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는 방법은 간단해
- 지난번 모임에서 언급되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말하지 못했소. -
늘 하는 이야기지만 돈 찍어내면 된다. 어차피 돈은 컴퓨터 안의 숫자에 지나지 않는 것.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다. 즉 돈은 인간의 상상력 그 자체다. 상상하면 곧 현실이 된다. 문제는 상상력 부족이다.
이렇게 말하면 대뜸.. ‘장난하나? 돈 찍어내면 인플레이션 생기잖아. 짐바브웨 못봤어?’.. 이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 있겠는데.. 이건 구조론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그 돈이 그 돈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 누가 돈 찍는댔냐구. 돈 찍는댔지.”
돈이 아니라 돈을 말하는 거다. 제발 말귀를 알아듣기 바란다. 이렇게 반복해서 말하는 이유는.. 진짜 국어공부가 안 되어서, 말귀가 어두운 분이 꼭 있기 때문이다. 이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훈련되어야 한다.
유럽위기 간단하다. 돈 풀면 된다. 근데 돈을 못 푼다. 왜? 발권력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돈은 발권력을 말하는 거다. 그 발권력을 생성해야 한다는 거다. 이게 진짜 돈이다.
◎ 종이돈 - 돈 아님 ( X )
◎ 발권력 – 돈 맞음 ( O )
종이에 인쇄된 천원짜리 만원짜리 그거 돈 아니다. 돈표다. 돈을 숫자로 표시한 거고, 그 가치는 변하며 믿을 수 없다. 진짜 돈은 발권력 그 자체이며 그 발권력을 생성하는게 진짜배기로 돈 찍어내는 거다.
유럽에서 발권력은 독일이 가지고 있다. 독일이 돈 풀면 된다. 근데 안 푼다. 왜 안 푸냐고? 권력이 없기 때문이다. 왜 권력이 없냐고? 2차대전 패전국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프랑스가 보증서면 된다.
그런데 프랑스는 왜 움직이지 않느냐고? 사르코지가 보수꼴통이기 때문이다. 이 꼴통놈이 경제를 알겠냐고. 결론적으로 독일이 돈을 찍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독일이 2차대전의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불신해서 발권력을 인정하지 않는 거다. 여기서 꼬였다.
EU통합의 정신은 2차대전의 앙금을 해소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건데 그게 불확실하다. 각국은 발권력을 가진 독일에 주권의 일부를 양도할 결심을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발권력은 권력이다. 독일의 권력을 인정해야 한다.
간단하다. 독일이 그리스에 종이를 주고, 그리스가 그 종이로 독일차를 사면 된다. 문제는 그리스가 그 종이로 한국차를 샀을 때다. 그러므로 법적인,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것이며 EU통합을 다시 해야 한다.
문제는 그 일을 주도할 국가가 프랑스라는데 있다. 프랑스가 결심하면 유럽은 진정한 통합이 이루어진다. 각국은 주권의 일부를 독일에 양도해야 한다. EU통합이 이미 주권제약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고? 간단하다. 일단 독일이 돈을 찍으면 된다. 저질러놓고 보는 거다. 문제를 악화시켜서 문제를 분명하게 드러내면 된다. 해법은 찾아지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이 불신이므로 독일이 선제대응하여 불신을 제거할 책임이 있다. 독일이 2차대전 패전국의 오명을 씻고 권력을 획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남녀가 결혼을 해도 권력을 더 많이 가지는 쪽의 양보로 혼인이 성사된다. 한쪽은 권력을 가지고 한쪽은 실물을 챙긴다면 권력을 가지는 쪽이 실물을 양보함으로써 거래가 성립된다. 그 외에는 없다.
독일신랑이 그리스신부에게 .. ‘사실은 나 싫어하지? 싫어하잖아. 아냐?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봐’.. 하고 다그쳐서 일이 꼬인거다. 주권에 관한 문제를 가지고 상대방을 그렇게 억압하면 안 된다.
주권의 제약은 힘든 일이므로 국민투표 등의 방법으로는 어렵다. 그러므로 일단 저질러야 한다. 일단 독일이 돈주머니를 풀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밀어붙어야 한다. 그 댓가로 독일은 권력을 얻고 2차대전 패전국 지위에서 벗어난다. 그리스는 주권을 제약받는 대신 독일차를 타게 된다.
이 일은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일단 독일이 돈을 퍼붓는게 먼저다. 퍼부으면 채권이 생기고 그 권력을 움직여서 어떻게든 답을 찾아낼 수 있다. 힘있는 자가 먼저 전화를 해야 한다.
강자와 약자 사이의 거래는 그렇다. 아쉬운건 약자니까 약자가 먼저 전화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말하기 쉽지만 약자는 다음 카드가 없기 때문에 제 손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강자가 먼저 전화해야 일은 이루어진다.
남녀관계라도 힘이 있는 쪽이 먼저 양보하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힘이 있는 문재인이 먼저 단일화를 제안하고 힘이 없는 안철수가 콧방귀를 뀌며 튕기는게 정상이다. 이건 정상적으로 가는 거다. 안철수를 까도 외곽에서 까는 거고 문재인은 최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한국경제를 살리는 방법도 간단하다. 문제의 핵심은 발권력에 있다. 발권력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 방법은 첫째 외교에 있고 둘째 경쟁력에 있다. 갑이냐 을이냐다.
일단 저질러야 한다. 마중물이 필요한 거다. 먼저 돈을 풀어서 수요를 창출해야 발권력이 작동한다. 일단 자전거 페달을 밟고 전진해야 엎어지고 자빠지면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다. 자전거를 완벽하게 배우고 난 다음에 타려고 하면 실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