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대 나쁜 약자의 나쁜 선택

이 상황 제일 무서운 말은

이 상황에서 제일 무서운 말은 ‘대통합’을 이루겠다는 말이다. 김어준은 꼭 죽이겠다는 말이다. 민주주의는 포용의 방법으로 통합을 이루지만, 독재자는 살인의 방법으로 통합을 이룬다.

한국인은 살인을 선택했다. 한국인다운 손쉬운 결정이다.

두 번째로 무서운 말은 겸허히 패배를 인정하고 박당선인에게 협력하겠다는 말이다. 김어준만은 어떻게든 살려내겠다는 말이다. 저들이 김어준은 꼭 죽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말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실책은 김영삼의 3천억을 캐지 않고 덮어둔 것, 박근혜를 제거하지 않은 것이다. 약속대로 정치보복을 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인을 믿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결과는? 저들은 보복하는 자들이다. 화근은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저들은 냉정했다. 보복했다. 죽였다. 살인은 또다른 살인을 부른다. 죽여서 재미 본 자들이 살인을 멈추겠는가?

이번 승부의 아쉬운 점은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단일화 해냈고 75퍼센트 투표율 끌어냈다. 할만큼 했다. 우리의 게임에서는 우리가 이겼다. 그러면 된 것이다. 궁물 욕심 없다면 말이다.

정권 잡고 한 자리 해먹을 욕심이 없다면 말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다만 최선의 최선을 다했는가이다. 불경기 때는 당연히 경제로 밀어야 한다. 이건 초딩도 아는 거다. 그런데 왜?

왜 휘발유 반값 공약을 안했을까? 왜 경제전문가 앞세운 7퍼센트 성장공약을 하지 않았을까? 왜 FTA 반대에 미련을 두었을까? 이건 최선을 다한게 아니다. 그게 노무현과 달랐다.

노무현은 반미도 하고 친미도 했다. 할말은 하고, 줄건 주고, 받을건 받는다는 입장이었다. 문재인은? 골수 운동권 정서였다. 화통한게 없었다. 다음에는 확실히 경제로 밀어야 한다.

이대로라면 다음에 또 경제를 적으로 설정해서 죽쑤지 않을까 싶다. 경제를 적으로 삼는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과감한 경제공약을 내걸었다면 이겼을까?

알 수 없다. 우리가 이번에 1400만표를 얻었는데도 졌다.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도 졌다는 것은 우리가 경제로 밀었어도 저쪽이 더 결집해서 결국 간발의 차로 진다는 의미가 된다.

5년후 박근혜 없는 선거라면 달라질까?

충청도 열등감의 선택

이번 대선은 지역주의 선거가 되었다. 세대대결은 희망사항이고 철저하게 지역대결로 갔다. 충청도가 등을 돌린 것이 패인이다. 캐스팅보터가 왜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 이유가 있다.

충청도 사람에게 물어보고 몇 가지 답을 들었다. 첫째는 민주당이 싫다는 거였다. 꼴통들이 흔히 빨갱이 타령을 하지만 여기에는 메타포가 있다. 빨갱이라는 말은 실은 전라도라는 뜻이다.

전라도라고는 말 못하고 말을 돌려하느라 빨갱이라고 하는 거다. 민주당이 싫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뭐가 싫다는 거지? 반민주당정서의 본질은 무엇일까? 숨은 메타포를 읽어야 한다.

고재열 기자의 글을 인용한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합리적 보수주의자 윤여준이 있습니다. 보수도 뜻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원칙주의자 표창원이 있습니다. 진영 논리에 함몰되거나 정파 이익에 기생하지 않는 보수가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절반의 독자를 포기하고 거리의 투쟁가들과 손을 잡은 공지영이 있습니다. 폴리페서라는 지탄에도 할 말 하고 할 일 했던 조국이 있습니다. 꼰대가 아닌, 소통하는 노인의 모습을 보여준 이외수가 있습니다. 해직의 아픔에도 굴하지 않고 ‘뉴스타파’를 만들어낸 노종면과 이근행이 있습니다. 절대로 쫄지 않는 나꼼수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그리고 정봉주가 있습니다. 까칠하지만 신나게 판 벌일 줄 아는 탁현민이 있습니다. 지치지 않고 따져 묻는 진중권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희망을 키워 갈 김여진이 있습니다. 어떤 불이익에도 웃는 얼굴도 괜찮다며, 올곧은 말 하는 김미화와 김제동이 있습니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해줄 정혜신과 이명수가 있습니다. 낮은 자들의 아픔과 눈물을 전해 줄 미디어몽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시사주간지 ‘시사IN’도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이 글에 답이 있다. 민주당이 싫다는 말은 공지영, 조국, 이외수, 노종면, 이근행,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정봉주, 탁현민, 진중권, 김여진, 김미화, 김제동, 정혜신, 이명수가 싫다는 것이다.

충청도 양반들에게는 이 사람들이 설치는 아랫것들로 보였을 터이다. 이들이 잘난척 하기에 싫은 거다. FTA반대가 싫고, 구럼비가 싫고, 전교조가 싫고, 데모가 싫고, 시끄러운게 싫다.

그것은? 열등감이다. 충청도의 열등감이 승패를 갈랐다. 두 번째 답 역시 충청도 사람에게 들은 것인데 한 마디로 충청도는 단결이 안 된다는 거다. 전라도는 겉으로 보이게 뭉친다.

