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구조론을 공부하는 방법의 하나는 필자가 구조론을 이루어간 경로를 추적해보는 것일 터이다. 구조론교과서 개념으로 지난 20년간 쌓아온 생각을 정리하고 보니 필자의 유년시절에 많은 것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다. 구조론은 필자가 어렸을 때 얻은 강렬한 느낌을 조금씩 언어로 표현해온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여겼는데, 돌이켜보니 아는 것을 써먹는 도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뇌간지럼증 탓이다. 오랫동안 머리 한 구석에 붙어다니며 나를 성가시게 했던 그것, 적당한 표현이 생각날 듯 생각나지 않아 약올라 했던 그것은 대칭과 호응이다. 이...
-
왜 한글은 위대한가?
왜 한글은 위대한가? 그냥 지나갈 수 없는 한글날이다. 한글의 위대함은 특히 서체의 아름다움에 있다. 세계에 무수히 많은 글자가 있지만 영어 알파벳 외에는 글꼴이 아름다운 글자가 별로 없다. 글꼴이 아름답지 않은 이유는 대개 필기체로 썼기 때문이다. 아랍어가 특히 그렇다. 그 지경이면 서체가 모양이 살지 않는다. 알파벳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돌에 새겼다. 영어 서체가 괜찮은 이유는 글자를 돌에 새겼기 때문인데 점차 필기체가 유행해서 영어도 서체가 망했다. 디자인은 필기체를 쓰지 않는게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히라가나도 그렇다. 디자인이 망한다....
-
우주는 도너츠다.
우주는 동서남북이 없다. 우리가 밤하늘의 어느 쪽을 보든 같은 방향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우주는 모든 지점에서 균일하다. 우리는 공간이 모눈종이처럼 격자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간은 휘어져 있으며 내부에서 계속 만들어진다. 직선은 곧은 선이 아니라 가장 빠른 길에 불과하다. 우주에 곧다는 것은 없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은 빛을 보는 것이며 빛은 빠른 길로 간다. 빠른 길이 직선이다. 필자가 수십년 전에 착안한 ‘뒤집어진 귤껍질 모형’이 도너츠와 유사하다. 귤껍질은 바깥인데 뒤집으면 바깥이 안이다. 우주는 밖으로 팽창하는데 그 팽창이...
-
그것이 그것이다
구조론을 이해하는 기본은 ‘그것이 그것이다’이다. 알고보니 자기장이 전기장이더라. 알고보니 질량이 에너지더라. 이런 식으로 다른 것을 같은 것으로 합쳐나가는 과정이 과학의 발전이다. 구조론은 만물이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바 패턴복제인데 상호작용의 형태만 바꾸었다는 말이다. 근원의 하나는 사건의 완전성이다. 서로 다른 것에서 같은 것을 찾는 것이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와 관련하여 화제가 된 위상수학이다. 겉보기 등급이 달라도 매개변수의 숫자가 같으면 같은 것이다. 그것이 그것이다. 사과와 배가 비록 맛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지만 수학에 오면 1이다. 둘은 같다. 매개변수의 숫자가...
-
물질이냐 에너지냐
구슬이냐 사슬이냐 물질이냐 에너지냐 세상은 구슬의 집합인가 아니면 사슬의 연결인가? 물질의 집합인가 아니면 에너지의 복제인가? 세상을 물질 알갱이 곧 원자론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그 구슬을 한 곳에 모으는 논리 곧 집합론이 추가로 필요하다. 벌써 어색해졌다. 논리가 둘이면 그 둘을 합치는 제 3의 논리가 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허둥대면 망하는 거다. 하나의 논리로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 세상을 에너지 사슬로 보면 에너지는 알갱이와 집합이라는 두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 지금은 양자역학 시대다. 이에 걸맞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에너지는...