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의 예고된 참사

패배는 예고된 것이었다. 빌어먹을 종편에서 100억씩 내고 중계를 한 것도 그렇고, 필자가 네덜란드전 중계를 안 본 것도 그렇고. 다들 시큰둥했다. 박근혜 이후 한국은 ‘한 번 해보자’는 열기가 사라졌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병역혜택도 없고. 하긴 대통령부터 파업하고 있는 판에 누군들 의욕이 나겠는가?

박병호, 추신수, 유현진이 빠진다고 할 때도 그렇고 정근우, 전준우, 김태균, 장원준 등 허접들이 나선다는 것만 봐도 그렇고. 진작에 알아봤다.

왜 류중일이 대표팀 감독인가? 작년 우승팀 감독이 우승팀 선수 주축으로 선수단을 꾸리라는 거다. 구조론의 의사결정원리에 따라 반드시 팀의 중심축이 있어야 한다. 우승팀인 삼성이 구조론의 축을 차지하라는 말이다.

51 대 49다. 삼성을 51로 쓰고 나머지 팀들로 49로 채워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롯데팀이 되었다. 이대호, 송승준, 장원준, 강민호, 정대현, 손아섭, 전준우가 웬말인가? 롯데가 어떤 팀인가?

최근 10년 안에 우승은 커녕 준우승도 한 번 못해본 팀이다. 롯데선수 주축으로 할거면 롯데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해야지. 장난하나?

결국 팀의 구심점이 없게 되었다. 이승엽은 노장이고, 이대호는 해외파고, 국내파 중심으로 굳건한 축을 형성하지 못했다. 언론보도를 따르면 나이대별로 대략 세 개의 그룹으로 갈라져서 따로 놀았다고 한다. (이승엽은 나이 때문에, 이대호는 너무 많은 돈을 벌기에 겸손 차리느라 팀을 휘어잡을 수 없다.)

한국 특유의 선후배주의가 내부에 굳건한 중심축이 있을 때는 똘똘 뭉칠 수 있는 기반이 되지만, 그 축이 없을 때는 콩가루집안이 되게 하는 것이다.

류중일의 선수기용도 이해할 수 없다. 정근우, 김태균은 작년부터 컨디션이 나빴다. 게다가 김태균은 꼴찌팀이다. 한화가 왜 망가졌나? 똑딱이 김태균의 느린 발 때문에 망가졌다. 왜 기용하는지 알 수가 없다.

전준우는 롯데에서도 실력이 없었다. 쉬어가는 타선이었다. 타율 2할 5푼이면 2군으로 가야한다. 1군도 간당간당한 선수를 왜 대표팀에 넣었나? 정근우는 토탈 3할을 넘게 치는 선수인데 작년에는 고작 2할 6푼이었다.

작년이 최악의 시즌이었던 것이다. 전성기의 3할 5푼에 비하면 무려 1할이 떨어졌다. 이렇게 급추락한 선수를 왜 넣나?

결국 이름값만 보고 넣은 것이다. 근데 그 이름값이 2년전 이름값이다. 윤석민이 컨디션 안 좋은데도 넣은 것은 지면 책임전가 하려는 것이다. 2년 전에는 윤석민도 날아다녔고 정근우도 날아다녔다.

당연히 우승팀인 삼성선수 주축으로 해야하는데 오승환 하나만 보이고 나머지는 8개구단을 고루 넣어준 것이다.

작년에 17승을 올려 삼성을 우승시킨 장원삼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을 정도이다. 왜 작년에 17승 올린 우승팀 선수를 빼고 고작 9승을 올린 하위팀 선수가 선발로 나서나? 이게 말이 되나?

돌았냐? 정신병자냐? 산수 안돼? 1 1=얼마지? 17과 9 중에 어느게 큰 숫자야? 1등과 5등 중에 어느게 낫냐? (물론 알려지지 않은 내부적인 고충도 있었겠지만 그 역시 감독의 역량에 달려있다.)

유명세 뒤에 숨는 감독의 책임회피다. 덜 유명한 장원삼을 올려서 지면 욕먹을까봐 유명한 윤석민을 앞세운 것이다. 자기 선수도 아닌 남의 구단 선수를 말이다. 그냥 삼성팀이 나섰어도 2라운드는 거뜬히 갔다.

절대적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 분위기 흐름이 가능한 구조, 기세가 작동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무조건 우승팀이 절반을 가져가야 한다.

한비의 가르침을 좇자면 세(勢) 법(法) 술(術)이라 했다. 세는 기세로 가는 거다. 51 대 49를 만들어야 기세가 만들어진다. 방향제시다. 무조건 작년에 우승한 팀의 방향으로 가는 거다. 패배한 팀은 닥쳐야 한다.

법은 공평하게 원칙대로 하는 거다. 이때는 데이터가 중요하다. 김성근 병법이 법이다. 술은 현장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거다. 꼼수도 쓰고 하는 거다. 결과적으로 세도 없고 법도 없고 술도 없었다.

우승팀을 뒤로 빼고 4등팀을 주축으로 넣어서 기세를 타지도 않았고, 기세를 연출하지도 않았다. 기세는 팀을 이끌어줄 인기있는 중심축을 앞세워야 얻어진다. 법은 김성근식으로 합리적인 결정이다. 술은 상대팀을 잘 분석해서 꼼수라도 쓰며 그때그때 임기응변 하는 거다.

세가 중요하고 다음이 법이고 다음이 술이다. 세가 망하면 법도 망하고 술도 망한다. 법은 특히 무능한 리더의 면피수단으로 될 때가 많다. 언뜻보면 화려하고 공정해 보이지만 헛점이 있는 팀이 대개 그렇다.

외부에서 책잡을 수 없게 해놓는 것이다. 예컨대 자기 선수는 눈빛만 봐도 컨디션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윤석민은 자기 선수가 아니다. 류중일이 윤석민을 봐도 컨디션을 모른다. 의사소통 망한다.

윤석민 입장에서도 다른팀 선수들이 우글거리는 판에 컨디션 조절이 쉬울 리 없다. 윤석민을 에이스로 세울거면 기아팀을 주축으로 했어야 했다. 근데 그건 아니잖는가?

윤석민 안 넣으면 항의가 날아온다. 감독이 편파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해서 졌다는 말 나온다. 결국 욕안먹으려다가 망하는 것이다. 비겁자의 의사결정이다. 류중일은 초보감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기려면 구조론의 의사결정 원리를 따라야 한다. 무조건 51 대 49다. 그래야 방향이 생기고 흐름이 생기고 이심전심이 작동한다. 무의식이 돕는다. 스트레스 덜 받고 기세가 살아난다. 의욕이 생긴다. 창의적 야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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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팀도 애초에 망조가 들었다. 왜인가? 우승팀이 아닌 꼴찌팀을 주축으로 선수단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찍은 유권자가 누구인가? 저소득층 패배자, 저학력층 패배자, 비수도권층 패배자, 고령층 패배자다. 한마디로 작년에 꼴찌한 에러전문 한화팀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구성한 것이다. 그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걍미친 거다.

상대적으로 고소득, 고학력, 수도권, 젊은이, IT중심 혁신그룹이 지지하는 당이 집권해야 나라가 바르게 간다. 조직의 생장점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구조는 언제라도 정답을 제시합니다. 지는 이유는 구조대로 안 해서, 혹은 어떤 이유로 구조대로 할 수 없어서입니다.어쨌든 우리는 정답을 알고 있기에 설사 지더라도 전투를 거듭할수록 승리확률을 올려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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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3-03-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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