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장성택
김정은과 장성택의 권력투쟁을 단종과 수양대군 관계로 보는 사람도 있다. 사극을 너무 많이 본 거다. TV가 바보상자인 이유가 있다.
이번 사건으로 김정은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면 왜? 손해를 감수하고 결단을 내려야 했다. 대북송금특검으로 노무현은 타격을 입었다. 손해보는 짓을 왜 했느냐고? 한나라당 때문이었다.
한나라당이 이거 물고 늘어지면 5년 간다. 5년간 식물대통령 되는 수 있다. 선제대응 한 것이다.
장성택은 말하자면 박근혜에게 이명박 같은 존재다. 박근혜가 이명박을 처리한다면 무엇때문이겠는가? 그래야 본인이 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박근혜가 이명박을 처리하지 않는 이유는? 그 정도의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노태우가 전두환을 백담사 보낸 이유는? 그렇게 해야 본인이 살기 때문이다. 전두환을 백담사 보낸 이후 노태우는 물태우로 조롱되었다. 한 팔을 꺾인 것이다. 두 팔 안 꺾인게 다행이다.
만약 노태우가 버텼다면? 두 팔 다 꺾였다고 봐야 한다. 그는 중간평가에 걸려 5년 임기를 채우지도 못했을 것이다. 노태우는 1988년 11월에 전두환을 백담사로 보내고, 1990년 1월 22일에 3당야합을 했다.
전두환의 유배는 삼당야합을 위한 사전조치였다. 이는 노태우의 적절한 선제대응이었다. 만약 노태우가 전두환을 끼고 돌았다면? 재미있게 되었을 것이다.
김정은이 장성택을 친 것은 노태우가 전두환을 내친 것과 같고, 김영삼이 전,노를 구속한 것과 같다. 본인이 살기 위해 자기 한쪽 팔을 잘라낸 것이다. 그 결과는? 서서히 몰락하는 것이었다.
노태우는 김영삼에게 권력을 양도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뺏겼다. 김영삼 역시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은 악몽이었다. 원하지 않는 짓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래야 잠시라도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잘 먹고 잘 산 사람은 아직 없다. 모두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최악을 피하려 차악을 선택한 것이다. 김정은 역시 궁지에 몰려 차악을 선택했다. 그 정도로 권력기반이 취약했다.
전두환 역시 마찬가지다. 모르는 사람은 전두환이 박정희 후계자 답게 처신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전두환때 박근혜는 찬밥신세였다. 전두환이 일체의 박정희 추모행사를 열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껌값 6억 주고 날로 먹은 것이다. 박근혜가 가장 대접받은 때는 김대중 대통령 때다.
결국 현직은 본인이 살기 위해 전직을 치며, 이러한 행위는 일시적으로 숨통을 틔어주는 효과가 있지만, 길게 보면 결국 세력이 약화되어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 호르시초프가 스탈린을 쳤다가 재미를 보지 못한게 그렇다.
개방했다가 몰락한 고르바초프도 그렇다. 일시적으로 살지만 길게 보면 죽는다. 중국이 모택동격하운동을 하지 않고 비티기로 일관하거나, 김정일이 김일성과 차별화하지 않고 버티는 예와 비교된다.
김정은이 지금 김정일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몰릴 만큼 몰렸을 때 나오는 최후의 발악과 같다. 그러나 박근혜보다는 낫다. 박근혜는 자신이 몰렸다는 사실 조차도 모른다. 망상에 빠져 있다.
진정한 지도자는 몰렸을 때 죽음으로써 영원히 사는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다 잘되는 길은 원래 없다. 좋은 시대를 타고 나면 레이건처럼 과대평가 되고, 나쁜 시대를 타고 나면 고르바초프처럼 욕 먹는다.
옐친은 하필 기름값이 쌀 때 집권했고, 푸틴은 하필 기름값이 비쌀 때 집권한 거다. 옐친은 운이 나빴고 푸틴은 운이 좋았다.
노무현이 송금특검을 받고, 노태우가 백담사로 보내고, 김영삼이 둘을 감방에 보내고, 이명박이 정치보복을 하는 판에, 박근혜는 왜 이명박을 싸고돌까? 왜 당연한 정치수순을 밟지 않을까?
대통령 노릇에 관심없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자기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뿐. 한복 코스프레 하고 싶었을 뿐. 업적 따위에는 관심없다. 대통령 사퇴하겠다는 그 때의 그 말이 빈 말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정리하면..
◎ 전직을 치면 일시적으로 살지만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
◎ 그래도 할 일은 해야 자신의 업적을 쌓을 수 있다.
◎ 김정은이 살려고 적극적 의사결정을 했다.
◎ 박근혜는 암것도 모르고 동면중이다.
◎ 그렇다면 국민이 결정한다.
박정희는 이승만 깎아내리기로 20년 해먹었다. 전두환은 과외금지, 야간통금해제, 프로야구, 박정희 추모금지 등으로 박정희와 차별화를 해서 그나마 버텼다. 노태우는 기발한 백담사 아이디어로 버텼다. 김영삼은 전노구속으로 버텼다. 김대중은 IMF로 자동해결 되었다. 노무현은 송금특검으로 겨우 총선을 이겼다. 이명박은 노무현죽이기로 정권재창출했다. 언제나 현직은 전직을 쳤다. 그래야 본인이 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는 이명박감싸기로 심청의 의리를 증명할 태세다. 하여간 역사에 없던 일이다. 기억해야 한다. 박정희는 이승만을 찬양한 적 없다. 이승만 부활은 백 퍼센트 조중동 작품. 이승만도 조선왕조 왕족 후손들을 철저하게 괄시했다는거.
심지어 오바마도 클린턴의 인기를 불편해 하는 마당에 말이다. 어느 미친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거취가 계속 관심을 받고 이슈로 되는 것을 방치하겠는가? 그랬다간 영이 안 서는 판에. 김정은이 장성택을 친게 아니라 군부를 잡아 영을 세우려고 읍참마속 격의 선수를 친 거다. 이게 선제대응. 김정일과 차별화 신호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