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분석 – 이변은 일어난다
선거 9단들은 문재인 후보의 역전승을 의심하지 않는데 초선들은 매우 불안해한다고 한다. 그럴만 하다. 현재 1~2퍼센트 뒤지고 있는건 확실하고, 두어번의 모멘텀이 남아있으므로 역전할 수 있다.
선거고수가 판별분석을 할 때 지표로 삼는 것은 컨벤션효과, 밴드왜건효과, 언더독효과, 브래들리 효과다. 이들은 모두 ‘정의’를 지향하고 있다. 선거판의 여러 효과들은 공정선거를 지향하는 것이다.
물론 결과는 전혀 공정하지 않게 나타난다. 그러나 본질은 공정이다. 정의다. 컨벤션효과와 밴드왜건효과는 이길 후보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선거후의 잡음을 방지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것이다.
언더독효과는 약자에게 패자부활의 기회를 주려는 의도다. 지더라도 석패를 유도하여 다음 선거는 이길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브래들리 효과는 언론이 특정 후보를 편들 때 이에 대한 대항행동이다.
조중동은 거짓 여론조사로 밴드왜건효과를 만들어 문재인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게 만드는 전략을 쓴다. 그러나 이런 개입시도는 대개 브래들리 효과의 역풍을 만들어 패배를 자초하게 된다.
2007년에는 워낙 격차가 벌어져 있었으므로 이 방법이 먹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또 안 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투표만 포기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때도 조중동은 나경원과 엄기영이 큰 격차로 앞서는 것처럼 사기를 쳤다. 우리쪽이 투표를 포기하도록 만들 셈이었다. 이런 수작은 반드시 역풍을 낳는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여러차례 고전한 이유가 무엇일까?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투표일 보름 앞두고 김대중 후보가 37퍼센트, 김영삼이 35퍼센트의 지지를 받는다고 치자.
김대중 후보는 열성적인 지지자를 거느리고 있다. 열성적인 지지자가 열성적인 선거운동을 하면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동안 지지율을 끌어올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열성지지자를 가진 쪽은 실제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왜? 주변에 이미 지지자들로 꽉 차 있기 때문이다. 부동표를 꼬셔야 되는데 주변에 부동표가 없다. 조직의 생장점이 없다. 현대성이 없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관계의 접점이 없다. 아담의 손끝과 하느님의 손끝이 만나는 부분이 없다. 같은 지지자들끼리 서로 얼굴보면서 투표독려해봤자 선거운동의 의미가 없다. 열성적이면 필패다.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동안 김대중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도 올라가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면 여전히 37퍼센트로 나온다. 김영삼은? 열성 지지자가 없다. 그러므로 그다지 투표할 의사가 없다.
그런데 입소문이 난다. 저쪽은 100퍼센트 찍는다던데? 분노가 일어난다.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까지 투표장 간다. 브래들리 효과다. 무엇인가? 저쪽은 열성지지자가 몰표를 던진다는 정보를 퍼뜨려서 선거가 공정하지 않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영삼이 유리한 이유는 김영삼을 반쯤 지지하던 중도유권자들이 김대중 지지자의 열성적인 투표독려를 보고 이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고 반감을 일으켜 김영삼을 찍은데 있다.
이는 교묘한 속임수다. 상식으로 보면 서로 대등할 때 열성적인 지지자를 가진 쪽이 당선되어야 한다. 당내경선의 경우 열성적인 지지자를 가진 쪽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 근데 본선은 반대다.
지금 선거판을 보라. 공정하지 않은 선거판을 짜는 쪽이 누구인가? 열성적인 지지자를 가지고 오버하는 쪽이 누구인가? 박근혜는 아예 여성대통령이라고 써붙였다. 이건 오바마가 흑인대통령이라고 써붙이고, 김대중 후보가 호남대통령이라고 써붙인 것과 같다. 반칙이다.
◎ 김대중 = 호남대통령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 노무현 = 노빠대통령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 오바마 = 흑인대통령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 박근혜 = 여성대통령이라고 노골적으로 주장.
이 선거가 공정한가? 공정하지 않다. 반칙을 하면 반드시 역풍이 분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서 고전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언론이 노무현 후보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었기 때문에, 토박이들이 불공정하다고 여기고 허태열을 찍은 것이다. 불공정한 선거 캠페인은 조용한 반란을 일으킨다.
지금 경상도 시골마을 60대 할머니들은 다들 눈이 뒤집혔다. 문재인 되면 북한에 퍼줘서 다 굶어죽는다고 떠들고 다닌다. 아무것도 모르는 촌로들이 떼를 지어 기세등등하게 마을을 휘젓고 다닌다. 그 한심한 광경을 지켜보고 속이 터진 영감들은 조용한 반란을 일으킨다. 이번 선거는 경상도에서 반란이 일어난다.
선거운동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은 특정계급, 특정연령, 특정인종, 특정지역, 특정직업, 특정성별만 불러모으는 것이다. 오바마의 유세장은 온갖 색깔이 다 모였는데 롬니의 유세장에는 백인남자 노인들만 빼꼭하게 모였다. 이렇듯 획일화 될 때 조용한 반란이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겐 두 번의 모멘텀이 남아있다. 하나는 안철수의 가세, 둘은 TV토론이다. 여기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 여론조사 공표 전에 조중동은 10퍼센트 이상이 격차가 벌어진 양 조작하여 우리쪽의 투표포기를 유도한다. 그 전술은 나경원과 엄기영이 써먹다 실패한 수법이다. 투표만 하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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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수준이 진짜 이것 밖에 안 되는지 판가름하는 시험을 치르고 있소. 역대 선거는 항상 의외성을 일으켰고 그 결과는 국민의 승리로 귀결되곤 했소. 이번에도 좋은 성적표 받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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