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에 시비하는 분이 간간이 있으나 이죽거리기나 할 뿐 진지하게 달려드는 사람을 보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3합이 오가기도 전에 인신공격이 나오고 욕설이 나오는게 보통이다.

진리라는 황금을 챙기는 판에 참을줄 알아야지, 자기 언어에 감정을 실으면 그게 사실상 항복선언이다. 나도 만나는 논객마다 시비붙던 때가 있었는데 작정하고 기본 한 달은 물고 늘어졌다.

이곳은 광장이 아니라 연구소다. 연구실적으로 덤벼야 핑퐁을 해도 상호작용이 되어준다. 구조론은 방법론이다. 방법론 보고 방법론이 어떻고 하는건 시비거리가 안 된다. 이유는 따로 있다.

안그래도 화가 날만큼 엿같은 시대다.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신 후 명박이나 국정원이나 근혜나 한길이나 철수나 다 마뜩치 않다. 이곳 분위기도 다운되었다. 경제도, 정치도, IT도 다 불경기다.

그럼 다른 곳도 많은데 왜 하필 여기서 화풀이인가? 시빗거리가 있다. 구조론이 대단하다면 왜 당장 결과를 내놓지 못하느냐 말이다. 그러나 그게 쉬우면 이전에 남들이 다 해먹었을 거다.

소실점은 눈으로 보면 보인다. 사람들이 뻔히 보이는 소실점을 다빈치가 일러주기 전에는 알아채지 못한 이유가 있다. 심지어 소실점을 중국인에게 알려줬는데도 300년간 못본 이유가 있다.

일본에도 알려줬는데 제대로 못 본게 우키요에다. 조선에도 알려줬는데 김홍도가 엉터리로 그린게 이유가 있다. 김홍도도 북경에서 나름대로 배운다고 배웠는데 그려놓고보니 맞지가 않다.

  • 19세기 책걸이 그림..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맞지가 않다.-

선들이 한 점에서 모두 만나야 한다. 그런데 만나지 않는다. 분명히 이건 서양인들에게 배운 것이다. 근데 뻘로 배웠다. 건성으로 들었다. 조선이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다들 진지하지 않은 것이다.

300년간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이 총들고 오기 전에는. 왜 다빈치인가? 다빈치는 대충 보여주지 않았다. 이런게 있으니 알아서들 하시라가 아니라 봉건에 빠진 그들을 완전히 굴복시켰던 거다.

인류사 1만년에 허다한 인걸이 다녀갔는데 내게까지 돌아올 차례를 남아있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구조론은 백년의 계획으로 가는 것이며 낡은 학계 시스템에 끼어들려는게 아니다.

시스템이 시스템인 이유는 통째로 갈아야 하기에 시스템이다. 학계 바깥에서 또다른 학문의 전통을 세우고 계보를 만드는 거다. 그러므로 이 또한 시비붙으려는 자의 트집일 뿐 진짜는 아니다.

진짜는 무엇인가? 간단하다. 내가 그 사람들을 싫어하므로 그들도 나를 싫어하는 것이다. 내가 뽕짝은 노래가 아니라 하고, 이발소 그림은 그림이 아니라 하고 지하철 시는 시가 아니라 한다.

강신주 노가리는 철학이 아니라고 하니 그들이 화를 내는 것이다. 따는 화를 낼 법 하다. 사실 화를 내라고 하는 말이다. 거짓을 보면 마땅히 화가 나야 한다. 그래야 진짜를 알아볼 수 있다.

쇠붙이만 자성이 있는게 아니다. 다른 물질들은 마주보고 상쇄되어 자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안에 사랑이 있지만 자기애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외부로 표현되지 않는다.

내부의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형태가 일어난다. 대칭을 비대칭으로 유도해야 존재가 벌떡 일어선다. 의도적으로 자극하여 감추어진 에너지를 끌어내려는 것이다. 집적거리는 거다.

내가 그 사람들을 업수이 여기고 함께 놀아주지 않으니 그들이 화가 나는 것이다. 내가 의도를 가지고 고의로 그렇게 한다. ‘다 함께 모이자’고 해놓고 ‘너는 일베충이니 빠져!’ 그런다.

