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반말소동의 봉건성

여자 연예인이 무슨 반말을 했다니, 눈을 어떻게 뜨고 야렸다니 하며 그게 뉴스가 된다.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 이 무슨 봉건, 야만, 원시, 미개, 수구꼴통 행패란 말인가? 대한민국 아직 멀었다. 정신차려야 한다.

무엇보다 이게 범죄임을 알아야 한다. 남의 사적영역을 뒷조사해서 보도를 하거나 혹은 언론에 정보를 흘리거나 간에 범죄다. 여기서 선진국과 후진국이 갈린다. 정치인을 보호하면 후진국이고 정치인을 까면 선진국이다. 연예인은 반대다.

연예인을 털면 후진국, 보호하면 선진국이다. 정치인이 사고치면 꼭 연예인 스캔들로 물타기가 된다. 정치인과 연예인의 관계는 국가권력과 대중권력을 상징하는 기표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잡이 ‘디스패치’의 권력 하수인 노릇이다.

양식있는 시민이라면 디스패치와 같은 범죄집단의 분리수거에 동참해야 한다. 그리고 방송촬영분을 언론에 흘린 집단은 구속수사해야 한다. 사생활 보호여부는 그 나라가 건강한 나라인지 아니면 썩은 나라인지를 판별하는 바로미터다.

반말이니 존댓말이니 하며 시비하는건 끔찍하다. 존댓말은 공적공간에서 쓰는 말이다. 윗사람은 반말하고 아랫사람은 존댓말하고 그러기 없다. 공적공간이면 서로 존댓말을 하는 거다. 자신은 반말하면서 남은 존댓말 하라는건 황당한 거다.

사적공간이면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그날의 분위기와 기분에 따라 다르므로 제 3자가 참견하면 안 된다. 무례한 행동을 하는 자는 그에 맞게 대응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사안에 일일이 반응하면 곤란하고 몰아서 퉁쳐야 한다.

조선시대도 이렇지는 않았다. ‘아버님 진지 드셨습니까?’ 이렇게 말 안 했다. ‘아배야 니 밥 뭇나?’ 이렇게 말했다. 양반 흉내를 내느라 근래에 와서 말투가 바뀐 것이다. 갈수록 존댓말 인플레가 심해져서 이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장관 부인이 TV에서 버젓이 자기 남편을 ‘장관님’이라고 부른다. 이게 무슨 해괴망칙한 추태란 말인가? 장관님이라니? 일본인들이 특히 이런데 민감하다. 자기 사장이 와따나베라면 와따나베라고 해야지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자기 사장이지 상대방 사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이 TV에서 ‘아무개 선배님’ 하는건 잘못된 것이다. 토크쇼에서 후배라고 반말하면 안 된다. 물론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두 사람간의 개인적 대화라면 반말이라도 상관없다.

그러나 시청자를 쳐다보면서 카메라를 향해 하는 말은 반말하면 안 된다. 후배라고 함부로 반말하다가 망한 자가 이경규다. 이경규는 왜 갑자기 시청자에게 미운 털이 박혔는지 아직도 모를 것이다. 이윤석 괴롭히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이윤석에게 하는 말이지만 시청자에게는 시청자 자신에게 하는 말로 들리는 수가 있다. 시청자에게 대놓고 반말한 셈이다. 연예인 상호간의 사적관계를 시청자에게 노출하면 안 된다. 누가 선배이고 후배인지 시청자는 관심없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유력자를 ‘따꺼’라고 부른다. 제자弟子는 동생이라는 뜻이다. 스승은 형이 되는 셈이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형과 동생의 친밀한 관계다. 선후배라면 사제관계보다 가까워야 한다. 친한 사이에 존댓말 안 한다.

존댓말은 공적용어이고, 이는 사적관계가 없다는 의미이며 결국 친하지 않다는 말이다. 거리를 두는 말투다. 선배라면 친하므로 반말이 적당하다. 아니면 선배라고 부르지를 말든지. 존댓말도 지역에 따라 다르고 분위기에 따라 다르다.

군대에서 이 때문에 오해가 쌓여 지역감정이 되기도 하는데 원래 지역마다 존대어법이 다른 거다. 엄격하게 군기를 잡다가도 분위기에 따라 화기애애해지는데 출신지역이 다르면 이런 분위기의 변화를 파악 못하니 오해가 쌓인다.

성별에 따라 다르다. 여성들은 모녀간에 반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왜 이게 문제가 되는가? 갑질 때문이다. 이런 소동이 일어나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물타기를 위하여 정치인에 대한 분노를 연예인에 대한 분노로 돌리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거기에 낚여서 연예인에게 갑질을 한다. 시청자가 권력자다. 고객이 점원에게 갑질하는 것과 정확하게 같다. 내가 돈을 냈으니까 고객은 왕이고 직원은 종이다. 이게 봉건시대의 차별주의다. 식당 종업원에게 반말 하는 자 있다.

이런 새끼는 인간 이하 개로 보면 과하고 충으로 보면 적당하다. 그런 자와는 즉시 끊는 것이 정답이다. 조선시대라면 ‘진사, 오늘부터 끊네.’ 하고 절교한다. 막판이므로 진사라고 높여 대접해주는 거다. 존대어법은 때로 절교어법이다.

시청자들은 ‘내가 시청해줘서 니들이 먹고사니까 내가 갑이고 너는 을이다.’

drkim's profile image

drkim

2015-04-05 14:21

Read more posts by this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