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는 이야기지만,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탈무드 에피소드에서 말하듯이 같은 굴뚝을 청소한 두 굴뚝청소부 중에서 하나만 검댕이가 묻지 않고 얼굴이 멀쩡할 수는 없다.
미꾸라지와 붕어는 같은 물에 살지 않는다. 99퍼센트 미꾸라지는 양심적인데 한 두 마리의 나쁜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일으키는게 아니고, 원래 미꾸라지는 구정물에만 살고 붕어는 맑은 물에 산다.
그 물에 서식하는 이상 누구도 깨끗할 수 없다. 하나가 썩었으면 전부 썩었다. 귤상자에서 썩은 귤 하나가 발견되었다면 사흘 안에 다 썩는다. 문제의 썩은 귤을 골라내도 홀씨는 이미 전파되었다.
귤상자째로 버려야 한다. 구석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가 발견되었다면 장롱 뒤에 300마리의 바퀴벌레가 숨어 있다. 300마리가 혈투를 벌이다가 그 중에서 한 마리가 못 견디고 튕겨나온 것이다.
부분의 오류는 전체가 바로잡아야 한다. 하부구조에서 말썽이 일어났으면 상부구조가 잘못된 것이다. 구원파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기독교 전체의 문제다. 기독교가 잘못했다면 종교계 전체 문제다.
한 마리 미꾸라지를 걸러내는 내부자정 시스템을 기독교는 갖추지 않고 있다. 기독교 전체, 종교계 전체를 싸잡아 비판해야 한다. 종교계, 학계, 언론계를 막론하고 기득권을 싸잡아 타격해야 한다.
구원파가 예정설을 팔지만, 구원파의 논리를 권신찬에게 알려준 사람은 미국인 목사다. 미국인이 한국인이 장차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론을 알려주었을 리 없다. 아이디어 출처는?
강증산이다. 모든 한국 사이비의 뿌리는 강증산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시대의 미륵신앙까지 가지만 이건 논외로 하고, 일단 20세기 이후 모든 사이비는 강증산의 아이디어를 부분표절한다.
통일교 문선명이든, 순복음 조용기든, 모두 강증산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구원파도 예외가 아니다. 논리는 간단하다. 중국은 우둔하고 러시아는 흉악하므로 영악한 일본에게 잠시 맡긴다는 거다.
강증산이 천지도수를 제어하여 미래의 역사를 다 예정해놨는데, 잠시 일본에 한국을 맡겼다가 되찾아와서 자기부하들에게 너는 일본총독, 너는 중국총독, 너는 인도총독 하며 한 자리씩 주는 거다.
이게 먹혀서 수없이 많은 사이비 분파가 발생한 것이며, 기독교도 예외가 아니다. 필자의 말도 원조를 따지자면 사이비를 비판했다가 사이비에게 피살된 탁명환(이 자도 사이비 출신)의 이야기다.
기독교는 강증산의 아이디어를 약간 변조하여 한국이 곧 동방의 이스라엘이며, 이스라엘이 한때 이집트에 종살이하다 또 바빌론에 붙잡혀갔듯이 한국도 일본, 미국의 지배를 차례로 받는다는 거다.
이스라엘도 솔로몬왕 이후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분단되었는데 한국 역시 남북한으로 분단된다는 거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면 굉장히 그럴듯하다. 모르는 사람은 그냥 넘어간다. 그런데 넘어갔다.
문창극은 기독교인들이 노상 하는 소리를 녹음했다가 재생한 것 뿐이다. 자기 아이디어가 아니므로 반성하지 않는다. 조용기의 한세대건, 구원파의 세월호건 세자 붙은건 한국의 세계지배를 뜻한다.
도대체 성경책 어디에 한국의 세계지배가 나오느냐고. 이런걸 교묘하게 암시하는건 전부 사이비다. 한국기독교는 통째로 사이비거나 혹은 사이비를 방치하였거나 혹은 그러한 사이비 유행을 즐겼다.
무엇이 문제인가? 신사참배다. 신사참배하고 기독교를 버린 배신자들이 한국교회의 상층부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며, 그 자들이 친일전력을 물타기하기 위해 널리 유포된 강증산의 궤변을 써먹는 거다.
우리나라의 조폭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무슨 파라는 것은 의미없다. 전화해서 큰형님 부르면 된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기독교 역사는 짧다. 그들은 모두 연결되어 마피아를 이루고 있다.
교회마다 다르고 목사마다 다르겠지만, 탁명환이 이런거 폭로할 때 모른척 하다가, 혹은 사이비 목사들이 그런 짓 할 때 방조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걔네들 사이비의 잘못이라고 변명하는건 죄다.
일전에도 만민교회 이재록이 하나님(성경에 이재록이 하나님이라는 증거가 나온대.)이라고 암시하는 전단을 뿌리며 버스로 신도를 실어나르는 것을 봤다. 이를 방치하고 즐긴 기독교 모두 공범이다.
온누리? 새누리? 이들은 모두 한패거리다. 이재록과 문창극과 박근혜는 동일인이다. 모두 강증산의 졸개들이다. 그들은 같은 굴뚝에서 기어나온 주제에 자기만 특별히 얼굴이 하얗다고 주장한다.
한국교회의 타락은 이 시점에 시작되었다.썩은 뿌리에서 좋은 잎이 나지 않는다. 소돔과 고모라의 운명을 피해갈 수 없다.
그들은 신사참배의 원죄를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목사들 중 한 명이 신사참배했으면 모두 참배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