사실 이런 논쟁은 이천오백년 전부터 있어왔다. 오세님이 생각의 정석 30회 에 가져다 놓았듯이 이판은 사판을 비웃고 성철은 숭산을 비웃는다. 큰 스님은 대중과 만나주지 말아야 한다.

봉암사는 1년에 하루만 문을 연다. 혜가라도 팔을 자르지 않으면 달마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다. 원래 그렇게 한다. 그러니 당연히 불만이 있는 것이다. 입장 바꾸어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팔을 자르기 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좋은걸 너주랴?

화장실 갈 시간이 넉넉하게 있는 사람은 철학자일 수 없다. 젊은애들과 만나서 노닥거릴 시간이 있는 사람은 철학자일 수 없다. 필자가 5천원짜리 이발소 찾는게 돈 아끼려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5분 안에 깎아주기 때문이다. 1분이라도 내 시간 뺏기는게 싫은 것이다. 평일은 보통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의자에 앉아 있는다. 걸으면서도 생각하고 밥먹으면서도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한다. 봐야하는 영화가 백편 밀려있지만 볼 시간이 없다. 시간 나면 하려고 적어둔 아이디어가 수백이지만 시간이 안 난다. 페렐만이 그러는 이유는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거다.

그게 진짜다. 당연히 그러고 싶어야 한다.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고 믿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석가는 고가 있다고 주장했고 예수는 죄가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문제가 있는가? 아니다.

◎ 인간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 X )

◎ 인간은 엔진 돌릴 에너지가 없다. ( O )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반대로 에너지가 없는 것이다. 진리를 봐도 뇌가 반응하지 않는게 문제다. 영어 이야기 나왔지만 뇌가 반응하지 않는게 문제다. 대중에게 친절하면 사기꾼 라즈니쉬다.

세상에 영합하지 말고, 세상이 필요로 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진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부모잃은 고아가 친부모 찾은 듯이 기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말하고 싶지가 않다.

이해는 한다. 나도 뇌가 전혀 반응하지 않는 지점이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다는데 이상하긴 하지만 그 사람들은 거기에 반응하는구나 하고 인정한다.

한 사람이 깨달으면 모두가 깨달은 것이다. 진리가 존재하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2014년에 그걸 어떻게 주물러서 뭔가 연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는 넓고 세월은 장대하다.

내가 고아가 아니고 부모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꼭 부모와 손잡고 눈물흘리며 포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성철이냐 숭산이냐, 이판이냐 사판이냐, 연구소냐 광장이냐 선택해야 한다.

사이트를 관리해줄 2인자가 있으면 그분에게 맡겨서 분위기를 띄울 수도 있겠으나 지금은 다들 제 일 하기 바쁘다. 책을 여럿 만들었지만 홍보도 하지 않는다. 읽을 사람만 읽어야 한다.

요즘 신규 방문자는 유튜브에 올리는 동영상 보고 찾는 분이 많다. 일부러 동영상은 게시판에 공개하지 않는다. 좋은 것을 내가 갖지 남주겠는가? 잘 찾아보면 있다. 인연이 있으면 닿는다.

철학은 에너지다. 뇌가 반응하는 것이다. 호르몬 싸움이다. 에너지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섣부른 인상비평 나오면 그게 에너지가 없는 거다. 함부로 감정을 실으면 역시 에너지가 없는 거다.

일부러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지구 어딘가에 있으면 된 거다. 중요한건 노무현이 아니라 인류이기 때문이다. 인류 안에 노무현 유전자가 있으면 다행이고 없으면 슬픈거다.

진리를 보고도 뇌가 반응하지 않는 사람, 아무런 기쁨 느끼지 못하는 사람, 진리 그 자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내면의 에너지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나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

상대성의 세계에 빠져 희희낙락인 사람, 무작정 내려놓으라며 의사결정 회피에 분주한 사람, 마음의 평정에 골몰하는 자기애 환자들은 타격받아야 한다. 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유도해야 한다.

결론을 내리자. 내부의 에너지를 끌어내고 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쇠가 자석에 붙는다. 이판도 필요하고 사판도 필요하지만 이판이 먼저다. 소승도 필요하고 대승도 필요하지만 대승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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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4-03-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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