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명박을 칠 것인가?

박근혜가 워낙 하는 것이 없으니 정치칼럼도 쓸 거리도 없다. 당분간 정치를 잊어야 할 판이다. 논객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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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제 정신이 있었다면 젊은 40대 미남총리를 앉혔을 것이다. 원래 정치는 그렇게 한다. 왕년의 오세훈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인물 앉혀놓고 뭔가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선전공세를 한다. 그래야 된다.

유권자의 기대치에 맞추려면 계속 약을 풀어야 한다. 이는 필수다. 그런데 박근혜는 제 정신이 없다. 왜냐하면 필요없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레임덕에 빠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스트레스 때문이다.

초반에는 엔돌핀이 팍팍 쏟아져 나와서 의욕적으로 되지만 점차 육체적 한계에 직면한다. 무엇보다 몸이 안 따라준다. 그걸 극복하게 하는건 엔돌핀의 힘인데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만 그게 나와주는 거다.

한국은 단임제라 재선이라는 목표가 없다. 아드레날린 안 나오면 몸에서 탈이 난다. 밀어둔 내상이 한꺼번에 터진다. 고도의 긴장에 빠지면 감기도 안 걸리는데 행사 끝나고 긴장 풀리면 한꺼번에 터진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일단 몸은 살고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레임덕은 필연이다. 박근혜는 취임하기 전부터 레임덕이다. 대통령 되는게 목적이지 대통령 하는건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고 싶었던 거다. 부모를 죽인 대한민국에 대한 앙갚음. 복수는 끝났다. 할배총리를 임명했을 때 속을 들켰다. 게다가 지지자가 없다. 박근혜 지지해서 찍은 사람은 없다.

친이들은 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차선으로 뭉쳤다. 할배들은 박정희의 은덕을 갚으려고 차선으로 찍었다. 할매들은 단순히 동정심 때문에 차선으로 찍었다. 박근혜의 당선과 동시에 동정심은 사라졌다.

이제는 불쌍하지가 않다. 투표장 나오면서 바로 등 돌렸다. 은혜타령하는 할배들도 그 은혜 이미 갚았다. 한숨돌린 친이들도 명박을 지키려면 박근혜를 견제해야 한다. 차선으로 당선되면 매우 위험하다.

김영삼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까지는 최선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1/3은 되었다. 그들이 세력을 이루고 방향을 제시했다. 반면 노태우는 최선 아니고 차선이었다. 초장부터 망했다. 딱 노태우꼴 난다.

김영삼 세력은 군부를 끌어내리고 문민을 하고 싶었다. 그들에게는 김영삼이 최선이었다. 하나회 소탕하여 싹 쓸어버리고 그 빈자리 차지하고 싶었다. 김대중 세력은 냉전을 끌어내리고 평화를 하고 싶었다.

노무현 세력은 권위를 끌어내리고 개혁을 하고 싶었다. 이명박 세력은 진보를 끌어내리고 부동산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무엇을 끌어내리지? 없다. 그 자리에 대체재로 무엇을 갖다놓지? 없다.

방향이 없고 세력이 없고 목표도 없다. 그들은 그냥 박근혜의 당선을 보고싶었다. 당선됐다. 끝났다. 상황종료다. 정치가 살려면 반드시 끌어내릴 대상과 대체재가 있어야 한다. 이게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여성대통령이라는 구호를 걸었으니 남자를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여자를 앉히겠다는 명분이라도 있어야 한다. 근데 그런 계획도 없다. 각료의 반을 여자로 채우겠다든가 하는 근사한 계획도 없다.

◎ 정치는 끌어내릴 것과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박근혜는 원래부터 지지세력이 없었다. 최선으로 보고 찍은게 아니라 차선으로 보고 찍었다. 사상누각이다. 계획대로 찍은게 아니라 투표재미로 찍었다. 초반 지지율 40퍼센트 이하이면 이명박은 깜방에 간다.

아마 둘 사이에는 묵계가 있을거고 서로 아킬레스건을 쥐고 있을 것이다. 전직이 해외로 튀지 않고 국내에 있으면서 계속 뉴스에 뜨면 현직 인기는 곤두박질 된다. 그래서 노태우도 전두환을 친 것이다.

나쁜 존재든 좋은 존재든 뉴스를 생산한다는 그 자체로 현직에게 나쁘다. 아마 이명박과 아이들의 비리가 줄줄이 사탕으로 나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박근혜는 골로 간다. 현직은 전직을 칠 수 밖에 없다.

진보개혁을 못하면 보수개혁이라도 해야 한다. 지금 보수개혁으로 할 것은 재벌압박, 깡패소탕, 간첩조작, 전직처벌 밖에 없다. 지금 재벌위협 하고 있는데 석달도 못간다. 근혜는 재벌보다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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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는 법을 거느려야 하고 법은 술을 거느려야 합니다. 거느리는 것이 없이 바로 목적지로 가면 반드시 죽습니다. 그러므로 좋은 일일수록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고 과정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의 법은 진보, 술은 보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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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3-02-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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