은 리스크 부담을 지는 쪽이, 더 힘들고 어려운 코스로 간 쪽이 마침내 세계를 아우르게 된다. 왜? 영국에서 온 것은 모두 프랑스를 거쳐 세계로 나간다. 독일에서 온 것은 프랑스를 거쳐 세계로 간다. 이탈리아에서 온 것은 프랑스를 거쳐 세계로 간다. 길목을 반드시 거쳐가야 한다.

어차피 들어온다. 막을래야 막을 수 없다. 도버해협 막고, 피레네 막고, 알프스 막고, 라인강 막고, 북해 틀어막고 그래도 어딘가로 뚫린다. 어차피 막을 수 없다면 거꾸로 사방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판사판이다.

사방에 많은 배후지를 가진 프랑스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배후지가 없는 귀퉁이 나라들은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다. 선진국이 되느냐 마느냐는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가에서 결정된다.

◎ 독일 – 난 곧 죽어도 소세지에 맥주 먹겠어. 누가 날 건들어?

독일은 그렇지 않다. 모든 문물이 프랑스에서 독일을 거쳐 러시아로 갈뿐 러시아의 문물이 독일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독일은 구태여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 독일은 여자 B가 곧 죽어도 A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독일은 B니까 하녀처럼 행동한다. 모험을 하느니 안전을 선택한다. 왜? 안전하기 때문이다. 사방에서 공격받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을 침략할 나라는 프랑스 밖에 없다. 라인강만 잘 지키면 된다.

섬나라 영국을 어느 나라가 침략하겠는가? 나폴레옹도 침략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한니발 외에 올 놈이 없다. 스페인 역시 침략당한 적이 거의 없다. 독일도 30년 전쟁때는 국토가 쑥대밭이 된 적이 있지만 대략 안전한 변방국가다.

변방국가는 어차피 리스크가 적으므로 리스크가 많은 결정을 하지 않는다. 유럽이나 미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여자에게만 리스크가 집중되지 않는다. 남녀가 공평하게 리스크를 부담한다.

그러므로 여자의 권력이 없다. 데이트때 무엇을 먹을건지를 누가 결정하느냐다. 여자가 메뉴를 결정하는 것이 여자의 권력이다. 문화는 여기서 만들어진다. 남자에게 결정을 맡겨놓으면 보나마나 실용적인 김밥천국에 자판기 커피다.

“돈 아끼고 좋잖아. 먹을만 해. 한 번 먹어보라구.”

여자가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므로 여자가 결정한다. 여자는 아기를 키워야 하므로 위험을 회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독립적인 스타일을 만든다. 스타일은 하부구조를 상부구조에 종속시켜 위험을 줄인다.

◎ 남자 – 상한 음식 먹다 배탈나면 위장약 먹으면 그만.

◎ 여자 – 상한 음식은 절대 먹을 수 없어. 아기를 생각.

정보시대에 정보는 여자가 만든다. 정보는 스타일에 대한 정보이며 스타일을 여자가 만들기 때문이다. 스타일은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기 때문이다. 원래 자본주의는 여자가 발명한 거다. 세상은 위험 투성이이나 남자는 대략 안전하다.

육아를 담당하는 여자가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므로 스타일을 일구어 위험을 막고 반대로 리스크가 없는 남자는 도리어 위험을 감수하려 한다. 그러므로 남자는 전쟁을 일으킨다. 이것이 리스크의 역설이다.

왜? 남자는 리스크 회피전략이 있다. 대규모 동맹을 편성한다. 위험이 닥치면 부하를 총알받이로 내몬다. 젊은이를 월남전에 내몰았던 박정희처럼.

한류를 보더라도 그렇다. 앞으로는 모든 문화가 한국을 통해야만 이야기가 된다. 패션이든 화장품이든 놀이문화든 다 한국이 담당해야 한다. 리스크 부담이 많은 한국여자가 그 점에서 매우 강하게 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리, 출산, 육아, 생계 등 많은 리스크에 직면하므로 결혼이라는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그 과정에서 고급정보를 생산하여 독립적인 스타일을 완성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여자다. 유독 한국과 프랑스만 그렇다.

