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창당하라

구조론은 상부구조를 강조한다. 상부구조는 질이다. 질은 결합한다. 결합하는 것은 네트워크다. 네트워크는 그물이다. 그물을 먼저 만들고 그 다음에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게 못한다.

왜냐하면 이미 물고기가 모여있기 때문이다. 집에 가서 그물 가져올 시간에 문재인이 다 잡아가면? 아무리 급해도 바늘 허리에 매어 못 쓴다고 했다. 순서대로 가야 한다. 안철수는 그물부터 챙겨와야 했다.

안철수는 신당을 창당했어야 했다. 유시민이 개혁당으로 소기의 성과를 올린 전례도 있다. 그러나 안철수는 그물을 구해오는 대신 말뚝을 박았다. ‘이 물고기는 안철수가 찜해놨음. 문재인은 손대지 말 것.’

문재인이 고기를 잡으면 소유권을 주장해서 가로챌 심산이다. 그런데 착각이다. 원래 그 물고기는 안철수의 물고기가 아니었다. 어쨌든 안철수는 그 물고기가 자기 물고기인것처럼 연출하는데 성공했다.

정석대로 안철수가 그물을 준비한다고 해도 일이 순조롭게 되어주지는 않는다. 안철수의 그물은 작다. 민주당의 큰 그물과 게임이 안 된다. 그리고 타이밍 맞게 그물을 던져도 몇 넘은 반드시 빠져나간다.

그물 한 번 던진다고 바다의 고기가 다 잡히겠는가? 거듭 그물을 던져야 한다.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바리데기의 아흔아홉 난관을 다 거쳐야 무장승을 만나 혼살릴 꽃 얻어서 어머니를 살릴 수 있다.

김종필, 이인제, 정몽준, 박찬종, 문국현들은 모두 기승전결의 절차를 밟지 않고 열매만 따먹으려 한 자들이다. 남의 그물로 고기잡으려다가 실패했다. 반드시 내 그물이 있어야 한다. 신당을 해야 한다.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그것이 수순이다. 실패해도 하는게 맞다. 문재인의 공동정부 제안이 위기에 빠진 것은 안철수가 신당을 만들지 않아서 공동정부를 구성할 상대편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이 꼼수로 안 된다. 국민은 꼼수에 속아주는 척 하지만 ‘어쩌나 보자’는 거지 속아넘어간게 아니다. 애초에 안철수의 가능성은 없었다. 다만 1997년에 이인제를 찍었던 500만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500만표는 이인제를 당선시킬 목적이 아니었다. 언더독 효과다. 국민은 이인제를 키워서 카드를 하나 손에 쥐려고 한 것이다. 이인제 역시 그 500만표 내 고긴데.. 하고 주장해서 한 동안은 재미를 봤다.

안철수는 ‘문재인이 가져간 그 고기 사실은 내건데’ 하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게 시간을 벌어놓고 앞으로 5년 동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 이인제는 내고기 타령만 계속했다. 놀면서 기득권만 주장한 것이다.

그 동안에 노무현은 활약을 했다. 바다의 고기는 잡아가는 사람이 임자다. 안철수는 내고기라고 주장해서 비빌 근거를 만들었으니 일단 시간을 벌었다. 지금부터라도 새로 시작해야 한다. 가능성은 있다.

북한과 전쟁하자는 꼴통들, 재벌에 퍼주자는 정신병자들, 미국깃발을 흔들어야 마음이 편한 격리불안 환자들 그리고 현장을 모르는 무뇌좌파들 빼고도 상식이 통하는 유권자 많다. 그 숫자가 30퍼센트다.

지금 한국에는 꼴통들과 무뇌좌파의 발언권이 너무 크다. 꼴통들은 북한의 위협을 이용해서 먹는 자들이고 무뇌좌파는 운동권 인맥으로 먹는 자들인데 이들은 현실에 발을 담그지 않은 공중부양파들이다.

이들은 1천미터 공중들림 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허공에서 허우적댈 뿐이다. 대신 공중에서 멀리 보므로 비명을 잘 지른다. 북한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서 꽥소리가 난다.

이들이 비명을 질러 공동체의 위기를 알리는 순기능을 하므로 과도한 발언권이 주어졌다. 꼴통들이 헛소리를 하지만 살펴보면 그 이면에 실체적인 위기가 존재한다. 꼴통들은 북한타령을 하지만 거짓이다.

진짜 문제는 노인복지다. 이들은 사회의 발전에서 소외되고 격리되었다. 왜? 자식들의 효도에 기대했는데 자식들이 효도를 안 하기 때문이다. 자식의 효도에 의지하여 노후에 먹고사는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이유는 평균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76세 정도로 계획된 인생이 96세 정도로 늘어버렸다. 갑자기 계획에 없던 20년이 생겼다. 꼴통들이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지르는 이유는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신의 고통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른다는거. 실제로 모순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러는 거다.

◎ 효도계획 틀어짐≫왠지 고통스러움≫고통의 이유를 찾아봄≫북한의 남침이 떠오름≫이게 다 빨갱이 때문이야 하고 소리를 지름≫일단 주의를 끄는 데는 성공함.

교육을 못 받은 꼴통들이 계몽되지 않아 뭔가를 몰라서 저러는게 아니다. 아프니까 저러는 거다. 아프니까 비명을 지른다. 노인복지 문제는 대한민국이 맞닥뜰인 실체적 위기의 하나다. 해결해야 한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집단무의식에 의한 정신병적 히스테리로 나타나는 것이 어버이 연합의 망동이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거다. 정치의 수요는 분명히 있다. 공급해야 한다.

1997년 이인제는 ‘이 고기 500만은 내 고기임’ 하고 써붙였지만 사실 그 고기는 김대중 대통령의 것이었다. 유권자는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통제수단이 없어 불안하니까 이인제 카드를 쓴 것이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만 민주당은 못 믿겠고, 통제수단이 없어 불안하니까 안철수 카드로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려는 표가 한국에 500만표 있다. 이 500만표를 그냥 기권하게 만들 셈인가?

안철수는 지금이라도 신당창당 일정을 발표하고 차차기에 대한 비전을 밝혀야 한다. 문재인 당선시켜놓고 견제해야 한다. 새 정치는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절대적으로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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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은 남의 힘을 잘 이용하지만 남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만으로는 오래 못 갑니다. 남의 힘으로는 주목을 끌어 시간을 벌고 다음에는 자기 힘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남의 힘으로는 틀을 복제하고 자기 힘으로 콘텐츠를 채워야 합니다. 한 번 뒤집으면 상대편이 보이고 두 번 뒤집으면 공유하는 토대가 보입니다. 답은 그곳에 있습니다. 이 책을 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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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2-11-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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