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이 모든걸 망쳤다
이번 보선 결과는 다들 짐작했을 것이다. 문제는 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져도 더럽게 졌다는 거다. 다들 이기는데 관심이 없더라. 자기편에게 총질하기 바쁘더라. 와신상담하는 자세가 보이지 않았다.
김, 안 망해서 잘됐다는 식이다. 조조가 쳐들어 오는 판에 원가형제들이 서로 싸우는 형국이다. 한쪽에서는 가짜 친노들이 김, 안 밉다고 권은희를 저격하고, 다른 쪽은 친노 밉다고 새누리 찍고.
4년 전 유시민 밉다고 노인네들이 사표 만들더니, 이번에는 김진표 밉다고 젊은이들이 사표 만들었다. 악순환이다. 김, 안 물러가서 속이 시원한가? 다음에는 복수한다고 문재인을 저격할텐데도?
동작에 호남인구 비율이 40퍼센트라 한다. 그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 지금 호남을 통제할 거물 정치인이 없다. 순천에서 이정현 찍겠다는건 한번 해보는 제스처인데 말리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아무도 말리지 않으니 오기로 이정현 찍는다. 과거라면 동교동에서 움직이면 해결이 되었다. 지금은 그런게 없다. 친노와 호남은 원수가 되었고 변희재만 만세를 부르고 있다. 판을 못 짜는 거다.
이번 보선은 지더라도 길게 보고 호남인물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했다. 노무현 때도 보궐선거는 판판이 다 졌다. 40연패라는 말 나왔다. 지는건 문제가 아니다. 예쁘게 져야 판을 관리할 수 있다.
여당과 야당의 일대일 구도는 착각이고, 실제로는 여당과 여당이 아닌 기타등등이 모여있는 거다. 기타등등의 머리는 지식인이다. 그런데 지식인은 표가 없다. 그러므로 존재를 감추어야 한다.
지식인이 전면에 나서면 선거 망한다. 이건 삼척동자도 아는 거다. 초등학교 교실만 해도 공부 잘 하는 범생이가 반장 되면 반장이 왕따된다. 반장은 공부 못해도 싸움 잘 하는 애가 적격이다.
호남이 전면에 나서면 충청과 강원이 삐쳐서 돌아서기 때문에 안 좋다. 우리쪽은 지식인 고졸 젊은이 호남 IT가 연합해서 다국적군을 이루고 있다. 고졸 젊은이 IT를 전면에 세워야 한다.
이렇게 해서 된 사람이 노무현이다. 안철수는 여기서 고졸이 빠지고 젊은이 IT로 뜬 것이다. 그런데 약하다. 호남이 나서면 충청강원이 빠지고 지식인이 전면에 나서면 고졸표가 빠져나간다.
그러므로 보궐선거와 같은 중간정거장은 오히려 호남이 먹는 판이어야 한다. 큰 승부에서 호남을 전면에 세울 수 없으므로 작은 선거에서 호남인재를 키워야 하는 거다. 문제는 통제가능성이다.
지식인 고졸 젊은이 호남 IT의 균형이 맞으면 내부를 통제할 수 있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통제불능이 된다. 이 중에서 균형자 역할을 수 있는 세력은 젊은이 IT다. 이들은 신규자원이다.
지식인 고졸 호남은 숫자가 고정되어 있으므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없다. 이들은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가 나가는 구조다. 젊은이와 IT세력은 옛날에 없던 새물이므로 숫자가 늘어도 상관없다.
젊은이가 대거 몰려온다고 해서 호남표가 등돌리는 일은 없다. 젊은이 IT의 포지션에 누가 있나? 안철수가 있다. 그래서 안철수가 졸지에 뜬 것이다. 안철수를 밀어낼 명분을 가진 세력이 없다.
안철수가 부인을 내세워 무주공산 호남을 먹으려 들때부터 스탭이 꼬였다. 호남이 안철수 손을 들어주는 순간 상대쪽과 딜을 할 카드가 사라져 버린다. 호남은 공연히 손해만 본 입장이 되었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안철수가 호남에서 철수하고, 호남을 대표할 정치인을 키우는 것이다. 가장 잘못한건 김어준이다. 김어준은 나꼼수로 떴는데 그 과정에 정치노선을 바꾸었다. 친노를 버렸다.
지식인과 고졸은 상극이다. 이들은 서로를 미워한다. 노무현을 지지한 다수는 고졸이었다. 딴지일보 시절 김어준은 고졸의 지지를 받아 떴다. 그런데 근자에는 갑자기 먹물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좌향좌 한 것이다. 황우석 때문에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갑자기 김어준 주변에 먹물친구가 많아졌다. 김어준이 FTA반대, 구럼비, 밀양을 외치는게 말이나 되나?
