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의 즐거움**

창조는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다. 그런 단어가 없다. 그런 개념이 없다. 신은 불을 창조할 수 없다. 불은 시간 속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창조는 공간의 개념인데, 양자역학까지 안 가더라도 시간을 제외한 상태에서 물질은 성립되지 않는다.

창조로 생명을 만들려면 진흙이나 어떤 소스로 기본적인 형태를 만들어놓고 영혼을 집어넣어야 한다. 신체따로 영혼따로가 되는 것이다. 이때 시간을 정지시켜야 집어넣을 수 있다. 창조설은 이중존재설이 된다. 창조론은 이중창조론이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동적존재이며 시간 속의 존재다. 시간과 공간을 분리하면 이원론이 되며, 기독교의 일원론 관점과 충돌한다. 더욱 곤란한 것은 영혼 역시 시간영혼과 공간영혼의 둘로 쪼개진다는 것이다. 영혼이 둘이다. 큰 일 났다.

영혼도 영혼을 구성하는 소스가 공간에 있고, 다시 그 영혼을 돌리는 구동프로그램을 시간 속에서 불어넣어야 한다. 컴퓨터도 하드웨어는 공간의 존재이고 소프트웨어는 시간의 존재이다. 이때 소프트웨어는 동적상태로 있어야 한다.

근데 그 프로그램도 다시 프로그램을 집어넣는 USB가 있어야 하므로 역시 이중구조다. 이 구조는 무한순환한다. 인간은 육체 영혼, 영혼은 영혼소 영혼프로그램이고 영혼프로그램은 다시 영혼프로그램USB 영혼소프트웨어.. 무한반복.

근데 말이다. 이거 졸라리 잼있지 않은가? 근데 왜 창조론자는 이 잼있는 창조론의 콘텐츠를 말해주지 않을까? ‘하느님은 이렇게 영혼을 USB에 담아왔걸랑요.’ 내가 창조론자라면 신이 나서 상세하게 말해줄텐데 말이다.

생명은 불과 같아서 시간을 정지시키면 꺼진다. 그러므로 35억년 전에 지구 상에 최초의 생명이 출현한 이후 단 한 번도 그 불은 꺼지지 않았다. 즉 아빠의 정자와 엄마의 난자가 결합하여 생명이 탄생하는게 아니라 불이 전달된다.

인간이 라이터로 불을 켜더라도 그 인간의 불을 켜는 힘은 역시 생명이라는 불에서 나온 것이며 그 불은 탄수화물을 태워 만들어진 것이며 그 탄수화물은 태양에게서 온 것이며 결국 태양이라는 꺼지지 않는 불에 의지하는 것이다.

창조는 허어虛語다. 개소리라는 뜻이다. UFO와 같은 모순이다. UFO는 미확인인데 왜 비행물체라고 떠드냐 말이다. 미확인이면 닥쳐! 발언권이 없다. 확인되기 전에는 ‘헛것’이라고 해야 한다. 그들은 헛것을 본 것인다.

모순이라는 말도 모순이다. 창과 방패가 대결하면 언제나 창이 이기게 되어 있다. 창은 창 창을 든 병사의 힘으로 팀플레이를 한다. 그러나 방패는 방패혼자 싸울 뿐 방패수가 하는 일이 없다. 방패에 힘을 전달할 수 없다.

방패수가 최홍만이라고 해서 창을 막아내겠느냐 말이다. 그런데 투창수가 최홍만이면? 같은 조건일 때 방패가 뚫린다. 창이 이긴다. 모순은 공평하지 않다. 이거 차별이다. 같은 조건이 아니다. 그러므로 규칙위반이다.

난 사람들이 왜 이런걸 따지지 않는지 졸라리 궁금하다. 모순은 모순이므로 모순을 모순이라고 하면 안 된다. 닭과 달걀의 패러독스도 사실은 닭이 먼저로 결론이 나 있다. 논리학적으로 엄격하게 따지면 명백하기 답이 나온다.

사실은 백년 전에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결론이 난 문제다. 단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거짓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요런거 팔리므로 대략 얼버무리는 거다. 나폴레옹의 사전에는 불가능이 없고 진리의 국어사전에는 창조가 없다.

신은 불을 창조할 수 없다. 불은 시간 속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불이다. 그 불은 30억년 동안 꺼지지 않았다. 만약 창조한다면 그 창조는 30억년짜리 프로젝트다. 30억년이 걸려야 지구 생태계가 이 정도로 창조된다.

우주는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다. 우주는 137억년이 지난 현재 여전히 미완성이다. 현재진행형의 존재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고 공간은 생성되고 있다. 지구 생태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이며 여전히 자신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진화냐 창조냐 이건 논쟁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논쟁이 성립되지도 않습니다. 창조에 대해 개념적으로 그럴듯하게 제시된 적은 없습니다. 인간의 언어를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거짓말은 언어에서 다 걸립니다. 그들은 주어가 없거나 술어가 없습니다. 혹은 전제가 감춰져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근혜 발언처럼 언어가 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drkim's profile image

drkim

2015-05-14 19:06

Read more posts by this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