경상도는 은밀하게 밀어주고 당겨주는게 있다. 충청도는? 없다. 양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려면 눈에 띄게 뭉치는 전라도에 붙든가, 은밀하게 뭉치는 경상도에 붙든가 해야 한다.

그들이 경상도에 붙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왜? 리더가 없기 때문이다. 김종필도 없고, 이인제도 없고, 이해찬 물먹었고. 어느 쪽에든 붙어야 하는데 위에서 딜을 안해주면 각자도생.

각자도생으로 가면 쪽수많은 경상도에 붙는게 정상이다. 호남은 쪽수가 적어서 붙으려면 절차가 있어야 한다. 합의서 쓰고 도장 찍고 보증인 앉혀야 한다. 보증인은 김종필, 이인제다.

충청도 지도자의 부재가 충청도의 각자도생으로 결과했으며 그들은 경상도에 붙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세번째 이유는 우리가 풀뿌리에서 약하다는 점이다. 그들은 풀뿌리가 직업이다.

어디에 민원을 넣어도 새누리는 직업정신으로 대하는데 민주당은 운동권이라서 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다. 새누리에 민원을 넣으면 답이 나오는데 민주당에 민원을 넣으면 피드백이 없다.

친절하지가 않다. 우리가 집권경험 부족으로 민원인을 상대하는 마인드가 안 되어 있다는게 반민주당 정서의 본질이다. 충청강원이 지자체는 민주당 찍었는데 총선과 대선은 등을 돌렸다.

지자체때 민주당 찍어줬더니 이 사람들이 지역민원 해결에 성의가 없더라는 판정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이건 뭐 답이 없다. 민주당이 집권경험을 더 쌓기 전에는.

나쁜 약자의 나쁜 선택

드라마는 나쁜 강자와 착한 약자의 대결구도로 간다. 그러나 그건 드라마가 기승전결의 기에 서기 때문이고, 선거는 결에 선다. 착한 강자와 나쁜 약자의 대결구도로 선거는 치러진다.

공지영, 조국, 이외수, 노종면, 이근행,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정봉주, 탁현민, 진중권, 김여진, 김미화, 김제동, 정혜신, 이명수는 착한 강자들이다. 이 중에 약자는 없다. 이들은 절대로 강하다.

이들이 약한 척 하는 이유는 정권을 못잡아서다. 이명박보다 약하다는 말이고, 현실에서 이들은 강자들이다. 박근혜를 찍은 등신들은 저학력의 약자들이며 그들은 나쁜 사람들이다.

강자는 약자를 돕는다. 왜? 잘났기 때문이다. 약자는 생존을 걱정한다. 방법은? 더 약자를 밟는 거다. 나쁜 약자가 자기보다 더한 약자를 짓밟는 나쁜 결정을 한 것이다. 왜? 나쁘니까.

나쁜 약자들이 나쁜 선택을 한게 이번 대선의 결과다. 대선은 학력대결로 갔고 착한 고학력자와 나쁜 저학력자의 대결에서 나쁜 약자가 더 약한 자를 밟고 올라서는 나쁜 선택을 했다.

물론 20대, 30대, 40대는 나쁜 약자가 아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성공여부는 50대 이후에 판정되기 때문이다. 50대 이후에도 성공 못했다면 나쁜 사람일 확률이 조금 더 높다.

머리가 나쁘든가, 지식이 나쁘든가, 용모가 나쁘든가 어디가 나빠도 나쁘다. 나쁘니까 약자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확률로 보면 그렇다. 교통질서를 지켜도 기성세대는 강자가 잘 지킨다.

50대를 넘었는데도 여전히 약자인 이유는 세력이 없기 때문이고 세력이 없는 이유는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고 신뢰를 잃은 이유는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확률이 그렇다는 거다.

이번 승부의 총평

부자와 빈자의 대결에서 다수의 빈자가 소수의 부자를 이기는게 우리의 컨셉이었다. 결과는? 지자와 무지한 자의 대결에서 다수의 무지한 자가 소수의 지자를 이겼다. 왜? 열등감 때문이다.

공지영, 조국, 이외수, 노종면, 이근행,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정봉주, 탁현민, 진중권, 김여진, 김미화, 김제동, 정혜신, 이명수는 열심히 했다. 성과를 냈다. 그럴수록 열등감은 반대로 돌아선다.

우리가 잘한게 그들이 뭉친 이유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그들을 자극하지 않게 우리가 못해야 하나? 다들 입 다물고 있어야 하나? 만약 나꼼수 없고 이정희 없었다면?

어쩌면 그게 더 승산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꼼수는 침묵, 이정희는 퇴장, 문재인 대신 안철수를 내세우고 저들에게 아부하는 전략. 그래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비현실적이다.

우리는 다양하고 저들은 획일적이다. 우리는 다양하기 때문에 시스템으로 이겨야 한다. 시스템은 어떻게든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비밀작전은 불가다. 노무현의 기적은 한 번 뿐이다.

그렇다면? 48퍼센트, 1400만표로 만족할 밖에. 무지한 저학력자들의 나쁜 선택은 생태계의 법칙이니 포기할 밖에. 열등한 자들은 그렇게 살게 두고 우리끼리 새로운 게임을 할 밖에.

열등의식에 찌든 자들은 비현실로 도피한다. 왕은 현실의 존재가 아니다. 박근혜는 왕을 넘어서 신이다. 상대가 신이면 열등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누가 신을 질투하겠는가?

강자를 섬기려니 창피하고 신을 섬기는 척 연출하기로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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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2-12-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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