김어준이 언제부터 FTA 반대세력이었지? 김어준은 ‘우리는 강팀이다’ 하는 긍정주의자가 아니었나? 언제는 ‘쫄지마!’ 하다가 지금은 본인부터 잔뜩 쫄아서 ‘엄마 미국이 무서워요!’ 이러고 있다.
우리가 언제부터 미국을 무서워했지? 세계에서 미국, 일본, 중국, 유태인을 우습게 보는 유일한 집단이 한국 아니었나? 김어준이 쫄아서 약팀을 자인했을 때부터 모든게 물거품이 되기 시작했다.
김어준으로 떴고 김어준으로 망했다. 나꼼수의 좌경화가 시발점이었다. 나꼼수는 점차 좌파들 입맛에 맞추어졌다. 거기다가 KBS의 민간인사찰 폭로가 기름을 부었다. 뇌가 있으면 생각을 해봐라.
민간인사찰 폭로가 총선에 보탬이 될걸로 봤나? 바보냐? 대선 때는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폭로했다. 그게 득표에 도움이 될걸로 봤나? 미쳤구만. 야당이 폭로전을 해서 언제 재미본 적이 있나?
민간인사찰 폭로나 국정원선거개입 폭로는 이기면 자기 공으로 돌리려고 적군이 다가오기도 전에 총을 쏴버린 것이다. 선거막판에 대형폭로는 무조건 여당에 유리하다. 선거 한 두 번 해보나?
도박판에서 판돈을 올리면 무조건 돈 많은 넘이 먹는다. 노인네들이 선거에 관심 가지면 무조건 투표한다. 선거를 조용하게 치러야 이긴다. 풍악을 울려라 하고 기고만장하게 선거를 했다. 졌다.
지식인 고졸 호남 젊은이 IT세력이 정확하게 균형을 가질때만 우리가 선거에 이길 수 있다. 좌파지식인 고졸노빠 호남은 서로 친하지 않다. 여기서 균형자 역할을 할 세력은 젊은이 IT다.
중요한 것은 균형자 역할을 맡은 사람은 좌파지식인 고졸노빠 호남 중에서 어느 편도 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절대적인 규칙이다. FTA반대나 구럼비 같은건 입에 담지도 말아야 한다.
IT로 떠서 젊은이의 지지를 받는 사람은 김어준과 안철수 두 사람이다. 이들이 딱 중간에서 중심을 잡아야 했다. 그런데 김어준은 지식인편에 붙고 안철수는 호남편에 붙었다. 판이 깨지기 시작했다.
지식인은 표가 없으므로 삐치든 말든 상관없다. 그러므로 동네북이 되어 좀 두들겨 맞아야 한다. 지식인은 겸허하게 매 맞는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진중권 패거리를 보라.
늘 하는 이야기지만 연예인이 억울하다고 징징대는 것 만큼 꼴불견이 없다. 연예인은 그 자체로 특권이다. 특권잃고 보통되는게 뭐가 억울해? 지식인은 연예인과 같다. 그 자체로 하나의 특권이다.
그러므로 지식인은 두들겨 맞아도 억울할게 없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된 사실 자체가 특혜다. 그러므로 국민이 대통령을 비판하는건 설사 억울한게 있어도 참아야 한다. 재판을 해도 그렇게 나온다.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설사 명예훼손이라 할지라도 공익을 위해 한 행동이므로 무죄다. 지식인과 연예인에 대한 비판은 공익이므로 괜찮다. 지식은 칼이고 칼은 좀 맞아야 날이 시퍼렇게 선다.
좌파는 동네북이므로 맞아도 된다. 고졸과 호남은 맞으면 안 된다. 고졸과 호남은 스스로를 약자로 여기므로 공격 들어오면 대거 이탈해 버린다. 그런데 왜 무개념으로 권은희를 때리나 말이다.
똥꼬타령이나 하던 무식인 김어준이 갑자기 잘난 지식인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몰락은 예고되었다. 김어준 뿐만 아니라 요즘 잘난척 하는 자들 많다. 아직도 FTA타령 하는 자들 많다.
권토중래 꿈꾸며 와신상담하는 자세가 아니다. 선거 이길 거 같으면 자기 공으로 돌리려고 폭로하는 자들 많다. 제발 선거 앞두고 폭로 좀 하지마라. 폭로는 평소에 하라. 뉴스타파가 말아먹었다.
김한길은 원래 적군이었지만 안철수는 너무 때리면 안 된다. 젊은이 IT가 균형자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이 안철수와 김어준이다. 김어준이 지식인 흉내내고, 안철수가 호남인척 하면서 망했다.
이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젊은이 IT에 해당하는 새 인물을 발굴하고, 그 사람에게 균형자 역할을 맡기면 된다. 새 인물은 좌파지식인, 고졸노빠, 호남표 중에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