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론의 문제
요즘 잘 안 쓰는데 무득님이 원하는 듯 해서 옛날 도구를 다시 꺼내게 된다. ‘배경, 실체, 연관, 이행, 귀결’은 존재론이요, ‘지각, 수용, 분석, 종합, 응용’은 인식론이다. 배경은 잘 안 보이니 모르고 눈에 띄는 것은 실체다. 배경이란 말 자체가 뒤에 숨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안 보이는건 당연. 실체로부터 범위를 점점 압축해 가는 것이 존재론이다.
여기서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대개는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고 만다. 왜?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동전을 잃어버렸다. 동전은 어디에 있을까? 질에 의해, 입자는 힘을 거쳐, 운동하여, 양에 가 있다. 양을 찾으면 된다. 근데 양은 양이 많다. 수색해야 될 양이 많다. 그렇다면? 양을 줄여야 한다. 즉 입자, 힘, 운동을 거치면 양이 줄어 찾기 쉽다.
그러나 대개는 어떤가? 양이 많으니 양은 일단 패스. 양을 줄이자. 지각, 수용, 분석을 거쳐 종합한다. 종합하면 생각해야 할 양이 줄어든다. 생각을 적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다시 말해서 힘을 덜 들이는 쪽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적게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노력타령이 그렇다. 강정호는 노력파가 아니다. 하루 천번스윙, 달밤스윙이 없다.
그러나 대중들을 위해 립서비스로 ‘나도 노력파거든요.’ 한다. 대중은 노력파를 원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 노력만 하면 누구나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면 누가 야구 보러 가겠는가? 노력타령은 자기를 개입시키기 때문이다. 즉 열등감 때문이다. 누가 자기소개 하랬냐고? 결론적으로 구조론은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는 정답을 안내하는 거다.
근데 좋은 지도자를 어디서 찾지? 노력만 하면 된다면 맘은 편하다. 내가 안 해서 그렇지 나도 노력만 했으면 이미 메이저리거라고. - 이렇게 정신승리를 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정신승리를 위해 거짓을 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뇌를 안 쓰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인식론이 된다. 인식론은 음식만 잘 먹으면 모든 병이 치료된다고 말해준다.
건강? 너무나 쉽다. 음식만 챙겨먹으면 되잖아. 근데 말이다. 필자가 말하는 음식과 무득님이 말하는 음식은 뜻이 다르다. 내가 말하는 음식은 아이가 배가 고파 울 때 젖을 먹이면 배고픔이라는 병이 1초만에 치료된다는 거다. 똥이 마렵다? 그 병은 화장실만 가면 해결된다. 너무 쉽잖아. 유격훈련 하다가 쓰러진 사람은 소금만 먹이면 기운을 차린다.
음식으로 1초만에 치료된다는 것이 구조론의 방법이다. 그런데 무득님의 음식은 태어날때부터 죽을때까지 모든 음식을 말하는 거다. 거기다가 공기도 포함된다. 나쁜 공기 먹으면 병에 걸린다. 무득님은 이걸 입자라고 한다. 즉 지각, 수용, 분석, 다음에 오는 종합을 한 것이다. 모든 음식과 공기를 합친, 몸으로 들어가는 전체를 종합하여 음식이다.
모든 음식이면 여러 음식이지 그것이 어찌 하나의 독립된 입자란 말인가? 자기를 개입시켜 자신과 음식을 일대일로 대칭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뇌 안에서 의사결정을 한다면 음식전체와 나로 일대일이다. 그러므로 입자다. 자기소개 들어갔다. 여기서 에러다. 구조론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끌어들이게 되는 자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같은 단어를 쓰지만 완전히 반대 의미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종합하면 맞는 말 같다. 감기에 걸려도 감기가 입으로 들어가니 음식과 같다. 스트레스로 생긴 위장병은? 스트레스 때문에 위액이 많이 나와서 위에 산이 들어갔으니 음식이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다. 어? 말되잖아. 그러나 이건 답을 찾은게 아니다. 왜? 평생 음식관리 어떻게 해?
