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무엇이 문제?

역할놀이 위험하다. 한 방에 가는 수 있다. 일본의 마쓰리 축제는 가마를 메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 신사까지 내달리는 거다. 앞에서 한 명이 자빠지면 뒤따르는 천 명이 한꺼번에 자빠진다. 가마꾼의 호흡이 중요한 것이다.(만화 시마과장)

국민배우, 국민타자, 국민MC, 국민가수.. 국민 타이틀 붙어버리면 위험하다. 마쓰리의 가마꾼 중에서 선두에 서는 사람이 되어버린 셈이다. 살아남으려면 슬그머니 잠적해야 한다. 실제로 ‘국민’ 타이틀 획득하고 조용히 잊혀진 연예인 많다.

아이유측의 해명은 잘못되었다. 오해를 받았을 때는 해명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각본을 새로 쓰는게 맞다. 조금 더 진도를 나가버리는 것이다. 사실은 진작부터 둘이 사귀었노라고 이실직고 하는게 그나마 살아남는 길이 된다. 배짱이 있다면.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으려는 노력은 어리석다. 가마꾼 길잡이가 길을 잘못 잡았을 때는, 차라리 새로운 코스를 제시하고, 새로운 대본을 읽어주는게 맞다. 다시 길을 잡아서 내달리면 투덜대던 가마꾼들도 일제히 ‘왔쇼이’를 외치며 따라온다.

착각하지 말라. 대중들에게 연극의 대상은 아이유가 아니다. 아이유가 뭐에유? 연극의 대상은 첫째로 국가, 둘째로 우주, 셋째로 신이다. 아이유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아이유라는 문을 열고 그 집의 대문 안마당으로 들어서려는 것이다.

그들은 상승하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존엄이다. 그들은 아이유라는 관문을 통해서 세계의 존재, 신의 존재, 가슴 설레이게 하는 그 무언가의 존재를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그 미지의 세계를 향하여 달려가보고 싶은 것이다.

대중이 아이유를 사랑한다는 착각은, 마치 정승집 문지기가 정승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다 자기를 보러 오는 줄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부디 꿈을 깨시라. 그대는 한낱 문지기에 불과하다. 꾸물대지 말고 얼른 잠긴 대문을 열어야 한다.

모든 관계는 본질에서 신과의 관계, 진리와의 관계임을 알아채야 한다. 문지기는 대중들이 문지기를 통해서 그 안쪽의 주인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야 한다. 그렇다면? 승진을 해야 한다. 다음 단계의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문지기가 계속 문지기로 눌러 앉아 있으면 곤란하다. 싸이처럼 뜨면 잽싸게 해외로 나가야 한다. 혹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 서태지처럼 이데올로기를 주장하고 통일을 외치거나 혹은 존 레논처럼 사상가나 선지자 행세를 해야 한다.

김기덕 감독처럼 인류의 큰 스승 행세를 해야 한다. 사다리 타고 계속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조용필이나 안성기처럼 조용하게 잊혀져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김장훈처럼 위태롭게 된다. 벼랑으로 떠밀리는 수가 있다.

무엇인가? 사건은 기승전결로 전개된다. 기에 머무르지 말고 승과 전과 결로 계속 진도를 나가주어야 한다. 대중들에게 신분상승을 시켜줘야 한다. 대중들은 음악의 소비자라는 낮은 지위에 머물러 있다.서태지는 대중들을 상승시켜 주었다.

단순한 음악소비자에서 교실이데아를 외치며, 발해를 꿈꾸는 뉴웨이브의 전사로 승격시켜 주었다. 대중의 손을 잡고 함께 미지의 세계로 쳐들어간 것이다. 그들은 훌륭한 병사가 되었다. 그러나 역시 위태로웠다.

대중들은 거기서 한 번 더 신분상승을 원하였다. 그러려면 아주 지구의 스승이 되어야 할 판이다. 지구의 스승은 무리수고 대신 외계인 추적자는 될 수 있다.그래서 서태지는 미스터리 서클을 추적하며 외계인 사절을 맞이하는 지구 대표 접반사 자격으로 모아이에 우주기지를 만들었다.

그러자 대중들이 ‘아이 재미없어. 이 따위 시시한 연극놀이 나 안해.’ 하고 흩어졌다. 서태지 겨우 살았다. 모택동도 쩔쩔맨 ‘모인 군중 흩어버리기’를 슬기롭게 해냈다.

만화 주인공들은 점점 강해져서 지구 챔피언이 된 다음 우주로 진출하는데 그때부터 재미가 없다. 드래곤 볼이 제법 버텨주었으나 이건 예외적인 현상.

무엇인가? 국민 타이틀이 붙으면 국가대표가 된다. 국가대표가 되면 외국대표와 한 게임 해야 한다. 일본대표, 미국대표, 중국대표, 영국대표, 러시아대표, 소집해놓고 마이크 한 번 잡아줘야 한다. 그게 쉽냐? 그게 되냐? 싸이는 되지만.

차라리 지구대표로 외계인과 노는게 맞지! 존 레논도, 서태지도 살짝 맛이 가서 외계인과 놀고, 신과 놀았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마이클 잭슨이나 엘비스 프레슬리도 이런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로 끝없이 지저분한 스캔들을 터뜨리며 막장드라마를 찍는 연예인들이 있는데 그것도 하나의 도피법이다. 그들은 국민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되지만 상당히 지저분해진다는 점에서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다.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이 중간에 위태롭게 서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앞의 명계남, 이명박 앞의 유인촌, 정몽준 앞의 김흥국.. 매우 위험한 자리다. 하느님 앞의 서태지.. 살아남은게 성공이다.

모든 관계는 신과의 관계, 한 사람을 사랑하더라도 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우주의 대표자 마음을 얻지 않으면 곤란하다. 계속 진도 나가주지 않으면 안 된다. 천길 벼랑에서 한 걸음 더 내딛지 않으면 곤란하다.

네팔의 여신 쿠마리.. 모두로부터 사랑받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쿠마리의 말년은 쓸쓸해지고 만다. 아이유는 자신이 쿠마리 신세임을 진작에 알아챘어야 했다.

은퇴한 쿠마리는 부모와 이웃들로부터 버림받는다. 불행을벗어날 수 없다. 차라리 인간선언을 해야 한다. 그 신전에서 잽싸게빠져나와야 한다. 아니면 큰 깨달음을 얻어 진짜로 신이 되어버리거나.

연예인은 델피 신전의 제사장과 같다. 그들은 신과 인간의 매개자다. 신전을 찾는 사람들은 제사장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신과의 일대일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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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차 한 잔을 나누더라도 신과 차 한 잔을 나누는 것이오. 왜냐하면 내 마음이 그것을 원하니까. 코 앞에 강아지가 앉아 있더라도, 구름 뒤에 달은 떠 있고, 지구 뒤에 태양은 빛나고, 멀리 어딘가에서 그 누구는 지켜보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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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2-11-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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