물론 한국도 선진국이 되면 리스크가 감소하고 여자만 리스크를 부담하는 불리한 구조를 벗어나게 되어 프랑스다운 섬세함과 예민함을 잃게 된다. 그러나 그거 한번 세팅되면 적어도 300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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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승부는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쪽이 무조건 이긴다. 리스크는 희생타다. 더 많은 희생을 하는 쪽이 당연히 이긴다. 물론 희생양이 되는 개인은 손해다. 그러나 소속된 집단은 이익이 된다.

사회는 기본적으로 남자가 유리하다. 남자는 리스크 부담이 없다. 그러므로 과감하게 리스크를 부담한다. 생리도 없고 출산도 없고 육아도 없다. 그러므로 리스크를 부담하는 전쟁을 저질러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이때 남자 개인은 희생되지만 남자집단은 이익을 본다. 여기서의 역설은 남자가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고 그래서 더 많은 이익을 본다는 거다. 역시 역설이다.

반면 여자는 생리, 출산, 육아의 리스크가 커서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여자 개인은 리스크 회피로 군대를 안 가는 이득을 보지만 여자 집단은 여러모로 손해를 본다. 성역할 구분은 여자 집단에 손해다.

[ 남자의 세력전략 ]

◎ 남자는 리스크가 없다.
◎ 남자는 과감하게 리스크를 부담한다.
◎ 남자 개인은 죽고 남자 집단은 이익을 본다.

[여자의 생존전략 ]

◎ 여자는 리스크가 크다.
◎ 여자는 안전하게 리스크를 회피한다.
◎ 여자 개인은 살고 여자 집단은 손해를 본다.

그러나 역사의 전환기에는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전환기에는 계급구조가 부각되고 한편 그 계급구조가 전복된다. 과도기에는 여자가 결혼에 있어서 만큼은 과감하게 리스크를 부담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어차피 여자는 결혼 자체가 리스크이므로 이판사판이다. 이왕 리스크를 부담할 바에는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다. 이때 여자 B에 머무르지 않고 여자 A로 올라선다. 화장을 하든 어떻게든.

그러한 여자의 선택은 배후지가 많고 교통의 길목인 한국과 프랑스에서만 먹힌다. 러시아 여자는 이거 안 먹힌다. 보드카에 중독된 러시아 남자가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A 되어봤자 이익이 없다.

필리핀도 그렇다. 거의 여자가 생계를 책임진다. A 되어봤자 남자는 아기가 태어나면 도망친다. 그러므로 모험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다. 오직 한국과 프랑스 여자만 모험적인 결정으로 이득을 본다.

이때 여자는 모험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스타일을 만든다. 곧 죽어도 은제 나이프 포크 40개짜리 세트 아니면 거부다. 이에 필요한 것은 정보다. 여자는 크게 세력을 형성하여 정보를 집약한다.

스타일이 만들어지면 집단 내부의 계급질서를 집단 바깥의 배후지로 확대한다. 내부의 ABCD를 바깥에 적용하여 외국을 문화적으로 종속시킨다. 이때 강력한 여자집단이 문화권력을 행사한다.

이탈리아 독일 등 프랑스의 주변국가들은 프랑스의 문화식민지다. 프랑스가 내부의 ABCD를 외국에 수출했기 때문이다. 이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다.

남자는 세력전략을 선택한 집단적 존재이며 여자는 생존전략을 선택한 개인적 존재이나, 전환기에는 반대로 여자가 거대세력을 형성하며 주로 패션, 문화, 트렌드, 유행, 흥행, 스타일로 나타난다.

전환기는 역사에만 있는게 아니다. 인생에도 있다. 생일, 기념일, 결혼일, 승진일, 입대일, 입학일, 취직일이 다 전환기다. 이런 식의 레벨을 넘어가는 단계를 만나면 거기에 맞게 스타일을 바꾸어야 한다.

남자는? 생일? 몰라. 기념일? 몰라. 결혼식? 귀찮아. 단계를 챙기지 않고 스타일을 안 바꾼다. 면접을 보러 가는데도 츄리닝 입고 간다. 당연히 짤린다. 세력을 형성해야 스타일을 바꿀수 있고 면접에도 붙는다.

전쟁, 정치, 사업 분야는 남자도 세력을 잘 만든다. 그러나 남자가 만드는 세력은 산업시대의 것이다. 정보시대의 세력은 여자가 만든다. 세력을 만드는 이유는 리스크를 부담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 남자의 세력 - 산업시대

◎ 여자의 세력 – 정보시대

남자는 원래 리스크가 없다. 남자의 리스크는 전쟁 뿐인데 전쟁은 남자가 스스로 만들어낸 거다. 누가 전쟁 하랬냐고? 남자에게 생리, 출산, 육아, 결혼은 없거나 혹은 리스크가 아니다. 그러므로 남자는 세력이 없다.

