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계를 이해하라

사건은 어떤 둘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둘은 어디서 만난 것인가? 오작교에서 만났다면 어디서 어디까지가 오작교인가? 의사결정은 한 점에서 일어난다. 한 점을 도출하면 입자다. 한 점은 닫힌계의 가운데 있다. 질은 입자에 앞서 닫힌계를 지정한다. 닫힌계는 사건이 일어나는 시공간적 범위다. 정확히 어디서 어디까지가 사건범위에 해당하는가?

야구공이 배트에 맞았다면 야구공의 작용측 에너지와 배트의 반작용측 에너지가 대칭을 이룬다. 야구공에 실린 에너지가 100이면 배트가 받아내는 에너지도 100다. 만약 솜으로 된 공이 날아온다면 배트에 힘을 실어도 충분한 에너지를 투입할 수 없다. 둘은 대칭을 이룬다. 공이 셀수록 배트도 센 것이다. 공의 100에 배트의 100으로 받아내는 것이다.

이때 닫힌계는 순간적으로 성립한다. 춘향과 몽룡이 광한루에서 만난다면 어느 지점에서 만남을 선언할 것인가? 두 사람이 10미터 거리를 두고 눈이 마주쳤다면 만났다고 할 수 있는가? 3미터까지 가까워져야 확실히 만난 것인가? 손을 잡아야 만난 것인가? 그것은 불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이 둘에서 하나로 모인다는 것이다. 접점을 도출해낸다.

둘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접점이 입자라면 그 접점을 만들어내는 공간은 질이다. 그 공간은 닫혀있으며 외부의 조건은 무시된다. 에너지의 방향은 ‘→●←’이다. 미시세계에서 그 장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장에서는 정확한 위치가 없다.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이미 만나 있기 때문이다. 손을 흔들고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해야 만난건가?

우리는 전자가 핵의 주위를 돌고 있다고 믿지만 장으로 보면 공간의 출렁임에 의해 핵은 포위되어 있고 핵을 에워싼 공간 전체가 전자의 위치다. 장이 성립한 상황에서 전자가 어디에 있다는 것은 없다. 전자의 위치는 공간의 출렁임 중에 수학적으로 도출된다. 인간의 관측은 그러한 위치의 도출에 영향을 미친다. 전자는 에너지의 밸런스에 불과한 거다.

전자가 핵 주변 어딘가에 있다는 말은 출렁거리는 공간의 밸런스가 어디에 있다는 말과 같다. 밸런스는 어디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밸런스는 균형이 맞거나 혹은 균형이 어그러질 뿐이며 그 균형은 부단히 보정된다. 씨름선수는 배지기 기술을 걸어 상대방을 들어올린 다음 회전운동을 해서 각운동량을 조직해낸다. 전자의 위치는 각운동량의 변곡점이다.

축은 분명히 있다. 샅바를 잡고 버티는 두 선수의 균형점이다. 그 위치를 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각운동량은 멀어지면 느려지고 가까워지면 빨라지므로 위치를 특정할 수 없다. 문제는 시간적 대칭이다. 곧 대칭과 호응에서 호응이다. 태양을 돌고 있는 지구도 타원형 궤도를 따라 빨라지고 느려진다. 그러므로 시간이 되어야 대칭의 밸런스가 맞다.

태극은 음양이 50 대 50으로 같은 크기를 가지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왼쪽이 3회일 때 오른쪽이 1회의 방식으로 시간차를 둘 수 있다. 말하자면 특정 시간적 지점에는 밸런스가 정확히 맞는 지점이 없을 수 있는 것이다. 전자가 없는 순간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간헐적으로 밸런스가 작동하면 전자는 핵의 주변 이곳저곳에서 갑자기 출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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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kim

2017-06-2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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