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와 구조주의

현대는 구조의 시대다. 세상을 구조로 보는 관점은 움직일 수 없는 세계사의 큰 조류라 하겠다. 그런데 어떤 측면에서 보면 세상을 구조로 이해하는 조류의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마르크스다.

토대와 상부구조 따위 구조론의 용어가 등장하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서구 구조주의 철학은 마르크스주의의 대척점에 서 있다. 구조로 보는 것은 같은데, 삐쳐서 등돌리고 있다. 왜 삐쳤을까?

그런데 마르크스주의 역시 기독교와의 대척점에 서 있다. 문제는 기독교 관점이다. 서구철학은 근본적으로 기독교의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기독교를 비판하면서 한 몸이 되어 있다.

구조론은 마르크스의 구조적 시야와, 서구 구조주의 철학의 관점을 동시에 극복하는 완전히 다른 눈을 가지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모두 연결된다. 구조론은 간단히 세상을 구조로 보는 것이다.

일본은 왜 저렇게 찐따같을까? 섬나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왜 저렇게 만만디일까? 역시 대륙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구조가 섬이냐 대륙이냐 반도냐 하는 지리구조에 연동되어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론적 시각이 아닌 것은? 히틀러 식으로 말하면 독일인은 우월한 아리안 민족이고, 러시아인은 열등한 슬라브 민족이며, 인종적 우월성과 열등성 구분으로 민족의 운명이 결정된다.

과연 그럴까? 아리안족은 우월한 종족일까? 이런건 개소리고 그냥 섬이면 섬, 대륙이면 대륙, 반도면 반도로 지리적인 구조가 각 집단의 의사결정구조를 낳고, 의사결정구조가 다 결정한다.

문제는 구조론이 주목하는 지정학적 구조가 바깥의 소통구조라는 데 있다. 그런데 보통 구조라고 하면 내부구조를 생각하게 된다. 구조는 집단이나 조직 안에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철학의 가는 길이 갈라진다. 정확히 말하면 구조는 안과 밖에 걸쳐져 있다. 그리고 정답은 바깥의 소통구조가 내부구조로 복제된다. 내부구조는 잘 보이고 바깥구조는 잘 안보일 뿐이다.

아파트가 철근으로 지으면 15층까지 짓고 더 층수를 높이려면 빌딩식으로 H빔을 쓰는데 아파트식 내력벽이냐 빌딩식 기둥이냐 구조가 다르다. 이 구조는 모두 건물 안에 있다. 과연 그럴까?

아파트 층수는 지구의 중력에 대항하고 바깥의 풍력에 대항한다. 빌딩의 높이는 태풍이 불 때 초속 50미터 바람에 맞선다. 결국 바깥에서 때리는 중력과 풍력과 지진이 내부구조를 결정한다.

◎ 마르크스 – 구조는 바깥에 있다. 바깥 세계를 혁명하자.

◎ 서구 구조주의 – 구조는 안에 있다. 안쪽 사정에 따라 다르니 문화상대주의라서 북한이고 아프리카고 간에 내부사정을 존중하여 건들지 말고 냅두자.

이쯤되면 구조론의 관점이 어느 면에서는 차라리 마르크스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문화상대주의는 한 마디로 ‘마르크스가 아프리카에 혁명을 수출해서 잘된게 뭐 있냐? 아프리카는 걍 그렇게 살게 냅둬라!’ 이건데 그러자 중국이 아프리카를 다 먹어치우려 든다.

결론적으로 문화상대주의는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핑계대고 비겁하게 도망치는 것이며, 그렇게 도망친 결과로 중국만 이롭게 한 것이다. 이는 서구 구조주의 철학의 실패다.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너희는 졌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니 탈근대니 랑그와 빠롤이니 이런 단어 쓰면서 우쭐대는 인간들 많은데 너희는 졌다. 중국한테 털렸다. 강신주 부류들 말이다. 이거 인정해야 진도를 나갈 수 있다. 거대담론을 버리면 안 된다.

무엇인가? 기독교가 세계구원을 표방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서는 마르크스주의가 세계혁명으로 대응했고, 세계 대 세계로 너무 덩치를 키워서 과대망상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뭐냐하면 구조가 100일 때 마르크스는 1쯤 본 것이다.

자본론은 두껍지만 내용은 없다. 한 줄로 요약된다. 기독교 미워미워미워미워 무한반복. 마르크스의 구조적인 시야는 큰 틀에서 옳다. 다만 1을 알아놓고 100을 알아낸 것처럼 허풍을 친 것이다.

산수 해서 ‘1 1=2’ 알아낸 사람이 달나라에 로켓을 보내겠다고 호언장담한 것이다. 물론 산수를 계속 발전시키면 달나라에 갈 수는 있다. 근데 말이다.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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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4-05-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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