음식으로 해결은 매우 쉬운 듯 하지만 사실은 매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즉 핑계대기 편하고 실제로는 어려운 것이다. 노력으로 해결하려는 다중의 욕망과 같다. 노력이 제일 쉬울 것 같지? 제일 어려운게 노력이다. 내가 노력할 때 남들은 노력 안 하나? 노력경쟁 들어가서 모든 선수가 하루 2천번 스윙 하면? 망한다. 골병들어 죽는다.
즉 음식으로 해결, 노력으로 해결은 의사결정을 가장 쉽게 하고 문제해결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이며 자기기만에 불과하다. 정신승리와 같다. 가장 쉬운게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뇌를 편하게 하고 몸을 수고롭게 한다. 수술이 가장 어렵지만 사실 가장 쉬운 거다. 수술은 뇌를 어렵게 하고 몸을 편하게 한다. 의학공부 한다고 뇌혹사다.
인식론의 문제는 자기를 개입시킨다는 것이다. 자연은 그냥 존재할 뿐인데 거기에 나를 집어넣는다. 필자가 말하는 음식은 병에 영향을 미치는 말단부를 의미한다. 무득님이 말하는 음식은 내가 먹은 음식을 말한다. 즉 음식과 나를 대칭시킨 것이다. 병은 빠지고 없다. 구조론은 나를 배제하고 건조하게 사건 자체의 에너지 결을 따라가는 것이다.
병을 논하려면 병이 주인공이어야 한다. 병이라는 존재가 인체라는 집에 기거하는 것이다. 전염병에 걸린다면 뭔가 잘못 먹어서 그런게 아니다. 병이 들어왔으니 병을 끌어내야 한다. 전쟁이 났다고 치자. 적군을 물리쳐야 한다. 그런데 사랑이 부족해서다. 믿음이 모자란 거야. 팔만대장경을 만들자. 미성년자 소년을 십자군으로 보내자. 이런거 안 된다.
근데 인식론적으로 종합해보면, 전쟁은 역시 사랑과 믿음과 존경이 모자라서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를 열심히 하고 서로 사랑하자. 서로 믿자. 서로 친하게 지내자. 그러면 전쟁이 사라질까? 천만에. 전쟁은 한 집에 두명이 들어와서 그렇다. 인구증가가 주범이다. 어떻게든 한 집에 한명씩 살게 해야 전쟁이 사라진다. 사랑이나 믿음은 엉뚱한 소리다.
◎ 자기를 개입시키면 안 된다.
◎ 종합하는 플러스 방향은 안 된다.
◎ 의사결정을 회피하려고 하면 안 된다.
◎ 뇌를 편하게 하고 몸을 수고롭게 하면 안 된다.
◎ 건조하게 에너지의 결을 따라가야 한다.
혜민이나 범륜처럼 문제해결은 등한시하고, 강자를 치지는 못하고, 약자를 갈구며 뇌를 덜 쓰는 방향으로 답을 제시하면 곤란한 거다. 모든 문제해결은 동적균형이라는 하나의 처방으로 해결된다. 동은 움직인다. 움직이면 결정해야 한다. 결정하려면 머리를 써야 한다. 판단을 많이 하고 범위를 좁혀가야 한다. 병은 병 때문에 생기므로 병을 쳐야 한다.

인식론은 본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조작된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실제로 답을 찾는 것인데, 인식론은 문제를 떠넘길 핑계를 찾는 거죠. 답을 찾았다는 착각이 드는 이유는 그럴듯한 핑계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빠져나갈 핑계가 당사자에게는 답인 거죠. ‘서로 돕고 사랑하자’는 말처럼 말은 매우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답을 제시합니다. 아니 불가능한 해법이죠. 지식인들도 이런 오류를 많이 저지릅니다. 극단적 좌파들이 당장의 승리는 도외시하고 너무 큰 목표를 제시해서 빠져나가려는 거죠. 구조론의 답은 마이너스입니다. 뭔가 제거해야 해결됩니다. 쳐죽일 넘을 찾아서 처단해야 합니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