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호 출범의 의미

민주당이 정치초보와 몇몇 바보들에 휘둘려 무개념 등신불짓을 거듭하다가 뒤늦게 정상으로 돌아왔다. 정청래를 비롯해서 아직 정신 못 차리고 깝치는 자가 몇 있지만, 그것도 리더가 수완을 발휘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구조론으로 보면 리더는 인간이 아니라 신이어야 한다. 증세없는 복지와 같은 많도 안 되는 요구도 들어줘야 한다. 역사상의 멋진 리더들은 불가능한 목표를 해냈다. 정확히 말하면 해내는 것처럼 유권자 앞에서 연출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부족하다. 그 이상의 기적을 연출해 보여야 한다. 개혁은 내부에서 오고 기적은 외부에서 온다. 안철수의 내부개혁은 실패했고, 문재인은 이제 외부기적을 보여줘야만 한다.

불가능하지는 않다. 김대중의 IMF극복이나 노무현의 인터넷 붐은 외부에서 온 소식이다. 말하자면 기적이다. 사실은 운이 좋았다. 가만이 기다리면 운이고 알고 대비하면 기적이다. 지금은 운을 뛰어넘는 기적이 필요하다.

안철수는 기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람이 어떻게 기적을 부리느냐고? 그래서 대통령은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 완구도 보통사람의 실수라고 변명한다. 보통사람이 총리하나? 보통 사람의 예측을 깨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문재인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 오자병법코스와 손자병법코스다. 오자병법 코스는 뛰어난 리더에게 맞는 탄탄대로의 길이고, 손자병법코스는 무능한 리더가 뛰어난 참모의 코치를 받아 난국을 헤쳐가는 꼬부랑길이다.

한국의 정치지형은 기울어진 축구장이므로 오자병법코스로 갈 수 없다. 손자병법코스로 가야 한다. 그것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방법이다. 안철수와 박원순이 싸우다가 둘 다 죽어 사람이 없을 때 문재인이 최후에 나선다.

박지원이 주장한 길이 이 코스다. 어쩌면 문재인에게는 이 길이 맞을 수도 있다. 제갈량급 뛰어난 참모를 구하여 ‘대통령학 수업’이나 들으며 때를 기다린다. 큰 실수만 없으면 인지도 효과로 대통령 후보는 따논 당상이다.

일전에 문재인이 출마하는게 이득인가 아니면 가만이 있는게 이득인가 하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출마하지 않는게 맞지만 나라면 출마한다고 답했다. 노무현이라면 출마해야 하지만 문재인이 노무현급은 아니라는 말이다.

원균이라면 출마하지 않는게 맞고 이순신이라면 출마하는게 맞다. 문재인은 원균인가 이순신인가? 그는 지난 대선에 졌다. 그러니 출마하지 않는게 맞지만 문재인은 출마했다. 이순신의 길을 선택했다. 근데 이순신 맞나?

대개 꼼수를 부리다가 망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원균임을 들키기 때문이다. 그냥 ‘나도 잘 할 수 있다’고 입으로 외치는건 답이 아니다. 거북선이라도 둘러매고 나타나야 한다. 문재인은 거북선이라도 한 척 몰고 왔는가?

그냥 빈손으로 와서 ‘제가요. 사실은 이순신이걸랑요.’ 이거 곤란하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박근혜가 문재인에게 거북선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완구 거북선, 원세훈 거북선에 새누리 줄초상이다. 전망 좋다.

정리하자. 오자병법은 강자의 길이요 손자병법은 약자의 길이다. 기울어진 축구장이므로 우리는 약자다. 약자이니까 약자의 길을 선택하다가 약자포지션을 들켜서 망하는게 보통이다. 안철수가 그랬다. 그는 세력없는 약자다.

그래서 약자의 행동을 했고 그런 행동은 지지자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리더라면 가다가 죽는 한이 있어도 강자의 길을 가야 한다. 문재인은 놀랍게도 그 강자의 길을 선택했다. 강자만이 헤쳐갈 수 있는 가시밭길이다.

문재인은 강자인가? 문재인이 독해졌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독해졌는가? 진짜 독해져야 한다. 벌써 사방에서 설렁탕 사달라는 후단협 목소리가 요란하다. 박정희 묘소 참배를 핑계대지만 그게 설렁탕 주문이다.

정확하게는, 나와 일대일로 독대해달라. 전화를 직접 받아달라. 먼저 전화를 넣어달라. 공천보장을 해달라. 낙천되면 공기업이라도 한 자리 알아봐달라. 이런 것이다. 이런 더러운 요구에는 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아니다.

