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제는 터놓고 말하자.
천안함 5주기를 앞두고 있었던 여론조사에 의하면,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무려 47.2%나 되었다고 한다. 신뢰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9.2%라고.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더 많다. SNS에 이 내용의 ‘미디어 오늘’ 기사가 많이 돌아다녔는데 필자도 깜짝 놀랐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의 발언은 오해를 살 만 하다. 그러나 지식인이라면 냉철해져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도 냉정해져야 한다. 대중은 오판한다. 그래서 지식인의 입지가 있고, 지도자의 역할이 있다. 당장 경남의 홍준표 밥깡패 짓만 해도 할배들의 무개념에 힘입어 여론조사로는 거의 비등비등한 판이다.
무엇인가? 여론조사 믿고 흥분하면 낚인다. 때로 대중은 의도적으로 틀린다. 알면서 일부러 어깃장을 놓는 거다. 대중은 그렇게 정치 지도자의 자질을 테스트 한다. 정치인을 나무에 올려놓고 흔든다. 대중은 지도자가 여론에 편승하여 초랭이 짓을 하면 그 나무를 흔들어 떨어뜨린다. 홍준표가 그렇게 털렸다.
다행히 문재인은 낚이지 않았다. 정동영 저 인간도 아마 여론조사 해보고 관악을에 나왔을 것이다. 왕년에 오세훈도 여론조사 믿고 뻘짓한 거다. 대중은 호기심을 가지고 이상한 여론을 만든다. 대중이 앞장서고 지도자가 뒤따른다. 대중을 따라가는 지도자는 자격이 없다. 털린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는게 있다.
정주영이 무리하게 대선에 나온 이유는? 자신의 당선을 예측한 CIA 기밀문서를 봤기 때문이라고. 그 말 듣고 김대중 대통령 밑으로 들어간 그 옛날의 민정당 이종찬이 혀를 끌끌 찼다고. ‘거 참 CIA가 사람 여럿 낚았군. CIA가 한 때는 나 이종찬의 당선을 예언했는데.’ 정청래도 낚이기 쉬운 타입이다.
일시적인 분위기에 넘어가는 정치인은 자격이 없는 거다. 대중은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낚이는 정치인을 걸러낸다. 대중은 분위기 띄우는 행동하다가 투표장에 가면 태도를 바꾼다. 대중은 지도자를 유인하고 넘어오는 지도자를 짓밟는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그러한 대중을 꾸짖고 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하물며 여론을 주도하는 지식인이라면! 우리 낚이지 말자. 대중의 간보기 심리에 휩쓸리지 말자.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 맞다. 단 북한 단독범행이냐 한국 내부의 북풍공작과 맞물렸느냐가 마지막 풀리지 않은 퍼즐로 남았을 뿐이다. 필자 또한 정부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뭔가 구린게 있다.
일단 북한 잠수함이 천안함 때린건 사실이다. 그새 5년이 흘렀고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합리적 의심도 할만큼 했다. 이 정도면 정리해야 한다. 물론 확률로는 다른 가능성도 약간은 있다. 그러나 상식이 있는 지식인이라면 ‘결정적 증거가 없으니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자.’
구조론은 이중의 역설입니다. 당연히 뒤집어봐야 하지만 한 번 뒤집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뒤집은 것을 다시 한 번 뒤집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