리스크를 더 많이 부담하는 사람이 그 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 보험을 들어둔 것이 세력이다. 사회적으로 활동이 많은 남자의 리스크가 크므로 남자가 더 많은 보험을 들어서 남자가 일단 유리하다.

그러나 이는 일면이고, 다른 면을 보면 여자가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고 따라서 여자가 더 많은 보험에 들게 되며, 따라서 여자가 유리하다. 그런데 그런 현상은 프랑스와 한국, 뉴욕에만 있다.

물론 다른 나라도 있기는 다 조금씩 있지만 두드러지는 점을 보자면 그렇다는 거다. 예컨대 대구는 안전하다. 갈등이 적고 스트레스가 적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질적인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

안전한 대구는 세력이 필요없다. 보험을 안 든다. 그러므로 보수화 된다. 그런 대구에서 패션사업이 되겠냐고요. 보수 대구에서 ‘밀라노 프로젝트’가 되겠냐고요.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반면 광주는 세력이 필요하다. 보험을 들어야 한다. 충청과 손잡고 수도권과 연대해야 한다. 그런 광주도 서울보다는 보수적이다. 서울은 사방에서 인간이 들어온다. 사방이 다 위험하다.

서울은 어떻게든 보험을 들어야 한다. 충청 호남과 손잡고 부산에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서울은 진보적이며 서울 중에서도 이상한 인간이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홍대앞에 패션 중심지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대구가 아니라 홍대앞에서 해야 한다. 왜냐하면 거기가 프랑스고 거기가 파리이기 때문이다. 사방에 리스크가 있고 동시에 사방이 배후지가 되는 그런 지역이라야 한다.

◎ 홍대앞 – 입구도 있고 출구도 있고 방향성도 있다. 의사결정 성공.

◎ 대구 – 입구도 없고 출구도 없고 방향성도 없다. 의사결정 실패.

산업으로 보면 사방에 리스크가 있고 동시에 사방에 배후지가 있는 쪽은 남자다. 남자는 전쟁을 하므로 사방에 적이 있고 부하를 만들면 되므로 사방에 다 동지가 있다. 여자는 그렇지 않다.

여자는 출산, 육아 때문에 누군가의 부하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배후지가 없다. 사방으로 진출할 수 없다. 보험에 들려고 해도 들 수 없다. 주변에 세력화에 가담해줄 동맹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정보로 보면 사방에 리스크가 있고 동시에 사방에 배후지가 있는 쪽은 여자다. 여자는 생리, 출산, 육아로 사방이 적이고, 모여서 대화하기를 좋아하므로 사방이 다 동지가 된다. 사방으로 진출한다.

남자는 정치적 산업적으로 진보적이고 여자는 문화적 정보적으로 진보적이다. 남자는 문화적 정보적으로 보수적이고 여자는 정치적 산업적으로 보수적이다. 리스크와 동맹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배후지가 있는 쪽은 리스크를 배후지에 떠넘기면 된다. 자신이 당한만큼 자신을 대신해서 당할 사람을 찾아내면 된다. 그러므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동맹을 결성하며 보험에 들어놓는다.

21세기의 한국과 18세기의 프랑스와 20세기의 뉴욕과 지금의 한국 여자는 그런 리스크와 배후지를 동시에 가졌다. 다른 나라 혹은 다른 시대는 그렇지 않거나 또는 그 정도가 비교적 약하다.

리스크와 배후지(동맹을 결성하여 리스크를 떠넘길 수 있거나 자기 밑에 종속시킬 수 있는 만만한 패거리들)를 동시에 가지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길 가다가 눈앞에서 금덩어리를 본 거다.

금덩이를 보고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길에 떨어져 있는 금덩이는 주워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구조의 플랫폼은 에너지의 입력(리스크)과 출력(배후지)을 가지고 제어를 하는 구조다.

에너지는 그 자체로 리스크다. 에너지는 불이고 불은 해롭다. 자칫 타 죽는 수가 있다. 잘 이용하면 이득이 되지만 기본적으로 불안요소다. 그 위험한 에너지를 들여와서 내부에서 제어하여 다시 외부로 출력해야 한다.

