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광수 현상에 대하여**
팟캐스트에 마광수가 언급된 김에 하는 이야기다. 필자가 모두까기 신공을 시전하여 보이는 것은.. 글쟁이는 원래 그렇게 하는게 맞기 때문이지.. 법륜이나 강신주나 김용옥이나 이런 사람들이 특별히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양떼를 모는 양치기 개가 사방팔방으로 부지런히 뛰어다니듯이, 원래 집단에 방향을 제시하는 방법이 그러한 거다. 양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왠지 내게는 마광수, 장정일, 김홍신 이 세 사람이 한 묶음으로 인식되어 있다. 예전에 김영삼이 조선총독부 건물을 때려부수던 시절에.. 셋 중의 누군가가 ‘돈이 썩어나자빠졌냐?’ 하며 철거를 반대하는 칼럼을 기고했는데, 한 동안 마광수가 쓴 칼럼으로 오해했다. 검색해봤으나 찾을 수가 없다. 총독부 건물을 때려부숴서 민족정기를 되찾는다 하니 그게 빌어먹을 민족주의다.
민족주의 하면 짜증나는 사람 많다. 자신은 이미 한국을 떠나 코스모폴리탄이 되어 있다는 거다. 자기는 세계적으로 노는데 우매한 조선놈들은 철지난 30년대 민족주의를 하고 있으니 열불나서 못살겠다는 식이다.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 그게 엘리트의 현실도피다. 비판될 남인근성이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인≫의≫예 중에서 인에 천착한 거다.
의와 예로 나아가지 않으려는 것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말하면 인은 질이다. 질은 확산을 수렴으로 바꾼다. 그런데 그걸 거부한다. 질의 레벨에 오른 다음 그 확산을 수렴으로 바꾸지 않고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거다. 그들은 남인근성으로 무장하고 개인의 정신수련에 열중한다. 고상한 사람이 된 다음 밑바닥의 더러운 대중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한다.
마광수는 천재다. 근거는 나무위키다. 하여간 천재라고 나온다. 검색해보시라. 그는 20대에 박사가 되었는데 그의 박사논문은 완벽하다고 한다. 그 쯤 되면 신선계에 들 법 하다. 그는 시대를 한 50년 쯤 앞서간다. 그러다보니 50년 뒤처진 조선놈들이 노는 꼴새를 못봐주겠다는 거다. 인간계를 떠날 밖에. 문제는 이런 현실도피적인 엘리트주의가 은근히 독재와 야합한다는 거다.
50년 정도 앞서가다보면 워낙 수준낮은 한국인들은 박정희 한테 깨지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니들은 좀 당해봐야 혀.’ 이런 거다.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고 따라와야 거들어주지 50년씩 뒤처진 놈들은 답이 없는 거다. 그래 니들은 박정희 밑에서 개고생해봐야 혀. 이렇게 자포자기로 간다. 필자가 ‘미국놈들은 트럼프에게 좀 깨져봐야 정신차릴겨.’ 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착하고 순수하다. 자기 생각을 그냥 퍼질러 버린다. 눈치 안 본다. 눈치 보고 분위기 파악하고 보조 맞추고 동료와 팀플레이 하는건 대승이다. 남인들은 소승이므로 그렇게는 안 한다. 걍 잘못된건 잘못된 거라고 말해버린다. 왜? 층위가 나눠졌기 때문이다. 인간계를 떠나 신선계에 올랐기 때문이다. 히딩크가 한국인이 아니기에 단호하게 잘못을 지적하는 것과 같다.
같은 한국인끼리는 인맥에 엮여서 인정사정 봐주고 눈치코치 이런거 찾다가 할 말을 못하는데 히딩크는 그런 부담이 없다. ‘홍명보 선배님! 저에게 공 좀 패스해 주시겠습니까?’ 이렇게 길게 말하다가 축구 못이긴다. 새까만 후배라도 ‘명보!’ 한 마디로 끝내야 한다. 히딩크가 해냈다. 그런데 축구는 그래도 되지만 정치는 다르다. 그런 심리 들키면 이바닥에서 지도자 못 된다.
조영남도 그런 경우다. 그의 마음은 코스모폴리탄이다. 무식한 엽전들은 나와 같은 엘리트가 상대해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다. 그래서 사람을 우습게 보고 속편하게 행동하는 거다. 그의 화투그림은 한국인 까는 거다. 그래서 진중권이 좋아한다. 둘 다 정신세계가 비슷하니까. 근데 원래 예술가들은 그런게 있다. 예술은 원래 국내용이 아니다.
마광수도 마찬가지다. 성담론을 펴는건 좋은데 현재 우리사회가 야해진 것과 마광수가 성담론을 편 것은 상관없다. 원래 때가 되면 야해진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다수와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 당시는 민주화가 이슈였다. 대오를 흐트리고 독재권력에 이용되었다. 민주화를 하면 야해진다는 두려움을 퍼뜨렸다. ‘마누라가 바람나도 좋다는 사람만 민주화 찬성해.’ 이런 거다.
왜 하필 페티시즘일까? 그 때는 그걸 변태라고 불렀다. 성도착은 종류가 다양한데 노출증은 문제가 있고, 소아성애자는 범죄자가 될 수 있다. 노출증은 말하자면 바바리맨인데 이거 범죄 맞다. BDSM이라는 것도 있다. 하여간 검색해보면 수십가지 나온다. 다양한 세계가 있는데 이걸 그냥 ‘변태’라는 한 단어로 처리하던 시절이 있었던 거다. 그땐 동성애도 한묶음으로 쳤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원래 예술가와 철학자의 세상을 보는 눈은 다릅니다. 예술가는 인간을 경멸하며 신선놀음하는게 정상이고, 철학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찾아내야 합니다. 인간세계로 내려와야 한다는 거죠. 입전수수.. 그게 대승불교의 정신입니다. 결론적으로 예술가들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며, 우리는 그걸 존중해야 하지만 제가 찾는 지성인의 전범은 그게 아니더라는 거죠. 우울한 철학자의 모습은 20세기의 것, 21세기는 낙관주의가 정답입니다. 에너지가 넘쳐야 한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