진짜는 인간의 원초적인 불안심리다. 사실은 불안해서 그런 것이다. 이게 인간의 본능이므로 방법이 없다. 문재인은 노무현이 안 하던 것을 해야 한다. 노무현에게는 팀이 있었다. 팀으로 역할을 나누어 설렁탕을 해결했다.

그래서 노무현 이후 야당에 인재가 많은 것이다. 문재인은 그 팀이 없다. 친문세력이 없다. 노무현에게 있었던 거북선이 문재인에게는 없다. 노무현은 개혁당이라도 하나 몰고 나타났지만 문재인은 그냥 빈 손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발로 뛰는 수 밖에. 문재인이 이제부터 해야할 일은 손가락 아프게 전화기를 돌리는 거다. 과연 그렇게 할까? 이완구류 뺀돌이들이 잘하는 그것 말이다. 해야 한다. 그걸 대신해줄 친문세력이 지금 없기 때문이다.

몸으로 때워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확실한 거북선이 있어야 한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숨겨둔 거북선이 있다. 원세훈 판결에서 보듯이 그는 진실을 말했고 박근혜는 거짓말을 했다. 이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정직이라는 거북선을 써야 한다. 문재인은 정직한가? 유권자가 하루 이틀만에 알 수 없다. 노무현도 진정성을 인정받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부산출마 등의 튀는 행동을 하고 또 오랜 정치낭인 생활을 감당해야만 했다.

오바마는 히스패닉계의 덕을 보았고 또 셰일가스 덕을 보았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것이며 다르게 보면 기적을 연출한 거다. 문재인은? 지금까지는 박근혜가 기적을 만들어주고 있다. 정직한 정치의 기적은 가능하다.

필자가 문재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스스로 강자임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약자로 포지셔닝하면 눈치를 보게 되고 그걸 들킨다. 제갈량의 도움을 바라면 곤란하다. 문재인을 욕하는 사람도 문재인이 먼저 전화해주면 감격한다.

그게 인간이다. 문재인이 인간의 본성을 이해했다면 기적은 가능하다. 빈 손으로 온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는 거북선을 끌고 온 것이다. 과연 그러한지는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제 정공법 외에는 정말 길이 없다.

한국의 근본문제는 무엇일까? 불안이다. 복지는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며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가난할 때는 리스크가 없다. 사업하다가 망하면 그만이다. 조금 살게 되면 불안해진다. 지킬게 있다.

지금 한국은 불안의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이 길은 정직만으로 헤쳐갈 수 있다. 기발한 재주나 묘한 재주는 불필요하고 신뢰가 필요하다. 부패만 청산해도 1인당 GDP 4만불 까지 그냥 간다.

문재인 캐릭터가 ‘꼼수대마왕 이명박’, ‘이중의 배신 박근혜’의 대책없이 쌓아놓은 리스크를 해결하는 정직의 시대와 맞다면 그건 기적이다.우리나라가 ‘불안의 시대’에 진입해 버렸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아직 모르고 있다.

화가 나 있으면서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 모른다. 불안하기 때문에 복지한다는 본질을 모른다. 그러므로 보통사람의 예측을 깨는 정치기적은 가능하다.문재인은 정직한 정치의 기적을 연출해야 하며 그것은 가능하다.

구조론은 길바닥에서 황금을 줍는 것이다. 그것은 기적처럼 보이지만 알고 답을 가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아니다. 안철수의 내부 쥐어짜기는 실패했다. 내부에서 당을 개혁할 것이 아니라 밖에서 황금을 주워담아야 한다.

황금은 도처에 있다. 북을 설득하여 러시아의 가스를 가져오면 된다. 돈을 외국으로 빼돌리기에 혈안이 된 중국 부자의 투자를 유치해도 된다. 가장 큰 기적은 이명박근혜가 거짓말정치로 던져놓은 떡밥을 회수하는 것이다.

한국인이 외국과 비교해서 가장 많이 저지르는 범죄는 사기라고 합니다. 머리가 좋아서 사기를 잘 쳐요. 사실은 머리가 좋다는 착각 때문에 사기를 당합니다. 대부분의 사기는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구조’로 설계됩니다. 겉보기는 공범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어디가서 항의도 못해요. 그걸 깨는 정직의 칼이 지금 한국에 필요합니다. 완구처럼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한국병을 치료해야 합니다. 창업 단계에는 모험으로 돈을 벌지만 수성 단계는 리스크 해소로 돈을 법니다. 지금 한국은 모르는 사이에그 단계에 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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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5-02-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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