보수는 에너지를 두려워하여 회피한다. 진보는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대신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하여 대규모로 동맹을 결성한다. 조합을 만들고 정당을 건설하고 학교를 세우고 학습을 한다.

그러한 동맹의 건설과정에서 선임자와 신입자 사이에 계급이 만들어진다. ABCD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동맹이 활동하여 조직이 안전해진 다음에는 그 계급이 해체된다. ABCD는 사라진다.

옛날에는 인터넷을 좀 아는 진보와 모르는 보수 사이에 서열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수꼴통들도 인터넷을 잘만한다. 도무지 진보에 쑤그리 안 한다. 요즘은 심지어 알바도 고개를 빳빳히 들고 다닌다.

역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ABCD를 만들고 또 그것을 해체한다. 그런데 거대한 역사의 전환기에 길목을 장악한 나라는 그 구조를 절묘하게 세팅해서 상당히 오래 버틴다. 일은 독일에게 시켜놓고 프랑스 잘 논다.

◎ 메르켈 – “왜 독일만 호구노릇이야?”

◎ 올랑드 – “원래 너네들 호구였잖어. 새삼스럽게.”

프랑스가 ‘애들아 집합해라’ 하고 소집명령 내리면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를 위시하여 유럽 전부가 프랑스편에 붙는다. 독일은 왕따. 별수 있나. 순순히 프랑스의 압력에 굴복하여 돈보따리 풀어야지.

독일은 30년 전쟁때 이미 호구잡힌거. 역사가 유구하다. 프랑스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권력은 여자가 만든 거다. 뿌리를 더듬어 보면 그것은 델피의 신전을 지키던 여자 사제에게서 나왔다.

지정학적 위치가 권력을 만든다. 소집령이 먹히는 포지션이 있다. 한국은 그러한 소집령을 내릴 수 있는 위치다. 조만간 한국이 “애들아 모여봐라.” 하면 일본 빼놓고 다 모인다.

반대로 중국이 사고치면 중국만 빼놓고 다 소집할 수도 있다. 그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중심국가론이다. 길목을 차지한 자의 잇점이다. 그런데 정치로는 잘 안 되고 문화로는 상당히 된다.

이상의 내용을 너무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곤란하다. 구조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구조는 나침반이다. 길은 각자 찾아야 한다. 나침반이 길 찾아주지 않는다. 나침반 보고 각자 찾으면 된다.

나침반은 주어져 있다. 금덩이는 눈앞에 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리스크는 크지만 그 리스크를 분산할 배후지가 확보되어 있다면 방향성이 분명하다. 방향성이 분명하면 의사결정이 쉽고 따라서 무리가 저절로 그 방향으로 모인다. 한국여자만 그렇고 다른 나라는 리스크도 적고, 배후지도 없으니 방향성도 없어서 의사결정이 안 된다. 실패다.

도둑이 어느 쪽에서 들어오는지 탈출로가 어느 쪽에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특별한 위치가 있다. 그곳이 포인트다. 낚시를 해도 거기서 하고, 장사를 해도 거기서 개업하고, 연애를 해도 거기서 하라.

이상의 글을 남자 대 여자의 대결구도 개념으로 읽으면 피곤한 거고, 리스크와 그 리스크에 대한 회피전략이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그 메커니즘을 설명하려 한 것이다.

회피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을 때 구조가 만들어져서 인류는 발전하고 문명은 진보한다. 그것이 에너지다. 사회에서는 의사결정으로 나타나며 각자의 의사결정구조가 스타일이다. 이게 커지면 문화다. 권력은 그 안에 있다.

요점정리

◎ 남자 - 리스크가 없으므로 전쟁이라는 리스크와 그 리스크를 분산하는 정치적 동맹세력을 동시에 만든다. 산업시대에 먹히는 전략이다.

◎ 여자 – 리스크가 있으므로 결혼을 통하여 리스크를 회피하지만 동시에 결혼이 또하나의 리스크이므로, 과감하게 리스크 부담을 감수하는 모험적인 결혼을 하며, 이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대규모의 환경적 동맹세력을 필요로 하고 바로 그것이 여자의 스타일이다. 그것이 세상을 바꾸었다. 정보시대에 먹히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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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2-06-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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